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늘도 유난 떨며 삽니다 - 소심한 사람이 세상에 던지는 유쾌한 저항
박현선 지음 / 헤이북스 / 2021년 11월
평점 :
오늘도 유난 떨며 삽니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박현선
홍익대학교 목조형가구학과에서 학사를 받은 뒤 핀란드 헬싱키미술대학(지금의 알토대학)에서 가구디자인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헬싱키에서 ‘어바웃블랭크’라는 제품디자인 회사를 운영하며 현지 제작자들과 함께 오래 쓸 만한 좋은 제품 생산을 목표로 공책, 가구 등을 만들어 핀란드를 비롯한 독일, 벨기에, 싱가포르 등지에 납품하고, 덴마크와 핀란드 등지에서 전시했다. 또한 한국디자인진흥원 〈디자인 이슈 리포트〉와 네이버&월간 디자인 〈디자인 프레스〉에 다년간 기사를 연재하며 간결하고 기능적인 핀란드 디자인을 소개했다.
일을 하는 동안 끊임없이 물건을 생산하고 소비하고 폐기하기를 반복하는 환경을 보며 ‘이대로 괜찮을까’ 하는 우려와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2019년에 《핀란드 사람들은 왜 중고가게에 갈까?》를 출간하며, 현지의 활발한 중고 문화를 통해 현대의 소비와 생산이 가진 문제점을 짚어보고 지속 가능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질문을 던졌다.
지금은 강연이나 칼럼 등을 통해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들을 만나며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그다지 유난스럽지 않은데,
왜냐 나도 그러니까.
시원하게 담아낸 이 책의 글이 내 생각을 대변해주는 것 같아
마냥 신이 난다.
아무렴 어때..
저마다 자기만의 삶의 방식이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모습으로 살아간다.
또 비슷한 삶의 모습을 꿈꾼다.
다들 삶의 목표는 다르지만 그것을 성취하는 과정과 방법들은 비슷비슷하다.
스스로를 깎고 다그치고 몰아세우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고통을 감내하지 못한 사람은 뒤처지거나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것을 마치 당연한 공식처럼 여긴다.
p87
패배자를 쉽게 여기는 우스운 꼴을 보고있자니 분이 차오른다.
당연한 세상의 이치라고 치부해 버릴 정도로
개인의 가치를 그렇게 소홀하게 여기고 가볍게 생각하는 삶은 경계하고 싶다.
나부터도 스스로를 책망하고 싶다.
내가 제대로 해내지 못해서라고 다그치기보다
나만의 방식대로 내 삶을 산다는 것에
좀 더 집중하는 편이 훨씬 생산적인 것같다.
참 보잘 것 없어 보여도 지극히 잘 살아가고 있음을
스스로 떳떳하게 여기며 산다.
열정적이고 치열하게 살아야만 잘 사는 것이 아니더라도
느긋하게 나를 돌봐가며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간파하며 살아가는 편을 택하고 싶다.
그런 내 결정에 좀 초조해 할 수 있더라도
보통의 나로 매일 읽고 쓰는 지금의 때가 좋다.
그런 텐션을 좀 더 오래 지속하고 싶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에 때로는 미미한 저항감을 느끼기도 한다.
아직은 조금 더 쓰고 싶은데 새로운 선택을 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고장이 나면 고쳐서라도 쓰고 싶은데 가전제품은 구멍 난 양말이나 의지와 달리 직접 손을 대기가 어렵다.
벌써부터 변화 앞에 무력감을 느끼는 노인이 된 기분이다.
p110
수집해 가지고 있는 CD를 이번에 정리할까 싶어
친정에 있던 내 소장용 CD를 처분하고 말았다.
괜찮은 CD플레이어를 사도 좋겠지만
근사한 스피커로 음질 좋은 스트리밍 플레이가
생활하는데 이젠 너무 편해졌다.
잡다한 걸 덜어낸다고 생각하고 CD를 정리했건만
매달 결제되는 음원 사용료와
할부로 나가고 있는 고가의 스피커를 보고 있노라면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실체가
나를 둘러싸고 있는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가끔 씁쓸함이 밀려온다.
쓰고 있는 휴대폰도 금방 구형이 되어버리고
내 집처럼 드나드는 마트에서 구경하는
전자 기기 아이쇼핑은 나의 인내와 절제를 늘 시험한다.
위태로운 줄다리기를 마치고서 집에 돌아와
머릿속에 맴도는 신형 기기들을 떠올려보면
진득하게 오래 남아 있는 것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싶다.
다행인건 서재에 존재하는 책은
변화의 바람에 아직도 굳건히 서서 날 지켜주는 존재라서 감사하다.
그런 무력감이 느껴질 때면
서재방에 들어가 책을 읽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대단히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니지만
내 안에선 매일 치열한 고민과 생각 안에서
신중을 걸쳐 나름 괜찮은 결론에 도달해 내기 위한 고군분투를 하고 있다.
그런 생각의 방향이 비슷해서 더 이 책이 끌렸나보다.
모처럼 피식 웃음나는 가벼운 쾌감을 책 속에서 느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