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것을 멈추지만 않는다면 - 산티아고 길 위에서의 46일
이혜림 지음 / 허들링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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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것을 멈추지만 않는다면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이혜림

날마다 다른 옷과 액세서리를 해야만 외출할 수 있었던 전 맥시멀리스트. 어느 날 옷의 무게에 무너져내린 행거 앞에서 맥시멀리즘에 회의를 느끼고 미니멀리스트로 전향했다. 아홉 평의 신혼집에서 사계절 서른 벌의 옷으로 설레는 하루하루를 보내는 10년차 미니멀리스트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블로그에 기록하면서, 수많은 맥시멀리스트를 미니멀리즘의 세계로 끌어들였다.

걷는 것을 제일 싫어했던, 계획적이고 편안한 여행만을 추구했던 여행자. 함께 걷고 싶다는 남편의 꿈을 위해 산티아고 순례길에 처음으로 발을 들였다. 이 길을 왜 걸어야 하는지, 이 길의 끝에 무언가 있기는 할지 질문하며 걷다가 순례길의 매력에 점점 스며들어 결국 800km의 길을 완주했다. 오로지 걷는 일에만 집중하며 자신의 마음과 몸을 투명하게 마주한 경험을 하루도 빼놓지 않고 기록하였다. 저서로 『어느 날 멀쩡하던 행거가 무너졌다』 『걷는 것을 멈추지만 않는다면』 등을 펴냈다.

[예스24 제공]




"산티아고 순례길"

인생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순례길을 꼭 걸어보는 것이다.

지금의 체력으로는 턱없이도 안될

넘사벽의 문턱이기에 늘 희망 사항으로만 남아 있다.

가고자 하는 의지를 한껏 더 끓어올려주는

누군가의 걸음과 순례기를 읽다보면

그 도전 앞에서 저절로 존경과 경외감을 보내게 된다.

막연하게 생각만 했던 이 순례길을

직접 걸어본 이들의 이야기를 이렇게 가깝게 들을 수 있다는 건

나에게 영광인 일이기도 하고

한번쯤 도전해보고 싶은 여정이 현실은 어떠할지

실질적인 조언과 도움이 될만한 책이라 유익한 시간임이 분명했다.

"아마 그동안 몰랐던 새로운 세상을 알게 될 거예요.

세상에는 걸어야만 보이는 것들이 있어요.

차로 빠르게 지나쳐버리면 우리는 보지 못하는 게 너무 많아져요.

자연의 냄새를 맡거나, 이 바람을 느낄 수도 없죠."

p41

순례길 중에 피레네 산맥은 험하기도 험하지만

아름답다고 하는 건 정말 그 길을 걸어봐야만 그 참맛을 알것만 같다.

정말 도망치고 싶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면 어쩌다 싶을 정도로

이 길을 묵묵히 걷다보면 얼마나 많은 것들을 눈에 담고 마음에 담을지

길을 걸은 덕분에 느낄 수 있는 선물을

걸어야만 보이는 것들이 존재하는지 정말 확인해보고 싶다.

들판에 핀 꽃들이 뭐라고

이름 모를 곤충들과 나뭇잎 그게 뭐라고

사실 그게 뭐일 수 있는 값진 보물을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한 채 많은 것들을 담지 못한 내 마음과 시야를

이 길 위에서 직접 확인한다는 건

인생 일대의 멋진 발견이 아닌가 싶어 정말 부러워진다.

순례길을 걷다 보면 참 단순한 것에 감사와 행복을 느끼게 된다.

비가 조금씩 내리다가 우비를 딱 입고 나서야 마구 쏟아질 때,

기대하지 않던 카페를 발견했을 때,

따뜻한 커피 한 모금으로 몸에 따스한 기운이 스며들 때.

아주 작고 사소한 순간이지만 예기치 못한 순간이기에 더 크게 다가오는 감동이다.

p115-116

대단한 일이 아닌 그저 그런 일들이

걷다보면 굉장히 큰 감사였고 의미있었던 일이 될 수 있다란건 대단한 수확이다.

당연한 것들이 당연하지 않았음을

발견하는 순간 인생을 얼마나 멋지게 바라볼 수 있는 것인지

생각만으로도 가슴 벅차다.

마음과 생각을 정리하고 보이지 않지만

분명 소중한 것들이 내 일상에 가득 차 있다는 걸

묵묵히 걸었던 순례길에서 느낄 수 있었던 큰 감동이란 걸

나도 고백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통해 내게 필요한 물건의 양은

생각보다도 정말 정말 적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된다.

욕심 내지 말자.

미래를 위해서, 나중을 위해서라는 이유만으로 물건을 소유하지 말자.

내 배낭의 짐을 최소화해서 나의 어깨와 두 팔의 자유를 더 가볍게 즐겨보자.

p184-185

사실 이 책에서 가장 큰 인상을 가졌던 건

순례길이 주는 인생의 단순함이었다.

걷다보니 작은 배낭 속에 최소한의 짐으로도

살아가는 것에 큰 거슬림이 없다는 건

걸어보지 않은 나도 그 말에 금방 수긍하게 되는 건 왜 일까.

불필요한 걸 알면서도 이고지고 사는 모습이 나도 싫었던 게 아닐까.

좀 더 가볍게 살아가도 괜찮은

오히려 가벼워지고 단순해진 삶이 주는 유익이 더 크다는 걸

내 욕심을 내려놓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것이

나에게 큰 장벽이고 실체없는 두려움 같은 것이었다.

순례길을 꼭 걸어가야겠다고 더 마음 먹게 되는 건

이 대목을 읽고서부터였다.

지금 나의 현 위치를 분명 알고 있고

건강한 방향성을 찾아갈 수 있는

큰 깨달음을 천천히 걷던 그 길 위에서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벅차오른다.

행복의 방향성을 순례길 위해서 발견할 수 있었던

대담한 도전에 나도 손을 들고 동참하고 싶다.

곧 그곳을 걷고 있는 나를 그려본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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