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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에는 긴 머리 - 지금의 내가 더 좋아
이봄 지음 / 이비락 / 2021년 4월
평점 :
40에는 긴 머리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이봄
사려 깊은 시선으로 살고 싶은 바람을 담아 스스로 이름을 ‘봄’이라 지었다. 여러 편의 연극과 뮤지컬을 연출하였으며, 『영화, 여자를 말하다』를 썼다. 현재는 건국대학교 영상영화학과 겸임교수로 연기와 연출을 가르치고 있다. 어른답게, 나답게, 그리고 즐겁게 살기 위해 『40에는 긴 머리』를 썼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출과를 졸업하고, 뉴욕대학교 대학원(M.A. Performance Studies, NYU) 공연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연출 대표작으로 어린이 뮤지컬 [목 짧은 기린 지피], 동물 탈놀이 [만보와 별별머리], 드라마 콘서트 [장기하와 얼굴들 - 정말 별 일 없었는지], 연극 [70분간의 연애], 퓨전마당극 [도화골음란소녀 청이] 등이 있다. 창작연희 페스티발 대상(2014), 제22회 서울어린이연극상 대상(2014), 김천국제가족연극제 대상과 연출상(2013)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
@yivom(인스타그램)
[예스24 제공]


나이에 걸맞는 옷차림과 헤어 스타일을
타인의 시선에 맞춰 스타일링 할 때가 많다.
나이가 들면 치렁치렁 긴 머리가 어울리기나 할까 싶고
민폐일까봐 섯불리 머리를 기르기 힘든 건
눈치 밥 먹고 오랫동안 살아온 이유가 큰 것일까.
내 머리 스타일도 내 맘대로 못하는
웃픈 현실이 참 기가 막힌다.
전보다 나이가 들어 스타일링이 멋스럽지 못하고
몸의 체형도 많이 변한터라 원래의 스타일을 고수하는 건 좀 그렇지만
시선에 발이 묶여 내가 하고 싶은 게
많이도 제한되어 있다는 사실이 더 마음이 아프게 다가온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보며 유독 속시원한 기분을 느꼈던 게 사실이다.
마흔을 넘기면서 뭐든 조심하는 마음이 커졌다.
입버릇처럼 "이 나이에 뭘..." 이라고 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자제하려는 경향이 생긴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그런 태도로는 삶을 즐기기가 어렵다.
멋지게 다시 일어선 고베시는 내 욕망을 자극했다.
즐겁게 사고 싶다. 새로운 걸 시도하고 배우는 걸 두려워하고 싶지 않다.
'무엇이든 늦었다는 생각은 하지 않겠다.
그리고 최대한 즐겁게 살려고 노력하겠다.'
p80
나이 들면 더 대담하고 용기가 날 줄 알았다.
인생의 연륜이 쌓이면 그만큼의 내공이 발할테니까.
그런데 나이 마흔 넘고보니 더 겁쟁이가 되어가는 것 같다.
젊은 사람도 늙은 사람도 아닌 중간에 끼여
사방 팔방 눈치는 혼자 다 보고 있는 꼴이라고 해야 할까.
어딘가에 끼기 참 애매한 위치에서
내가 있어야 할 자리가 온전하지 못해 늘 불안한 모습으로 서 있다.
맘 먹고 뭔가 좀 해보려고 하면
걱정이 앞서고 더 많은 건 재는 통에 늘 브레이크를 떼지 못한다.
머물러 있고 정체되어 있는 듯 하면
뭔가에 심취해 나를 끌어낼 무언가를 찾아 헤맨다.
이내 젊은 패기는 다 어디가고 온데 간데 없이 꽁꽁 숨어 버리니
매번 난 좀 더 나답게 사는 법을 잘 하지 못하니
삶을 즐기지 못하는 것처럼 보여진다.
그나마 많은 돈이 들지 않고 집에서도 홀로 할 수 있는
독서는 내 맘껏 하고 있는 유익한 낙이다.
좀 더 확장된 모험이나 도전을 꿈꾸지만
나에겐 아직 역부족인지
사회적 시선이 두려운 건지 늘 비겁하게 돌아서는 모습을 자주 확인한다.
이렇게 눈치보며 살고 싶진 않은데 말이다.
그래서인지 바다에 맹세하던 그 바램이 내 마음과도 같았던 건지도 모르겠다.
아주 간절하게...
다시 꿈을 꾸고 싶다.
상상만으로 즐거워지는, 삶에 활력을 불어넣고 미래를 기대하게 만드는
그런 과감한 꿈을 꾸고 싶다.
아무 주저함 없이.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p134
내가 꿈꾸고 싶은 걸 마음껏 꾸는 것에 누구의 방해와 간섭이 필요하겠는가.
어차피 내 꿈인데
망하든 망하지 않든 상관없는 거 아니겠는가.
사실 내 생각안에서 채워지는 타인의 시선을
너무 많이 가둬놓고 살면 그때부터 피곤해지는 법이다.
자유롭게 살겠다, 꿈을 꾸며 살겠다고 선언하고서도
눈치를 스스로 보고 있는 꼴이니..
머리도 내 맘대로 길러보고
좀 화사하게 옷도 좀 입어보고
구두보다 스니커즈를 즐겨신는
나이 많은 어른이 꼴 사납더라도 나라도 괜찮으면 그만인데 말이다.
내가 불편했던 스스로의 편견과 시선안에서 벗어나
나로 살아가는 것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마흔과 쉰을 보내고 싶다.
내 멋대로 사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가장 나다우면 그만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