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잘 지내면 좋겠어요 - 끝나지 않은 마음 성장기
에린남 지음 / 상상출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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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잘 지냈으면 좋겠어요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에린남
생각이 많아서 고민이었지만 생각이 많은 덕분에 쓸 수 있고, 그릴 수 있고, 만들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생각이 많은 걸 다행이라 여기며 즐겁게 살고 있다.

저서로는 《집안일이 귀찮아서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했다》, 《하나보다 가벼운 둘이 되었습니다》가 있다.

인스타그램 @ERINNAAM
유튜브 YOUTUBE.COM/ERINNAM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끝나지 않은 마음 성장기


 많고 작은 기분들이 모여 하루를 채워간다.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는 요즘

무기력하기도 뻔하기도 한 별 다른 특별함이 없는 심심한 일상이지만

매번 색이 다른 책들은

좋은 생각을 꺼내서 보여주기도

상냥하게 말을 걸어주기도

아픈 가슴을 꽁꽁 싸매주기도 하면서

나와 잘 놀아주는 친한 친구와도 같다.


무수히 많은 시간 중에서도 오늘 이 책은

자그마한 친구의 소소한 일상에서 비롯된 작은 행복감을 나에게 선물해주는 책이었다.



두려움이 생길 때 마음을 붙잡지 않으면 쓰는 일에 두려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저버린 꿈처럼 내려두고 다시 도망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잘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다.

가까이에 다가선 부담감에서 멀어지기 위해 마음을 다잡았다.

그럴 땐 초보의 용기를 떠올리면 도움이 된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아무것도 상관하지 않는다는 듯이 쓰는 행위에 초점을 맞추던 때를 생각했다.

p38-39


나는 자기 검열이 심한 사람이다.


글을 쓰면서 더 그렇게 느끼게 되었다.


제법 완성이 된 원고를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는 걸 보면

아마도 두려움 뒤에 숨어버린 새가슴의 내가 또 발견되고야 마는 건가 싶다.


겁없이 뛰어들어 호기롭게 시작했던 글쓰기가

많은 책과 글속에서 내 글의 초라함이 그대로 느껴질 때면

그나마의 용기도 멀찍이 물러난다.


난 꽤 비겁하다.


끝까지 용기내질 못하니 말이다.


이런 식이라면 곤란한 걸 알면서도 그러고 있다.


결과적으로 완성해야 할 글을 다 마무리 짓지 못하고

손을 놓고서 그냥 읽는 독자의 삶으로 전락해버리고 만다.


이게 훨씬 편하다는 핑계 뒤로 숨었다.


대단한 글의 품격이 느껴지는 엄청난 작품을 만들 것도 아니고

왜 그렇게 겁을 먹고 있는지..


가끔은 내팽겨친 원고를 만지작거리며

미련과 아쉬움에 펜을 들었다 놓았다 한다.


쓰고 있는 내가 멋있어서 괜찮은 나 같아서 시작했건만

이렇게 쉽게 포기할 것 같았으면

애초에 왜 쓰겠다란 전선포고를 거창하게 했을까 싶다.


생각해보면 난 읽는 것도 쓰는 것도 참 종아하는 단순한 사람이었다.


대단한 목적과 결과를 바라는 것이 아닌

순수한 창작의 세계가 나에게 주는 멋진 판타지가 나를 다시 숨쉬게 하는 것 같아

그 안에 꽤 즐겁게 머물러 지내며 살아왔다.


장벽과 한계를 맞닥뜨리면서 

손이 무겁고 마음이 경쾌하지 못하는 엇박자 속에서

계속 써내려가지 못하고 움츠려 있었던게 사실이다.


무턱대로 덤벼들던 초보의 용기를 생각하면

그 뒷 이야기를 근사하진 않더라도

나답게 마무리 지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복잡한 생각이 얽혀있는 한해가 마무리 되는 이 시점에서

몇 일 남지 않은 2021년을 보내고

새해엔 그 용기를 꺼내서 원고를 조용히 마무리 짓고

더 나답게 홀가분한 글쓰기를 이어가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계속 쓸 수 밖에는 뾰족한 다른 수가 없다.


동네 소식을 주고받을 수 있는 동네 친구 한 명 없는 외톨이 신세지만 사실 그것이 더 좋다.

나는 홀로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익명의 존재인 것이 편하다.

내 이름이 무엇인지, 내가 누군지 아는 사람은 없지만

우리 동네라는 익숙한 공간이 주는 안전함과 안정감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p194


동네 생활자인 나로서 굉장히 공감하는 

또 다른 형태의 행인 1이 바로 나다.


낯선 동네에 이사온지 이제 겨우 한 달 반 지났다.


이 곳 생활에 일찍 적응하기 위해선

동네 친구를 사귀는 편이 좋겠다고 마음 먹고

가까운 곳에서 하는 독서 모임을 신청해보지만

내 마음에 부합되고 코드가 맞는 사람이 없는 것 같아 쓸쓸하다.


여전히 사람을 찾아야 하나 고민해보고

맘카페를 서치하는 정도로

익명의 나로서 조용히 존재하며 이 동네의 행인으로 자리를 채우고 산다.


나를 아는 사람은 없지만 이따금 느끼는 홀가분함과 자유로움은

내가 하고 싶은 일과 행동에 제약이 없어서 편하다.


딱히 어떤 관심사를 쏟아서 잘 보이지 않아도 괜찮고

공원을 한 바퀴 천천히 걷다 들어가거나

맛있는 빵집에 들러 간식거리를 사는

귀소본능이 바깥 생홥보다 더 중요하고 즐거운 일이기도 하니까.


언제까지 혼자 노는 이 생활이 이어질지 모르겠으나

지금은 덜 애쓰고 살고

안으로 에너지를 쓰고 모르며 살련다.


그래도 좋은 내가 되고 싶어

마음의 방향과 코드가 맞는 책으로

든든한 지원군을 만난 기분이 든다.


오늘도 나랑 잘 지낼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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