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의 산책 - 자연과 세상을 끌어안은 열 명의 여성 작가들을 위한 걷기의 기록
케리 앤드류스 지음, 박산호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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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산책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케리 앤드류스

케리 앤드류스는 영국 엣지힐대학교의 영문학 강사로 여성의 글, 특히 낭만주의 시대 여성 작가들이 쓴 글에 대해 다양한 논문을 발표했다. 또한 이 책에서 소개하는 낸 셰퍼드가 쓴 편지들을 편집하기도 했다. 케리는 열성적인 등반가이자 스코틀랜드 등산 클럽의 회원이기도 하다.

역자 : 박산호

한양대학교 영어교육학과에서 공부하고 영국 브루넬대학교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로렌스 블록의 《무덤으로 향하다》을 시작으로 출판 번역에 입문했다. 《스톱 씽킹》 《치카를 찾아서》 《와일더 걸스》 《내 손을 놓아줘》 《세계대전 Z》 《토니와 수잔》 《카오스 워킹》 시리즈, 《하트스토퍼》 시리즈를 비롯한 다수의 작품을 번역했다. 쓴 책으로는 《깔깔마녀는 영어마법사》 《단어의 배신》 《번역가 모모씨의 일일》 《어른에게도 어른이 필요하다》 《생각보다 잘 살고 있어》 등이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걷는다.

담대하게.

두려움없이.

그리고 탐색한다.

걷기만 할 뿐인데 삶에 피어오르는 영감을 얻는다.

이같은 걷기의 말들이 책 속에 담백하게 담겨있다.

요전에 산책하러 나갔는데 네가 봤다면 정말 숭고한 풍경이라고 감탄했을 거야.

나는 나지막한 산꼭대기까지 올라가서 내 발밑에서 다채롭고도 거대한 풍경이 펼쳐지는 걸 봤어.

완벽한 고독 속에서만 누릴 수 있는 어마어마한 자유를 느끼며 그 장엄한 풍경을 마음껏 감상했지.

집 한 채, 사람 하나 보이지 않았어.

침묵 속에서 그저 자연의 소리, 삑삑 울리는 휘파람 소리 같은 바람 소리와 굽이치는 파도 소리만 들렸어.

그 풍경에 깊은 경외감을 느꼈고, 이 상황에 강렬한 인상을 받았어.

그걸 보고 처음에 든 생각은 내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가, 라는 것이었지.

나를 둘러싼 대자연 속에서 나란 존재는 점점 작아지다 무로 사라지는 것 같았어.

p57

카터는 대자연 속에서 온전히 자유함과 기쁨을 누릴 줄 아는 사람 같았다.

숭고한 자연의 풍경 그대로를 만끽하고

본질적인 고독을 직시하면서도 유연하게 사고할 줄 아는 사람이다.

산책을 통해 더 광범히한 공간 안에서

유한한 인간의 개체에 대한 겸손을 배울 수 있고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요소들이 산재되어 있어 더 강하게 끌린다.

마음대로 거닐 수 있는 자유로움과 여유도

결국은 시간을 할애하는 일 같아서 우선순위에서 배제될 때가 많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이처럼 이상적인 삶이 없었다.

가장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최고의 활동적 삶.

나에겐 걷기가 사색에 필요한 시간이고

정확하게 균형을 유지해 나갈 수 있는 이상적인 모습이었다.

카터의 삶에서 주된 기쁨이 되었던 날씨를 살필 때면

오늘같이 걸으러 가기 좋은 날엔 설렘과 기쁨이 동시에 찾아온다.

얼마나 걷기를 애정하고 얼마나 걷기를 찬양하며 얼마나 함께 걷길 소망했을까.

에시엄 하우스의 가장 좋은 점은 그곳에서 책을 읽는다는 것이다.

그게 얼마나 멋진 일인지.

산책하고 집에 돌아와 난롯가에서 차를 마신 후 읽고 또 읽는다.

오셀로든 뭐든 다 읽는다.

p213

잠시 숨을 돌릴 수 있는 여유를 찾고

몸에 활력을 되찾게 하는 산책은

내가 더 신나게 책을 읽게 하는 동력이 될지도 모른다.

울프가 에시엄 하우스에 기대어 내면의 풍경을 열어젖히고

삶의 활기를 더해줄 수 있었던 건 산책과 책이었던게 아닐까.

구절과 아이디어들을 걸으며 떠올리고

언어적 수확을 거둘 수 있었던 걸 보면 분명 매력이 있다.

걷기의 힘이 자신을 전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믿었던 울프.

구속받지 않고 아무런 방해도 없이

오로지 걷기를 통해 본질을 깨우쳐갔던 모습을 난 닮고 싶다.

이 맛에 걷는 것인지, 이 맛에 책을 읽는 것인지 모를..

이 책의 여성 작가들은 망설임없이 걸으라 말한다.

가장 또렷하고 정확하고

가장 직관적으로 다가오는 느낌을 받았기에

책 속에서 걷기에 매료되고 말았다.

그 길 위에서 삶이 더 반짝이고 경이로운 일들로 가득 찰 것만 같아 설렌다.

가벼운 산책이 나태한 내 마음을 더 나른하게 할지

평안함을 회복시킬지는 일단 걷고 볼 일이다.

망설임없이 걷게 만드는 이 마법 같고 활력이 샘솟는 기운을

오늘 저녁 밤 산책으로 시작해 볼까 한다.

세상에 속해 사는 작은 존재일 뿐이지만

걷는 순간 대지의 기운을 얻어 대자연을 향한 경이로움과 감사를 아는 인간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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