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세계의 모든 말 - 둘의 언어로 쓴 독서 교환 편지
김이슬.하현 지음 / 카멜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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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세계의 모든 말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김이슬
일주일에 한 번씩 로또를 사는 사람. 여전히 그런 게 희망이라 믿으며 내가 좋아하는 사람 역시 나를 좋아하는 일은 운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이미 읽은 책을 다시 읽고 싶은 마음은 기적과도 같아서 자주 책장 앞에 서 있다.

인스타그램 @ESEULSSI

저자 : 하현
로또를 사는 돈이 세상에서 제일 아까운 사람. 희망과 행운을 자주 헷갈리지만 절망과 불행은 야무지게 구별한다. 좋아하는 공룡은 브라키오사우루스다.

인스타그램 @2YOUR_MOON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얼마전 딸과 엄마가 주고 받은 독서 편지의

참신한 소재의 책을 만나보고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혼자만 줄곧 읽어왔던 독서를 해왔던터라

이와 같은 형태의 교류는 나에게 낯선 일이었다.


각기 다른 생각과 세계 속에서 잠식하고 있는

머릿 속 세계를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공유하며 여러 감정을

나눈다는 것에 큰 영감을 받았었다.


이 책은 친구처럼 편한 이야기 상대와

편하게 주고 받은 독서편지라

책에 대해 말하고 있는 이들의 세계관을

좀 더 흥미롭게 살펴볼 수 있어 앞전에 읽었던 책에서

느꼈던 감정의 연장선으로 기대가 되는 책이었다.


하현과 이슬이 주고 받은 편지를 보며

나와 이를 공유할 수 있는 벗이 누굴까 좁은 인맥 관계를 훑어보며

나와 함께 조우할 친구를 찾아보고픈 마음이 들었다.


고등학교 시절 친한 친구와 쓴 교환 일기를 끝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록의 형태는 내 인생에 자취를 감췄다.


그래서인지 별 것 아닌 이야기를 나누더라도

나와 더 깊은 관계 안에 있는 것 같아 친밀감이 더 느껴진다.


그것도 좋아하는 책과 함께 이야기 나눌 상대라니..


용감하지 못한 창작자가 스스로를 버릴 때, 그럴 때 그를 구하는 건

가까이 있는 동료들이야.

나는 이제 알아, 그들 역시 대범하지 못한 사람이라는 걸.

나처럼 자주 넘어지고 길을 잃으며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걷고 있다는 걸.

제 발에 걸려 넘어지는 바보 같은 사람들이 서로의 용기가 되는 순간이 나는 참 좋아.

p78


뭐 대단한 사람이 나에게 주는 엄청난 용기와 동기부여도 좋지만

사실 인생을 살다보며 나처럼 대범하지도

내세울 것 없는 주변의 인물들이

망한 것만 같은 인생에 힘과 용기를 더한다.


그런 용기와 힘을 얻어 좀 더 가보기로 마음 먹게 되고

깊은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거란 생각을 고쳐먹고

다시 살아보고자 힘을 내게 된다.


같은 직업군에 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공감할 수 있는 문제들도 많고

상대가 겪고 있는 슬럼프와 위기를

좀 더 받아쳐줄 이들이기에 그런 사람이 많진 않아도

한 두명 곁에 있다는 것에 웬지 모를 위로가 될 것 같다.


그렇게 살아가는 거겠지만..


나는 아직 여기까지만 살아 봐서 앞으로의 일들은 잘 모르겠어.

하지만 어차피 알 수 없다면 마음대로 생각해도 되지 않을까.

이 책의 제목처럼 인생은 이상하게 흐르니까.

이상하게 흐르는 인생에는 아주 오랫동안 사소해지지 않는 우정도 있을 거라고,

그렇게 나 좋을 대로 생각하고 다른 미래는 아직 모르고 싶어.

인터넷으로 만난 동갑내기 여자애랑 책 이야기를 하다 친구가 되어

책 이야기를 쓰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p164


책의 제목처럼 인생이

조금은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음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


그토록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애를 썼지만

내가 더 많이 힘을 주면 줄수록 멀어지고

낙심에 빠져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어 완전히 손을 놓고야 말면

다정하게 나에게 다가와 손을 내민다.


내 인생에 더 이상 찐한 우정을 나눌 친구는 없겠지라며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도 사귀는 것도

만사가 귀찮고 싫어지다가도

변덕스럽게 우정이라는 그 너머의 관계를 소망하는 나.


뜻하지 않게 관계하고 싶지 않은 울타리에서

좋은 인연을 만나게 되고

여태까지 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멀리서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감사하기도 하다.


내가 생각했던 시나리오대로 모든 연출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런 착각 속에서 살아가지만

이상하게 흘러가는 인생이라도

잘만 살아가고 있으니 참 다행이 아닌가 싶다.


하현과 이슬의 묘한 만남과

그들의 세계를 확장시키고 있는 책이라는 매개체는

좀 더 특별한 무언가가 있음을 느낀다.


그런 이야기들로 이들의 우정이 더 끈끈해질 수 있길 응원하고,

나 또한 이같은 우연한 일들이

내 인생에 노크해 들어올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열어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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