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은한 청진기엔 장난기를 담아야 한다 - 위드 코로나 의사의 현실 극복 에세이
이낙원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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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은한 청진기엔 장난기를 담아야 한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이낙원

인천 나은병원 호흡기내과 과장. 저서로는 생물학적인 몸의 경이로운 신비를 다룬 『몸 묵상』, 죽음을 앞둔 환자와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우리는 영원하지 않아서』, 할머니의 삶을 통해 삶과 죽음 의미를 고찰한 성장 에세이 『별, 할머니, 미생물, 그리고 사랑』, 『바이러스와 인간』이 있다.

‘병이 났다’는 말은 곧 몸에 ‘미생물이 들어왔다’는 의미여서 저자는 지난 10여 년간 수많은 환자 및 미생물들과 함께 병원생활을 하고 있다. ‘바이러스’와 ‘세균’은 몸만 아프게 하는 것이 아니라, 몸 밖으로 드러나는 감정, 몸과 몸이 맺는 관계들에까지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때문에 미생물과 함께 살아가는 몸을 소재로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나 성장했다. 공기 안에 들어 있는 무언가가 호흡하는 모든 것을 특별한 존재로 만든다고 믿는다. 30대 초반에 호흡기내과 의사가 되어 환자들을 만나는 행운을 얻었다. 연세대학교 원주 세브란스병원에서 내과와 호흡기 분과를 연마했다. 학창시절을 할머니가 차려준 밥을 먹으며 자라서 몸은 40대의 중년이지만 정서는 십 대에 머물러 있다. 두부 부침과 손칼국수를 좋아하며 길가에 서성이는 길고양이들을 보면 애정을 느끼고 할머니들과 교감을 잘하는 편이다.

[예스24 제공]




위드 코로나 의사의 현실 극복 에세이

의사이자 개인의 나로서 살아가는

평범한 한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내가 가진 직업적인 오해와 서운함을 풀 수 있었던 시간을 가졌다.

다정하고 인간다운 사람냄새가 나는 이야기 속에서

조용히 가만히 글자 그대로 한 사람으로서 그의 이야기를 바라보고 있었다.

중증의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와 가족들의 시간은 천천히 지나간다.

병마와의 힘든 싸움과 몸의 통증과 감정적 사건들이 폭풍처럼 짧은 시간 동안 휘몰아치지만,

그것을 겪어내는 환자와 가족들이 느끼는 시간은 더디고 힘들기만 하다.

반면에 의료진에게 병원은 조금 다른 의미다.

병원은 '직업' 활동의 공간이다.

생계를 위해 일을 하는 곳이며 삶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일상'의 공간이라

의료진의 시간은 '코로노스'다.

p98

환자 가족들에게서 지켜보는 그 시간은 굉장히 더디 흐른다.

두 시간이 서로 부딪히는 병원이란 공간에서

갈등과 충돌이 일어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 같다.

서로 다른 시간대에 있기에 받아들이고 생각하는 점이

조금은 다른 의견 차이가 있기 때문일지도.

대화는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상황이든 환자의 입장에서 몰입하고

고통을 함께 한다는 것이 의사 입장에서는 힘들 수 있다고 본다.

최선을 다해 환자를 돌보지만

같은 무게를 느끼며 살아간다고 볼 수 없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불안과 충격에 휩싸인 환자 가족들의 입장과

그들의 고통스러운 시간을 온전히 다 느낄 수 없지만

환자와의 대화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서로의 온도차와 간극을 줄이는데 상당히 도움이 되니까.

나만의 책 읽는 노하우를 말하자면 '호기심'과 '감탄사'가 아닐까.

이 둘을 같이 가지고 갈 수 있는 책 읽기면 독서도 즐기면서 행복도 가져갈 수 있다.

순서로 따지면 호기심이 먼저 와야 한다.

호기심이 앞서야 책을 펴게 되고, 책을 읽어야 감탄사가 나오기 마련이니까.

그래서 호기심을 가지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다.

p154

호기심이 좋은 영감이 되어 독서의 동력이 된다는 것에 공감한다.

그런 호기심 유발에 좋은 습관이

좋은 자극이 되어 계속 책을 읽도록 돕는 것이 사실이니까.

내가 요즘 어디에 관심사를 두고 주목하고 있는 주제가 무언지

생각의 방향과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건

요즘 주문하고자 담아둔 장바구니와

서재에 꽂힌 책들의 제목들을 훑어보면 감을 잡을 수 있다.

책이 취미 이상의 활력이 된다는 것에서

책을 무지 좋아하는 분 같아 괜히 신이 난다.

한 개인의 서사를 기록한 책이기도 하지만

의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는 평범한 한 사람으로서의 삶이

담백하게 그려진 책 같아서 더 마음에 와 닿았다.

이질감이 들지 않아 좋았고

무엇보다 의사라는 직업이 주는 거리감이

나와는 전혀 다른 세계의 사람처럼 느껴져 다소 불편한 대면 관계로 생각했는데

글 속에서 느껴지는 편안한 개인의 삶이

그대로 나에게도 전달되고 흘러가서 좋았다.

팬데믹을 겪으면서 가장 먼저 감사한 분들이 의료진이 아닐까 생각한다.

슬픔과 애도, 기쁨과 환희.

환자의 생과 사를 함께 하고 있는 의료진들의 수고와 노력에 감사할 따름이다.

편안하게 독자들에게 다가와 자신의 이야기를 건넬 수 있는

친한 이웃처럼 기억될 다정한 의사 선생님의 이야기를 또 만나볼 수 있길 기대해본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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