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크라잉 북 - 지극한 슬픔, 은밀한 눈물에 관하여
헤더 크리스털 지음, 오윤성 옮김 / 북트리거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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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크라잉 북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헤더 크리스털
HEATHER CHRISTLE

헤더 크리스털은 뉴햄프셔에서 자라고, 매사추세츠에서 공부했다. 지금은 오하이오에 살면서 애틀랜타의 에모리대학에서 작문을 가르치고 있다. 2009년 『힘든 농장(THE DIFFICULT FARM)』을 발표한 뒤, 『뭐가 대단한가(WHAT IS AMAZING)』, 『헬리오포즈(HELIOPAUSE)』, 『세스에게』 등 모두 4권의 시집을 발표했다. 특히 2011년 출간한 시집 『나무들 나무들(THE TREES THE TREES)』은 2012 빌리버 시 문학상을 수상하며 ‘올해의 가장 훌륭한 시집’으로 인정받았다. 저자의 시는 《뉴요커》, 《런던 리뷰 오브 북스》, 《포이트리》 등 많은 지면에 실렸다. 『더 크라잉 북』은 저자의 첫 논픽션으로,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 독자들에게 소개되었다.

역자 : 오윤성
서울대학교 미학과를 졸업한 뒤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마쳤다. 편집과 번역을 오가며 책을 만들고 있다. 옮긴 책으로 『권력 쟁탈 3,000년: 전쟁과 평화의 세계사』, 『고독을 잃어버린 시간』, 『보이21』, 『레너드 번스타인의 음악의 즐거움』, 『크리에이티브 드로잉』 등이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에세이

#더크라잉북


눈물에 관한 시간의 기록이

잔잔히 아주 담담히 쓰여 있는 책을 만났다.


여간해서는 운 기억들을 지우고 싶은데

애써 기억을 들춰내어 쓰겠다는 생각이 참신했다.


이따금 울 땐 기뻐서보다도 서러워서 아파서

괴로워서 분해서 등 부정적인 감정이 떠오른다.


그럼에도 눈물에 대한 묘사와 디테일이 아름다워서

그걸 보고 눈물이 나기도 한다.


이상하리만치 빠져들며 울음과 심연의 고독을 찬찬히 살펴보게 된다.



주방은 눈물을 흘리기에 가장 좋은 공간, 다시 말해 가장 슬픈 공간이다.

침실은 너무 편안하고 욕실은 너무 은밀하고 거실은 너무 관습적이다.

주방에서, 일하고 먹이는 그 공간에서 산산이 무너지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진실로 풀어져 내린 것이다.

주방의 밝은 조명은 어떤 위로도 없이 밝게 비추기만 한다.

p154


엄마로 살아가는 삶이 오래되면서부터

주방은 나의 창의적인 공간이자 노동 공간이며

혼자 눈믈을 삭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지극히 엄마로 살아가고 늙어가는 것에 대해

이따금 내가 너무 나이들었나 싶지만

밥 냄새가 아직 베여 있는 이 곳이 익숙해져만 가는 나이와 자리가 나쁘지 않다.


남편과 다투고 톨아져서,

시댁 어른과의 갈등에 마음이 상하고,

자식 때문에 속상해 서글픈 나를 만나는 이 곳.


익숙한 공간 안에서

난 그렇게 울고 웃으면서

이 공간을 따뜻하게 밤 냄새로 데우며 산다.


어떤 위로보다도 그 냄새가 베인 이 곳이라는 이유만으로

마음이 편해져 마음껏 쉬고 울 수 있어서 좋다.


난 헌책에서 작은 얼룩을 발견하는 걸 좋아한다.

이 중 어떤 게 울보 독자의 눈물샘에서 비롯되었는지 궁금해하면서.

p181


이런 관찰은 헌책을 대면하는 또 다른 맛이겠지.


게다가 작은 얼룩이라 하면 눈물 자국을 말할텐데

나도 그 구절에서 똑같이 눈물샘이 폭발할지는 모르겠지만,

시공간을 초월해 그 책의 원주인이 느꼈을 감정 선상에서

그 포인트에 내가 서 있다는 기분은 좀 묘할 것만 같다.


이따금 가슴이 벅차오를 정도로

책을 읽으며 감정이 북받쳐 오를 때가 있다.


또르르 흐르는 눈물을 옷으로 주섬주섬 닦기 바빠

책에 얼룩을 남기진 않지만,

미쳐 처치하지 못한 한 방울이 책 속에 스며드는 그것마저도 추억으로 남겠지.


참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하고 넘겨왔던

내 울음에 대해 떠올릴만한 생각들이 많아져서

그 때를 회상하게 되면서 대면했던 사람이나 물건이나

나와 닿았던 모든 것들이 다시 새롭게 보이는 것 같다.


누구 한 사람의 기록이라 볼 수 있겠지만,

나의 숨겨진 이야기를 들춰볼 수 있어

혼자서 그 쓴 시간을 보내왔던 대부분의 때가

지나와보니 그냥 다 나의 삶의 일부처럼 편안하게 다가온다.


내면의 지독한 아픔이 축적된 눈물을

자주 흘리고 싶지 않아 애써 웃고 살아가지만

어쩌면 눈물만큼 가장 날 나답게 가장 솔직하게 보여주는 것도 없지 싶다.


그런 울음을 조용히 안아주며

나의 시간 안에서 앞으로도 채워나갈 눈물을 기억해보고 싶다.


그 눈물이 바로 깨끗한 내 모습 같아서..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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