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끄러지는 말들 - 사회언어학자가 펼쳐 보이는 낯선 한국어의 세계,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백승주 지음 / 타인의사유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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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끄러지는 말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백승주

1976년 한국의 변방 제주에서 나고 자랐다. 제주의 작은 방에서 보르헤스와 로맹 가리, 롤랑 바르트, 고종석이라는 이름을 가진 선생들을 만나 세상에 대해 읽고 쓰는 법을 배웠다. 섬을 탈출해 육지로 건너와서는 서강대학교 한국어교육원에서 10년 동안 외국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쳤다. 이 시간 동안 한국과 한국어를 타자의 눈으로 보는 법을 익혔다. 지금은 전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한국어교육학과 사회언어학을 연구하고 가르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어느 언어학자의 문맹 체류기』가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사회언어학자가 펼쳐 보이는

낯선 한국어의 세계

언어의 사용이 보여주는 사회 모습의 변화와

이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살펴보며

언어에 대한 좀 더 날 것의 세심한 이야기와 생각들을 탐색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언어 순수주의자들이 신조어를 바라보는 관점을 설명하려면 이런 우화를 지어내야 하지 않을까?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

언어 순수주의자들은 세상이 온통 눈으로 뒤덮이기를 바라는 더운 나라의 왕들이다.

이들에게 신조어는 새로움이 아니라 순수한 언어의 파괴이자 타락이다.

p39

생파,낄끼빠빠, 케바케, 흠좀무, 할많하않....

큰 아이가 사용하는 말을 들어보면 흠칫 놀랄 때가 많다.

외계어처럼 들리기도 하고

신조어라는 낯설고도 불편한 면을 고스란히 느끼고 있는

나는 웬지 모를 구식이 된 느낌마저 든다.

그 세계 안에서는 이방인이 된 것처럼

그게 무슨 뜻이냐고 묻게 되면 불편한 소통꾼이 된 기분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정말로 언어의 순수를 잃어가고 있는걸까.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꼰대가 된 건가.

당황스러워하는 기색이 불쾌함으로 받아들여진다면

서로의 소통은 이미 먼 거리에서 불협화음이 이루어진다고 봐야할지 않을까.

제대로 신조어를 이해하고 써먹게 된다면야

언어 전달이 통했고 두 감정이 제대로 왕복하며 주고받을 수 있으니

아무렴 아무 문제 없는 건지..

신조어의 괴물성을 난 염려한다.

뭔가 '끼리' 어울려 소통하고자 하는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는 것 같아서 이따금 단절된 벽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말의 형태에 대해서 인식이 달라지고

많은 개선이 필요해 보임에도

여전히 낡은 구식의 사고방식을 가진 노인네 취급을 받을까 염려스럽기도 하다.

이것이 새로운 시대에 발 맞춰가는 신선함인지

언어의 파괴이자 타락인지를 두고 분쟁하고 다툼하고 싶진 않다.

다만 완성된 언어를 변질시키는

새로운 규칙이 주는 갈등과 논쟁에

누군가는 소외되어 간다는 것을 한번쯤 고심해보면 좋겠다.

어찌된 일인지 정부와 대학의 눈에는 비대면 교육의 실패가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오히려 실패를 성공으로 포장하면서 비대면 교육을 혁신이라고 부르고 있다.

p162

언택트, 포스트 코로나.

수도 없이 많이 듣던 말이다.

비대면 교육으로 장기화된 코로나 사태로

아이들은 학교가 아닌 집에서 온라인 학습을 해야헸다.

교실 참여형 수업과 뭐가 다를까.

서로 대면해서 같은 공간안에 머물러 학습하는 것이

저학년의 경우에 그 차이가 굉장히 크게 느껴졌다.

우리집에 큰 아이와 작은 아이만 봐도 그러한데

초등학교 저학년인 작은 아이는

온라인 수업이 학교 공동체라는 느낌을 전혀 느낄 수 없었고

교육의 질도 상당히 떨어짐을 느꼈다.

교육의 미래에 교실은 없다는 말이 참 애석하게 느껴지면서도 공감이 된다.

화면을 통해 전달되는 강의로

어린 자녀들이 제대로 된 소통이 될까 하지만

지금까지의 방법으로는 어림없어 보인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논의가 필요해보이고

비대면 교육이 대면을 보완하고 채우기엔 너무 많은 구멍들이 보여 안타까울 뿐이다.

만나서 이야기하는 소통의 부재가 불러오는 문제들이 여전히도 많지만

교육의 핵심 원리는 무엇이고

공동체를 복원하는 일이 다시 짜집기하듯

그간의 공백을 허물고 잇기가 버거워보이는 듯하다.

여기 나오는 여러 말들을 보면서

그간 불편하지만 혼자서만 생각했던 바들을

속시원히 지적하고 있는 듯해서 개운함 마저 느낀다.

미끄러지듯 던지는 말 속에서

뼈있는 울림과 메세지가 있는 듯 하기에

좀 더 곱씹으며 방관하고 묵인하고 오해했던 문제들을

하나씩 되짚어 정렬하는 기분으로 주변을 환기시켜 읽어보았다.

끊임없이 우리 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벽을 허물어 나갈 수 있는 통하는 말이 더 많이 오고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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