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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인용 식탁 - 빈속을 채우 듯 글로 서로를 달래는 곳
유부현.고경현.고지은 지음 / 지금이책 / 2021년 11월
평점 :
삼인용 식탁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유부현
(넘버 1)
교육자 집안 출신으로 아이들이 대학교에 입학할 때까지는 평범한 가정주부였다. IMF 이후 아이들을 졸업시키기 위해 자영업 세계에 뛰어 들었고, 최근까지 식당 운영을 하였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70대에 은퇴를 하게 됐다. ‘리어카와 비행기는 있어도 버스는 없었다’는 회고를 할 정도로 중간이 없는 삶, 인생의 희비 곡선이 컸다. 현재는 어느덧 40대가 된 아들, 딸과 함께 쓴 첫 책의 출간을 앞두고 있고 딸이 부여한 ‘보조작가’ 타이틀에 힘을 받아 건강을 회복하고 있는 중이다.
저자 : 고경현
(넘버 2)
서울 종로구에서 일식집을 운영하였고, 현재는 코로나19 여파로 20년간 운영해 오던 식당을 정리, 자영업자의 길을 내려놓고 2021년 6월 제주로 이주했다. 서울토박이로 낯선 곳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고 구옥과 폐가를 새롭게 리모델링하는 인테리어 일을 배우는 중이다. 책 작업을 하며 글쓰기의 매력에 빠져 브런치 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저자 : 고지은
(넘버 3)
19년차 라디오 방송작가다.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 ‘양희은ㆍ서경석의 여성시대’를 거쳐 현재는 CBS, 국악방송, KBS에서 구성작가로 활동 중이다. 「여성가족부」 주최 “제22회 양성평등 미디어상” 최우수상, 「여성조선」, 「신협」 공동주최 “내 인생의 어부바, 에세이 공모전” 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물질하는 글쟁이, 깃털 같은 삶을 꿈꾼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에세이
#삼인용식탁
때론 가깝기도 때론 멀게도 느껴지는
내 가족의 모습을 떠올려본다.
전하지 못한 속내가 많아서
속이 타오를 때가 많은데 어쩌면 차분히 글로 남겨진
이야기는 더 간결하고 분명할지도 모르겠다란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 가족이 두런두런 나눈 편지글이
이상적이고 닮아가고픈 부분들이 많아 인상깊게 읽었다.
글을 쓴다는게 뭘까?
당연히 그동안은 글을 쓰지 않아서 잘 몰랐다.
그런데 요즘은 낯선 내 모습을 보는 것만큼이나 낯선 감정들과 마주하곤 한다.
이런 걸 소녀 감성이라고 해야하나?
중년 남성들은 감정 표현을 잘 안 하는 편인데, 글을 쓰다 보면 나도 모르게 내 안의 감성이란 것이 폭발할 때가 있다.
p87
중년인 내가 가진 유일한 취미가 독서와 글쓰기이기에
이 책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습관적으로 라디오를 틀어 듣고
조용한 아침 시간은 독서로 하루를 시작한다.
글은 책읽기에서 얻어진 생산활동처럼
같이 시너지를 줄 수 있는 좋은 동력체이다.
글을 쓰는 시간이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라는 것에 공감한다.
나이가 들면서 더 나를 돌아볼 시간과 여유를 가지게 된다.
이전과는 다른 행복감을 느끼기도 한다.
오래도록 좋은 문장을 가까이하며
좋은 글을 쓰고 싶은 바램이 생겨난다.
그런 관심이 책을 고르는 것에도 영향을 미치니
어느 것 하나 내가 애정하지 않은 것이 없다.
나에겐 적어도 소중한 삶이자 애정을 가지고 노력하는 생산 활동이기에
더없이 이 책을 보며 공감하며 마음으로 읽고 다시금 생각을 정리하게 된다.
중년의 나이가 될 때까지 함께 살면서 그 누구보다 가족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어머니와 지은이의 글을 읽으면서 '우린 서로 참 많은 속내를 감추며 사는구나' 새삼 깨닫게 되네요.
풀어 놓으면 이렇게 가벼워지는 것을,
아마도 내 삶의 무게를 다른 가족에게 더 얹게 될까 봐 서로를 너무 많이 배려하며 살았나봅니다.
p138
이 책을 읽는 또다른 묘미는 '서로에게 보내는 편지'가 아닌가 싶다.
언제 써보고 안 쓴 편지인지 기억에 가물거리는터라
가족이 돌아가며 이야기를 주고받는
소소한 편지 글이 마음을 진실되게 전달할 수 있는
좋은 매개체같아서 잔뜩 쌓여있는 편지지를 매만져보기도 했다.
고민으로 가득한 밤을 보내고 있는 사춘기 딸아이에게도
늘 업무에 시달려 스트레스가 많은 남편에게도
집안에 귀염둥이 막둥이 녀석에게도
엄마의 손편지를 몰래 건네고 싶어진다.
글이라는 좋은 연결고리가 가족을 더 가깝게 이어주고 있는 것 같아
참 따뜻한 문장들 속에서 서로를 품는 마음이 느껴져서 좋았다.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면서
더 마음은 각박해지고 서로를 보듬어 살기 힘든 시절을 보내고 있는터라
이 글이 주는 위로와 재미가 조금은 남다르게 느껴졌다.
가만히 서로를 들여다보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글을 쓰는 시간동안이라면
시간을 내서라도 써야할 것만 같다.
그렇게 오늘도 힘들었을 가족들에게
내 마음을 무심히 건넬 수 있는 글을 몇 자 적어
살며시 식탁 위에 올려두고 싶은 마음이 선다.
가장 가까운 거리의 가족이 가장 먼 거리로 느껴진다면
가만히 이 이야기에 합류해 그들이 나누는 얘기에 한번 집중해보면 어떨까.
내 일이기도 남 일이기도 하면서
묘하게 우리의 이야기처럼 맞닿아 있는 부분이 많아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손편지가 쓰고 싶은 마음이 몽글몽글 피어 오를지도..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