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사람의 이야기가 늘 궁금하다.
읽고 쓰는 삶을 동경하고 지향하는 바이기에
이들의 살아가는 모습이 나에겐 다 호기심처럼 다가온다.
그저 평범한 하루를 보내며 사는 것에 불과하지만
깨어 읽고 쓰려고 노력하는 의지와 행동이
나에겐 선한 동기부여가 되기에 가까이 두고 읽게 된다.
이 책도 그런 일상과 글쓰기의 박자가 빠르지 않고
천천히 흘러가서 읽기 편한 책이었다.
외로움 앞에서 의연해지기 위해서라도 나는 다시, 즐기면서 글을 써야 한다.
글을 쓰는 시간을 목숨처럼 써야 한다.
그러면서 쓰러지기도 하고, 그러면서 일어서기도 하는 반복만이
나를 그럴 듯한 사람으로 성장시킬 것이므로.
이 잠깐의 위기가 비로소 내 삶의 주인이 되는 과정이 아니었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놓였다.
나는 결국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사실이 다행스러웠다.
p86
쓰기를 사수해야만 하는 이유가 무얼까.
쓰지 않고도 잘만 먹고 사는데 왜 써야 할까.
막연한 물음에서 시작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나의 편집적인 성격이 묻어나는 물음까지 도달하고만다.
결국 쓰는 삶이 나를 더 나답게
나를 더 빛나게 성장시킬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되는 것 같다.
대단한 글쓰기 실력을 가진 것이 아니더라도
지나칠 생각들을 모아서 쓱 한번 써보는 것이
생각을 정리하고 정렬된 삶으로 나를 찾아가는 연습 과정이었던 것이다.
뭔가 모를 공허함이 찾아왔을 때
난 그제서야 읽고 쓰기 시작했다.
누구에게나 맞닥뜨리게 되는 이 감정을
나는 이같이 해소하면서 보내게 된 것에 감사하다.
가성비 좋은 취미이자 반려 생활이 되어 버렸으니 말이다.
10년 전에는 내가 내가 책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될 거라고는 상상할 수 없었다.
우연히 시작된 독서 습관 덕분에 세상을 살면서 맞닥뜨릴 수 있는
수많은 일들을 미리 혹은 대리 경험할 수 있었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깊게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나에게 잘 맞는 책과 그렇지 않은 책을 분간하는 힘을 길렀고
그것은 단순히 책을 고르는 데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p126
읽기 위해서 책을 사지만
다 읽지 못하고 진열해 둔 채로 책장에 잠든 책들이 많다.
빙 둘러싼 책장 속 나의 안식처에서
호흡을 가다듬고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들어
천천히 나를 책 속 세상을 유영하는 시간이 좋다.
책을 탐색하는 시간들이 나를 성장시킨 것도 한 몫 한다.
모든 책들을 다 곁에 둘 수 없기에
가끔 신간 도서를 구경하러 서점에 들르기도 하고
집에 책이 가득해도 도서관에 들러 책을 빌려 곶간을 채워둔다.
뭔가의 허기를 채우기 위한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그 시간들이 나를 더 나와 가깝게 지내는 법을 가르쳐주었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오래도록 하며 지낼 수 있는 기쁨을 선물해주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읽다보면 쓰게 되는 자연스러운 과정을 거쳐
좀 더 나은 나로써 성장을 돕는
삶과 글이 나란히 서서 같이 갈 수 있도록 함께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