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 인간과 괴물의 마음 - 나를 잃지 않고 나와 마주하는 경계의 감정
이창일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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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 인간과 괴물의 마음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이창일
고려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철학박사를, 서울불교대학교에서 상담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재직하면서, 동아시아 자연학과 인간학의 미래적 비전을 제시하는 연구와 활동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까르마에토스 성격유형학》, 《민중과 대동》, 《주역점쾌》, 《주역, 인간의 법칙》, 《한국의 동물상징》, 《성리학의 우주론과 인간학》, 《사상의학》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융의 적극적 명상》, 《심경발휘》, 《심리학의 도》, 《자연의 해석과 정신》, 《황제내경》 등이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사전적 의미로 '수치'는

다른 사람들을 볼 낯이 없어나 스스로 떳떳하지 못함을 말한다.


나의 약점이나 잘못이 드러나는 걸 굉장히 부끄러워하는 감정이

잘못된 건 아니지만 표면적으로 잘 드러낼 수 있는 마음 상태는 아니기에

수면 아래 숨어 있는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을

책 속에서 그 민낯을 여실히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보았다.


넓은 스텍트럼을 가진 수치는 서로의 색이 다르고

그 깊이 또한 다르다.


좋은 감정보다도 사실 나쁜 감정으로 치부하기 쉬워서

수치스럽다는 건 자기 혐오를 느끼게도 하기에

양날의 칼을 쥐고 있는 이 감정을 잘 살펴볼 필요를 느낀다.


내면과 사회 안에서 분리될 수 없는

이 감정에 대해 아는 것 이상으로

자기 각정으로의 올바른 방향성을 찾는데

좋은 실마리를 찾는데 도움을 얻어 보기로 마음 먹게 되었다.


수치는 인간으로 살아가는 길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며,

그 길은 이전처럼 거저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엄혹한 현실을 알려주는 신호이기도 하다.

이는 역설적으로 수치의 감정은 완전함에서 타락한 감정이지만,

타락의 바닥에서 위로 올라가야 하는 신호를 가리키기도 한다.

p125


성경에서도 에덴 동산에서 알몸의 인간이

열매를 맛본 뒤, 육체적 결핍을 느끼고,

파생되는 부정적인 감정의 표상을 느끼게 되는 모습을 보면서

불완전한 이 모습이 인간이 되는 순간 생겨난 감정이

수치라는 것에 공감을 하게 된다.


은총 대신 엄격한 실존 속에서 살아가게 되는 인간은

죄와 벌을 받게 되며

수치스러운 이들이 인간답게 살아가는 걸

출산의 고통과 일하며 땅을 갈아 먹고 살아가게 되는 삶으로 표면화된다.


악이 극점이 수치로 보여지니

선의 극점도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죄를 짓고 생겨난 감정이지만

인간 심리에 중요한 문제와 갈등을 포함하는

감정의 우두머리라는 걸 분명히 알게 한다.


내면의 소란도 여기서 싹이 트는 것이라면 분명 잘 알고 있어야 할 감정임에 틀림없다란 생각이 든다.


맹자에게 부끄러우은 인간이 되는 길을 가리키는 고마운 신호이자,

삶의 즐거움을 성취할 수 있는 지표가 된다.

더 나아가 부끄러움을 채찍삼아 '크고 굳건한 기운'을 축적하며 살다 보면 의를 따르든가 치욕스러운 삶을 살든가

결단해야 하는 순간과 맞닥뜨릴 수도 있다.

p250


하늘이 준 사명처럼 비장하면서도 숭고한 감정이

거기에 있다고 생각하면 비단 수치란 감정이 다르게 해석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유교에서 다루는 해석은 인간관계를 맺고

좀 더 평화적인 공존을 이야기 하려 하는 듯 보인다.


혐오와 사랑은 본능이라고 말한 맹자는

'수치'를 수오의 마음으로 의로움을 실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차마 남의 불행을 참지 못하는 마음.


본래 가지고 있는 고유한 힘 가운데

단순히 부끄러움과 미워함으로만 생각지 않고

의로움과 연결 짓는 해석에 주목할만하다.


생리적 수줍음에서 출발하는 감정이지만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감정으로 수치를 말하는 건

의로움의 단서가 됨을 연결지어 설명하고 있다.


부끄러움에 대한 기본 철학과 태도가

자기 내면화의 길이라고 했듯이

역사서에서의 의인들이 해석한 부끄러움의 두 얼굴이 가진

철학적 해석을 내면의 성숙으로 바라보면 생각이 갈라진다.


수치의 정의를 어디에 포커스를 맞춰야 할지 고민이 되지만

중요한 건 부끄러운 감정을 인정하되

사회적 구조 안에서 신뢰와 존중이 이뤄지기 위해

개인의 성숙함이 분명 있어야 함을 더 표면적으로 느끼게 한다.


불완전함을 완전함으로 거듭날 수 있는

안전한 장치로서의 경계를 늦출 수 없듯이

그 실체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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