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과 욕망을 다룬 샬럿 브론테의 로맨스 소설.
지금까지도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고전 문학이다.
당시 시대적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엄격하고도 암묵적인 편견을 피하기 위해
저자는 '커러 벨'이라는 남성 필명으로 작품을 발표했다고 한다.
여성의 위치가 한없이 제한적이었던 시대에
삶을 개척해 나가는 당당한 여성으로의 주체성을 보여주는
이 책은 굉장히 인상적이다.
당시 파격적인 여성상이라 볼 수 있는 제인에어는
여성을 남성의 사유물로 취급하며 선택받는 쪽이 아닌
스스로 선택하는 모습에서 여성의 해방된 자유를 느끼게 만든다.
물론 시대적 한계는 있지만 말이다.
"당신이 내게 내린 버른 고약한 당신의 아들이 아무 이유 없이 나를 때리고 넘어뜨렸기 때문이었어요.
누가 물으면 이 이야기를 그대로 해줄 거예요.
사람들은 당신이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 하지만 당신은 못되고 모진 사람이에요.
당신이야말로 거짓말쟁이라고요."
이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내 마음은 지금까지 느껴 보지 못한
야릇한 자유와 승리감으로 부풀어 오르고 후련해지기 시작했다.
보이지 않는 굴레가 떨어져 나가고 생각지도 않았던 자유 속으로 헤치고 들어간 느낌이었다.
p57
그의 편안한 태도는 나를 답답한 구속으로부터 자유롭게 풀어 주었다.
따뜻하면서도 예절에 어긋나지 않는 친밀한 솔직함 때문에 나는 그에게 끌렸다.
때로 그가 내 주인이 아니라 친척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그가 여전히 제멋대로 구는 때가 있었다.
그러나 나는 그런 데에 개의치 않았다.
p237
나는 그가 매우 끈기 있고 참을성이 많으면서도 엄한 선생님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내게 많은 것을 기대했다.
내가 그의 기대를 충족시키면 그는 그 특유의 방식으로 충분히 칭찬을 표명했다.
조금씩 그는 나를 마음대로 좌지우지하게 되었고
그 때문에 내 마음의 자유가 사라졌다.
그러나 나는 내 복종 상태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p651
어린 시절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외숙부의 가족과 살면서
온갖 불합리함과 고되고 힘든 생활을 겪게 된다.
버림받은 그녀는 자선 학교로 가게 되고
가정교사로 손필드 저택에까지 이르게 된다.
가정 교사로 일하던 제인에어는 로체스터씨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사실 그는 가정이 있는 사람이었고,
사랑했던 그에게마저 신뢰가 깨어지는 일련의 사건을 겪게 된다.
그를 떠나게 되지만 이후 이들은 다시 재회하게 된다.
늘 홀로 외톨이가 된 듯한 그녀의 외로움 삶을 보고 있노라면
따뜻한 가족의 품도 사랑하는 애인에게마저도
온전한 사랑과 신뢰를 얻기 힘들었던 그녀의 고단한 삶이 그저 안쓰럽고 애처롭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굉장히 독립적이고 강인한 여성으로서
신념이 확고한 모습에 빠져들게 되는 매력이 충분하다.
여성이 스토리의 중심이 되어 주체적이고 자주적인 성격을 가진
이 책의 로맨스의 흐름이 제인 에어라는 인물을 통해
당시 구속과 억눌림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여성의 마음을
이상적인 모습으로 그려내고 있는 듯하다.
제인 에어의 삶을 통해
여성의 불꽃이 피어오르는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모습에 큰 영감을 얻게 되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