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 이론을 역향한 환자들의 이야기라는
소개글만으로도 그 해석이 벌써부터 궁금해지는 책이었다.
학문적 이면을 들여다보고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살펴보면서 환자들을 어떻게 치료해나갔는지 살펴보고 싶었던 책이다.
여러 환자들 중에서
프로이트 <히스테리 연구>의 주석에서
'마틸데 H양'이라는 환자는
다리 부분 마비를 앓고 있었고 심한 우울증으로 성격 변화로 치료를 받았던 환자다.
최면 중에 우울증이 발견되었고
최면 치료로 성공적이라는 확신을 얻게 된다.
치명적인 망설임과 무관심, 그리고 의지에서 행동으로
넘어가지 못하는 무기력증을 안고 살았다는 뜻이 된다.
그리고 최면요법은 이런 '회상하는'성향을 오히려 더 강화한 듯하다.
p59
마틸데 H와 달리 프렌치스카 폰 베르트하임슈타인은
결과적으로 우울증 해결에 다른 답을 보였는데
계속 과거에 얽매이는지 망설임과 무관심이
의지로 넘어가는 행동에 있어서 벽을 느끼고
무기력을 안고 산다는 것에서 최면요법도 한계에 다다른 듯 보인다.
제노는 인생에는 치료법이 없다면서 이렇게 적었다.
"여느 질병과 달리 삶은 늘 죽음으로 끝난다.
삶은 어떤 치료법도 견디지 못한다.
삶을 치료하는 것은 우리 몸의 구멍을 상처로 보고 메워버리는 것과 같다.
그래서 우리는 치료되자마자 질식해 죽을 것이다."
p214
에토레 슈미츠/이탈로 스베보/제노 코시니는 자동차 사고를 당해 얻은 부상으로 사망을 했고
마지막 담배 한 대를 피며 삶을 마감한다.
무절제한 행동을 평생 이어오면서
끝내 '무절제'를 치료하려 했지만
분석실 소파에서 애써보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제노가 그의 정신 분석을 간파했다며 우쭐거린 말 중에
어리석은 환영에 지나치지 않고
속임수에 지나치지 않다며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눈빛으로 세상의 모든 현상을 설명하는 건방진 태도를
참을 수 없다는 비아냥거림이 치료 불능에 이를 수 밖에 없었던 게 당연하지 않을까도 싶다.
프로이트가 직접 치료한 사예에서 어떤 성과도 거두지 못했던
치료 불능의 환자들.
애초부터 치료를 거부하는 환자를 치료하기란 쉬운일이 아니었을테니 말이다.
정신분석학에 있어서 최고봉이라고 생각했던
프로이트에 대한 틀에 박힌 편견에서
예상치 못한 뒷 이야기를 살펴보게 된 것에 살짝 놀라기도 했다.
성공한 치료 사례만 있었던 것도 아니고
환자 입장에서는 그의 치료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었던 걸 보면
한쪽 주장과 드러난 이야기로만 알고 있던
선입견을 깨어부수는 파격적인 책이 아닐까 싶다.
엇갈리는 평가와 비판, 여전히도 화제를 몰고다니는 프로이트에 대해
숨겨진 이면을 발견할 수 있었던 시간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