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와 나 - 한없이 다정한 야생에 관하여
캐서린 레이븐 지음, 노승영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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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와 나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캐서린 레이븐 (Catherine Raven)

캐서린 레이븐은 1959년생으로 미국의 몬태나 대학교에서 동물학 및 식물학을 공부했고, 몬태나 주립대학교에서 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글레이셔, 레이니어산, 노스캐스케이즈, 보이어저스,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 레인저로 활동했으며 〈아메리칸사이언티스트〉, 〈저널오브아메리칸멘사〉, 〈몬태나매거진〉에 자연사 에세이를 기고했다. 레인저로 일하며 야생의 세계에 처음 발을 들여놓았을 당시, 그녀에겐 후진도 안 되는 낡은 자동차 한 대, 그리고 기본적인 캠핑 장비가 전부였다. 이 책은 로키 산맥 자락의 인적 없는 땅에 작은 오두막을 짓고 홀로 살던 그녀가 야생 여우의 정기적인 방문을 받으며 시작된다. 오두막 근처 여우 계곡에 가면 그녀가 진창에서 회전초를 뽑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취미가 여우 사귀기.

꽤나 짧은 약력 사항에 눈에 띄는 이 내용이 호기심을 자극시켰다.

여우와 어떻게 사귈 수 있냐라는 학생들의 질문에

"여우와 친구가 되는 것은 쉽지 않아요.

우선 피부가 악어 가죽이 되어야 해요.

잡초를 많이 뽑아야 할 테니까요." 말한다.

저자의 어린 시절은 외롭고 소외되며

아버지로부터 학대를 당하며 지냈다.

땅에 매이고 싶었지만 땅은 나의 애정에 보답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소삭감을 느끼고 동질감을 느끼고 싶은 갈망을 가지고 있었다.

여우를 가장 가까이서 관찰했던 관찰자의 입장을 뛰어넘어

가장 친한 친구였던 야생 붉은 여우는 이상적인 존재가 되지 않았을까.

사하라사막에서 마지막 숨을 거둘 때

여우들이 그를 위로했고 이들과 친구가 될 수 있었다는 사실은

숨이 막히도록 경의로운 모습이었다.

"우리가 어떤 것 하나만을 골라 내려 할 때,

그것이 우주의 다른 모든 것들과 얽혀 있음을 깨닫게 된다."

환경 보호가 존 뮤어의 말이다.

새로운 인류 문화가 땅을 지배하고 말았다.

사람과 동물 사이의 우호적인 관계는 가능할까.

야생동물의 고통에 무관심했었고,

그들의 고통에 방관하는 인간들이 이 땅에 가득한 이상

글쎄... 그건 불가능해 보인다.

독백으로 시작해 서로의 대화에 스며드는 것을 보면

얽혀가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과정 같았다.

노리개 하나고 밀고 당기며

팔 하나 반 거리에 안착해

물러나다 다가가다 등을 활처럼 구부려 노획물에 코를 박고

사냥을 위해 코를 쫑긋거리며 경계하다가도 이내 방향을 돌려 여우가 다가오던 그 순간.

땅에 사는 모두에 대한 책임을 기꺼이 떠안았다는 그 감정이

옴을 아무에게도 죽게 하지 않겠다는 책임감으로 서로가 가까워질 수 있는 시작이

굉장히 아름다운 언어와 몸짓을 하고 있었다.

내가 여우에게 말 걸기를 망설인 이유는 우리가 다른 종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벙어리이기 때문도 아니라, 내가 더는 스스로에 대해 말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p165

비언어 소통 능력에 대한 관찰을 이처럼 집중해서 본 적이 없다.

여우를 관찰하면서 자신에게 보내는 신호를 알아차리고

효과적으로 의사를 전달하는 건

행동과 시선이 언어 없이 맥락만으로도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여우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었는데

어쩌면 말보다 더 신뢰할만한 소통이

몸짓과 행동, 표정이 될 수 있겠다 싶었다.

그건 침묵과 눈 맞춤 때문이라고.

서로간의 신뢰가 말보다도 행동이었기에 대화가 아닌 활동이 보여주는 놀라운 광경이었다.

우린 우주의 모든 것들과 얽혀 살고 있다.

야생 속에서 지극히 나약한 한 인간과

동물이 서로 교감할 수 있다는 사실은

경이롭기도 하고 따뜻할 수 있다는 것에 놀랍기만 하다.

한없이 다정했던 야생의 세계,

붉은 여우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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