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어 자발적으로 하는 공부는 강박이 없어서
자유롭고 즐겁긴하다.
대단한 목표와 설정값을 높이 세워두지 않아도
배우기를 즐겨하는 태도로 사는 건
나이든 지금 나에게 주는 여유가 아닌가 싶다.
그런 점에서 배움의 연결고리를 찾는 저자의 삶이
위트있으면서도 소신있어 보이고
인생의 백미를 만나는 순간을 선물했다.
눈치 보지 않고 하고 싶은 것, 배우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어른의 시간이 참 좋다.
흥미가 일어 자발적으로 무언가를 배우는 일에 발을 내딛는 건 여건이 허락되면
언제든 마음 가벼이 시작할 수 있다.
하지만 공부가 의무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하는 순간,
흥미를 잃게 될지도 모른다.
스스로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오래 지속하려면 지속적으로 동인을 공급받아야 한다.
나의 경우에는 친구들과의 협업이 '하고 싶었던 일'을 '좋아서 계속할 수 있는 일'로 바꾸는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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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즐겁지 않으면 지속하기 힘들다.
보여지는 결과물이 대단하거나 없더라도
자발적인 형태의 공부는 어떻게든 가볍게 받아들이며 흥미롭게 접근해 나간다.
모든 행위의 부산물이 내 것이 되고
온전히 받아들이게 되니 열매맺는 결고가 눈에 보이지 않아도 초조하거나 겁이 나진 않는다.
책모임이라는 걸 여태까지 해본적이 없는 나이지만
언제고 벽돌책 독파에 마음을 기울여 함께 읽어나갈 동지를 모아보고 싶어진다.
혼자서 끌고 나가기엔 조금은 버거운 두꺼운 책을
어떻게해서든 모임의 형태 안에서
읽기를 고심해보는 사람들과의 협업은
나에게 좋은 동력이 될 것만 같아 완독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도 서재에 있는 벽돌책들을 보면서
언제고 벗들과 읽게 될 시간을 좀만 더 기다려달라며 책등의 먼지를 털어낸다.
작년에 잠깐 배워보았던 '인디자인' 역시
독립 출판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어떻게든 편집과 책의 형태를 만들 수 있는 문서 작업에
좀 더 가까워지고 싶어 뛰어들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긴 했다.
자격증 과정은 생각지도 않았고
온전히 배우고자 하고 알고자 했던 손이 닿지 않았던 영역에
한 걸음 떼어본 것만으로도 상당히 만족했다.
부산스럽게도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 걸 봐서는
혼자 노는 내향적인 나와는 낯선 모습 같은데
그런게 바로 나라서 매번 배울 것을 찾아 어슬렁거린다.
내가 싫증 내지 않고 끈질기게 붙잡고 있는 유일한 문화 활동은 책과 영화다.
그중 책은 손닿는 곳에 없으면 그 즉시 풀이 죽고 정신이 혼미해진다.
외출할 때 가장 먼저 챙기는 게 책인데, 읽고 있던 책 한 권은 물론이요,
여분의 책을 하나 더, 거기다 두 번째 책도 밖에서 다 읽어버릴까 봐 한 권을 더해
도합 세 권의 책을 늘 가방에 넣고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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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오랫동안 붙들고 있는 것이 책이라서 그런지
이와 같은 문화 활동을 하는 이들과 가까이 지내고 싶은 소망을 가지고 있다.
혼자 책읽는 시간이 대부분인 내향형 인간으로 살면서
가끔은 사람과의 소통을 책을 수단으로 나누고 이야기 하고 싶어
모임을 찾아 기웃거릴 때가 많다.
게다가 배우기를 즐기고 좋아하는 편이라
취득을 목표로 하는 배움보다
순전히 내가 좋아서 하고 싶은 것들을 쓸데없이 일을 벌려놓고 뒷감당 못하고 중도 포기하는 일도 많다.
그래도 좋다.
어떤 시도든 나에겐 다 그 나름의 의미가 있으니까.
나이가 들어서도 당당히 내가 하고픈 것에
눈치보지 않고 재밌게 즐기며 살고 싶다.
생산적인 활동으로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자족하는 것으로 만족하는 나이고 싶다.
그런 좋은 기운을 얻을 수 있었던 책이라
오래도록 꿈꾸며 읽고 쓰며 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