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의 숲 - 세상을 바꾼 인문학 33선
송용구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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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의 숲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송용구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독일시 연구로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5년 월간 『시문학』 지에 시 「등나무꽃」 외 4편을 추천받아 시인으로 등단했으며 문학평론가,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2002년 9월 이후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독일어권문화연구소 교수로서 독일문학, 철학, 역사학을 통섭시키는 인문학 교육의 증진에 힘써왔고, 현재는 고려대 강좌 [독일문학의 탐색] [독일문화와 종교] 등을 강의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최우수 강의상을 뜻하는 ‘석탑강의상’을 2005년과 2014년에 수상했다.

저서로는 『기후변화에 대항하는 독일시와 한국시의 기상학적 의식』 『10대를 위한 인문학 강의』 『나무여, 너의 안부를 묻는다』 『지식과 교양』 『인간의 길, 10대가 묻고 고전이 답하다』 『인문학, 인간다움을 말하다』 『인문학 편지』 『생태언어학의 렌즈로 바라본 현대시』 『생태시와 생태사상』 『독일의 생태시』 『느림과 기다림의 시학』 『현대시와 생태주의』 『생태시와 저항의식』 『에코토피아를 향한 생명시학』 『독일 현대문학과 문화』 『대중문화와 대중민주주의』 『직선들의 폭풍우 속에서. 독일의 생태시 1950~1980』 등이 있으며,

번역서로는 잉게 숄의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원저: 백장미)』, 슈테판 츠바이크의 『모르는 여인의 편지』, 헤르만 헤세의 『연인에게 이르는 길』, 횔덜린의 『히페리온의 노래』, 미하엘 쾰마이어의 『소설로 읽는 성서』, 로버트 V. 다니엘스의 『인문학의 꽃, 역사를 배우다』 등이 있다.

[예스24 제공]







논어에서 시작해 윤동주의 시까지

고전의 미학에 발걸음을 옮겨가며

천천히 사색을 맛보는 여유로운 시간을 가졌다.


인문학적 사고와 지식적 교양을 쌓음과 동시에

한 권의 책 속에서 엄선된 33선을 살펴보며

흥미로운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


방대한 양을 다루고 있진 않아

좀 더 심화된 책읽기는 온전한 작품으로 다시 만나볼 수 있게 메모해두며 읽었다.


고전 문학을 통해 학문의 깊이를 더 알아가는 시간이었기에

단단한 사고의 과정에 깊이 몰입할 수 있어서 좋았다.


정치가들이 입버릇처럼 강조하는 이데올로기와 그들의 정치 내용이 조화롭게 어울리는지를

판단, 검증, 비판하려는 노력을 국민이 포기한다면

그것의 "대가는 혹독하게 비싼 것"이라고 프롬은 말한다.

"자아의 상실"과 함께 '자유"로부터 "도피"해 권력의 올무에 스스로를 구속시키는 것보다 더

"비싼 대가"는 드물 것이다.

우리는 스탈린의 독재권력에 예속된 러시아 인민의 삶에 그 적절한 사례를 목격하지 않았던가?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에서 우화 형식으로 풍자되었던 사건이기도 하다.

p133



자신의 존재의 미와 정체성을 찾는 과정은 여전히 힘들다.


자유를 떠넘기게 되는 불안속에서 살게 된다면

 감정적인 억압 상태는 불안정한 정신상태로 이어지기에 괴롭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인 나의 생각과 감정을 믿고

구조화된 사회 속에서 고독과 의심을 겪지 않기 위해

자유로부터 도피한다는 것.


실질적인 자유를 실현한다는 건 과연 무얼까.


진정한 자유가 실현되지 못한 결핍 속에서 벗어나려면 자유 실현의 물질적 토대가 필요해보인다.



알을 깨고 비상하는 주인공 싱클레어의 모습은 권위적 편견과 인습적 강요의 사슬을 끊고

가장 인간다운 인간의 길을 선택한 헤세의 독립적 자의식을 성징하고 있다.


<데미안>에서 독립적 자의식의 길을 열어 갔듯이 우리 젊은이들도

지성이의 길을 걸어가 보는 것은 어떨까?

기성세대의 교육 패러다임과 교육 방법론에 비판적으로 대응하면서 폭넓은 책읽기와 열정적 글쓰기를 통해

자아실현의 여행길을 열어 나갔던 헤르만 헤세의 인생을 오늘의 젊은이들이 귀감으로 삼는 것은 어떨까?

p217


데미안을 읽으며 자신만의 경험을 자라나고 있는 싱클레어에게

투영한 건 나만이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라는 얘기에 단순히 공감하고자 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카인처럼 되라고 하는 것에 행복과 성적을 연관 비교하기는 무리가 있기에

데미안의 해석은 싱클레어에게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인간 내면을 찾아가는 깊은 통찰과 심리학적 입장에서 들여다보게 되는 자아.


살아가며 방황과 고독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산들바람처럼 데미안이 다가오는 것은 그 때문이 아닐까.


자아의 발견으로 이어지는 헤세의 이야기에서

여러가지 복잡한 감정들이 얽혀 혼란스러웠다.


고전이라는 묘미에 빠져읽다보면 인문학적 사색이

풀지 못한 인생의 실타래같은 고민들을 놓고

답을 내리지 못한 숙제들을 헤쳐놓는 재미가 있다.


천천히 탐독하며 영혼의 근심과 두려움을

책에 기대어 쉴 곳을 찾아보게 만든다.


유한한 세계 안에서 본질적인 질문에 파고들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 깊이와 넓이를 책 속에서 깊은 사색으로 이끌어 내어보는 건 어떨까.


머물러 있는 생각의 회로를 

번쩍이게 만드는 인문학의 철학적 사유를 탐미해보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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