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 보니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든다.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마음인지는 몰라도
학창 시절 글짓기 대회에서 살짝이 뽐내던 그 때를 떠올려보면
제법 글쓰기와 나는 잘 어울리는 취미를 가진 사람 같다.
아이 둘의 전업 주부가 된 지금의 내가
엄마라는 존재가 아닌
나로 살아가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생각해보니 조금은 쓸쓸한 기분이 든다.
내가 좋아하는 게 무언지 제대로 잘 알지 못하는 어른이 되어 간다는
뭔가 모를 텅 비어 버린 마음을 감당치 못해
아이들이 잠든 밤 몰래 울기도 했었다.
살림하는 주부가 그렇듯 나에게 쓰는 보다
아이들에게 많은 관심과 투자를 아끼지 않다보니
늘 소홀하게 대할 수 없는 나 자신에 대해
난 한번도 미안하게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그러나 수면 아래에 있는 작은 욕구와
아직은 꿈꾸고 싶은 열정들이 어느 순간
솟구쳐 나오고 싶은 기분을 느낄 때가 있다.
아마도 비상구를 찾기 위해 책을 읽었던 것이 그 때였고
그 시점에 나에게서 파생되어지는 에너지가
하나 둘 솟아오르고 있음을 느꼈다.
이전보다 더 생기있고 내가 나로 살아가는 기분을 느끼고 싶어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삶을 꾸려 나가고 싶다는 생각들.
그래서 읽고 쓰며 지낸다.
책을 출간하게 된다는 건 굉장히 대단하고 멋진 일 같다.
나처럼 평범한 주부가 과연 그런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의아했다.
출판이란 나와는 다른 세계와 경계 속에서 살아가는 무언가라고 생각했고
막연해서 다가갈 수 없는 한계점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요즘 이같은 책들이 출간될 때마다 관심을 가지고 읽게 된다.
언젠가 나도 결과물로서 나의 책을 만나고 싶다는 열망이 있기 때문이다.
그 과정들이 쉽지 않아보이지만
친절한 가이드가 되는 책들의 차례를 따라
조금씩 천천히 쓰다보면 어딘가에는 도달해 있을거라 확신이 든다.
글을 쓰면서 내 삶에 생기가 돌았다.
사소하고 귀찮던 일들이 글감이 되자 더 이상 나에게 가치 없는 일이 아니었다.
그렇게 하나둘 글이 되고 내 삶은 특별해졌다.
책 한 권을 출간한 뒤 나는 더 이상 엄마라는 존재만으로 나를 설명할 수 없었다.
작가가 되었고, 강사가 되었고, 그리고 창업가가 되었다.
책 한 권이 나에게 다양한 정체성을 부여했고, 그것들은 점점 확장되어 갔다.
단지 나는 사부작사부작 글을 쓰기 시작했을 뿐인데 내 삶은 더할 나위 없이 풍성해졌다.
그렇기에 오늘도 나는 아이들이 잠든 이 고요한 밤에 여전히 키보드를 두드리며 책을 써 내려간다.
p195
내가 책을 쓰고 싶은 이유가 이와 같은 생각이다.
삶에 또 따른 재미와 생기.
늘 같은 패턴의 하루 일상에서 작은 변주가 되어주는
기분 좋은 나의 창작 활동이
얼마나 큰 파동을 일으키는지 지금도 느끼고 있다.
매일 읽고 쓰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이전보다 더 활력있고
내가 주도해서 하고 싶은 일을 즐겁게 하고 있다는 것이
나로 가슴 벅차게 살아가게 만드는 것 같아서 행복하다.
평생을 살아가면서 이같은 반려 취미 생활을
맞춤으로 알아가고 재미를 느낀다는 것이 너무 즐겁다.
책 쓰기 역시 나의 활동선상에서 언젠가 만나보게 될
값진 결과물이 될 것 같아 꼭 도전해보려 한다.
막연한 작가의 길을 먼저 걸어가신 선배 작가님에게 듣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