글쓰기에 진심인 저자의 책을 보면서
성실 근면함이 떠오른다.
역시나 좋아하서 하는 것이니만큼
즐기는 자를 어떻게 말릴 수 있겠는가.
꿈꾸는 엄마들의 글쓰기가
육아의 해방감을 느껴지게 하는 함성처럼 다가온다.
이 책도 마찬가지였다.
'평생 글을 쓰겠다'라고 다짐한 날부터 지금까지 나는 '쓰기'에 미쳐 있다.
누가 들으면 잠도 안 자고 글만 쓰는 줄 알겠지만 그건 아니고,
약 10년 동안 한 번도 메모장에서 손을 뗀 적이 없고
5년 동안 단 하루도 한글 문서를 열지 않은 날이 없다.
p21
역시나 글쓰기는 엉덩이의 힘으로 하는 것인가.
마음 먹었다고 해도 금방 수포로 돌아설 수 있기 마련인데
그 성실함과 지속성이 놀랍기만 하다.
10년 동안 매일 기록을 남기며 산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나또한 써보겠노라 마음 먹고
정말 한 달동안 글을 붙잡고 산 적도 있었다.
처음의 결심과 동기가 무뎌지니
지금은 한글 문서를 열고 싶지도 쳐다보지도 않고 싶은 마음에
책은 늘 읽으나 이따금 기록을 남긴다.
여러 핑계를 변명 거리를 떼놓고는 말할 수 없는
게으른 글쓰기로 여전히 뒤에 숨어 가끔 쓰고 싶다란 갈망이 있는
난 쓰는 것도 읽는 것도 꽤 좋아하는 사람임은 분명한데 말이다.
저자의 그 부지런함과 성실함을 닮고 싶다.
글쓰기도 마찬가지 아닐까?
꾸준히 쓰는 게 습관이 되지 않은 분들에게는 감히 '곤욕'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힘든 시간일 수 있다.
물론 곤욕스럽다고 느낄 정도라면 쓰지 않는 게 낫다.
쓰는 행위 자체가 말 그대로 '즐거워야' 꾸준히 할 수 있을니까.
p128
뭐든 나에게 재미와 흥미로 다가와야 할 수 있다.
아마 글쓰기에 처음 맛을 본 건
초등학교 글짓기 대회에서 입상한 경험을 시작으로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그냥 좋아서 재미있어서 써본건데
좋은 결과라는 선물을 받게 되었으니
어린 그 때에 굉장히 흥분되고 꽤 짜릿했던 순간을 기억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수상경력들이 화려해지면서
뭔지 모를 자신감과 나도 잘하는 게 있구나라는 걸 경험하면서
취미로의 글쓰기를 제대로 맛들였던 그 때가 생각난다.
세월이 지나 글쓰기를 전공을 삼지 않고
평범한 주부로 살아가며 아이들과 남편 뒷바라지로
퇴근이 없는 독박 육아를 감당하면서
늘 나로써 완전해지는 갈증을 느끼고 살아가고 있다.
별로 거창하진 않아도 좋아하는 것을
매일의 삶 속에서 나를 위해 해나가는 것들을 찾다보니
번잡하지 않은 책읽기와 글쓰기가 어느덧
내 삶 속에 다시 자리잡아 가기 시작했다.
글을 쓴다는 건 꿈을 꾸는 것과 비슷하다.
적어도 나에겐 그래왔다.
문서 파일에 자판을 두드리는 행위는 멋진 행위 예술과도 같았고
꽤나 근사한 기록의 형태가 완성되면
혼자 모를 뿌듯함에 웃음 짓게 되는 별 것 아닌 재미가
나를 살게 하는 새로운 동력이 아닌가 싶다.
오늘도 무얼 먹을까를 고민하다가도
무얼 읽을까로 빠져드는 독서로 경로를 이탈해
점심 준비도 뒤로하고 읽고 싶은 책을 꺼내 읽고 감상을 남긴다.
이게 뭐라고
사는 맛을 느끼게 하는 걸까.
먹고 사는 즐거움도 좋지만
맘껏 읽고 사유하는 재미 또한 오롯이 나를 위한 즐거움이라
좀 더 부지런히 읽고 쓰는 재미에 푹 빠져 지내고 싶다.
노는 걸로 보이든 말든 말 안 해도
그냥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내가 꿈꾸는 삶을 그냥 살면 그만이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