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육아 일기가 아니라 난 좋다.
아이가 태어나고 1년 정도 육아 일기를 썼는데
나중에 깜짝 선물로 두 아이에게 줄 작은 내 마음이란 생각에
참 부지런히도 썼던 것 같다.
지금은 그런 생각보다
내 이야기를 하고 싶고
내 하루를 곰곰히 떠올려보고 싶다.
엄마보다 나로 살고 싶은 마음이
이제 고개를 들고서 똑바로 나를 쳐다보고 있다는 걸
꿈틀대는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알게 된다.
그래서 엄마는 쓰나보다.
내 이야기를 쓰고 싶나보다.
멋진 책상이 아니더라도 식탁에서 공상하는 시간이든,
꿈을 현실화하는 시간이든 나만의 시간을 갖겠다는 굳은 결심만 하면 됩니다.
식탁도 좋고 소파 옆 작은 테이블도 좋고, 아이가 등원한 후 조용해진 아이 방도 좋습니다.
내 생각을 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면 되니까요.
p92
엄마도 엄마만의 책상이 필요하다.
아이들 책상을 사주면서
한편으론 내 책상을 부엌 식탁이 아닌
내 것으로 하나 마련하고자 여러번의 생각을 했으나 번번히 마음을 접었다.
나한테 쓰는 건 굉장히 불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었다.
이번에 이사를 하면서 서재방을 꾸미고 책상을 마련했다.
온전히 나를 위한 공간을 말이다.
그간 상자에 담겨 꺼내두지 못했던
내 책들을 다 꺼내 책장에 가지런히 꽂고서는 마음이 벅차올랐다.
책상도 하나 사서 완벽한 서재의 하모니를 더했으니
나의 놀이터이자 쉼터가 된 이 공간을 매일 들락날락한다.
온종일 머물며 자고도 싶은데
잠자리 독립이 아직 멀어보이는 막둥이와 안방에서 잠을 자지만
마음은 서재에 종일 머물다 잠드는 기분이다.
그렇게 쉼을 얻는 내 공간을 마련하는 일이 필요하다.
엄마도 충분히 그럴 수 있고,
그럴 필요가 있다.
엄마 일기를 쓰는 시간과 책 읽는 시간, 글 쓰는 시간은
저에게 '꼭 지켜야만 하는 나만의 것'입니다.
이 시간을 자발적으로 희생한다면,
나의 몸과 마음도 불만족스러운 상태에서 지치게 될 것입니다.
아이와 가족을 대하는 태도에 부정적인 기운이 나타날 수밖에 없고요.
p213
엄마도 엄마가 좋아하는 걸 충분히 사수하며 살아도 좋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자연스럽게 몸에 베인 습관처럼
아이와 남편에게 양보하고 배려했던 것이
때론 나를 지키지 못했던 속상한 때도 많았다.
좋은 것을 아이들 먼저 챙겨주다보면
내 입에 들어갈 것이 없거나 적다.
그게 당연한 것처럼 생각했지만,
떄론 맘껏 나를 챙길 수 없어 속상하기도 했다.
나를 이토록 챙겼더라면 좋았을 순간들이 떠오르지만
억울하지 않았던 건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훨씬 크다는 생각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진짜 내가 원하는 걸 챙기는 것도 중요하다.
엄마도 희생이란 시선과 생각에 잣대를 좀 멀리 두고
나를 지켜나갈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요즘은 더 공감한다.
나로서 살아갈 시간도 필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이 책이 그런 고민들을 나누고 싶어하는 엄마들에게
엄마로써 살아가는 것보다도
나를 돌아볼 여유와 시간을 권하는 접근이라 좋다.
지금도 난 내가 좋아하는 책을 읽으며
내 시간을 사수한다.
부족한 글을 쓰고 기록으로 남기며
좀 더 나로 온전해지는 시간을 즐기고자 애쓴다.
이런 작고 소소한 행복들이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하나 둘 채워지면 나로 서는 법을 제법 잘 알아가게 되는 것일테니까.
이젠 내 일기를 내 이야기를 쓰고 싶다.
그런 엄마여도 난 괜찮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