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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싶을 때마다 한 발씩 내디뎠다 - 우울함과 무기력에서 벗어나 러너가 되기까지
니타 스위니 지음, 김효정 옮김 / 시공사 / 2021년 4월
평점 :
울고 싶을 때마다 한 발씩 내디뎠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니타 스위니
미국 오하이오 대학 E.W. 스크립스 저널리즘 스쿨에서 언론학 학위,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법학 학위, 고더드 대학에서 문예창작 석사 학위를 받았다. 전 세계에 글쓰기 붐을 일으킨 작가 나탈리 골드버그의 워크숍에서 10년간 공부했고, 종국에는 보조 교사로서 ‘글쓰기 수련’과 명상 수업을 진행했다. 다양한 정기 간행물과 매체에 기사, 에세이, 시 등을 싣고 있다.
니타는 부모의 방관 아래 청소년기부터 폭음을 일삼았다. 20대 시절 극도의 다이어트로 인한 섭식 장애, 30대에는 변호사로 일하다가 번아웃으로 은퇴하며 우울증과 조울, 공황 장애, 자살 충동을 겪었다. 49세의 나이에 심각한 양극성 장애에 시달리던 그녀는 친구의 소셜미디어에서 달리기 관련 게시글을 본 후 반려견과 함께 길 위를 나서게 된다. 『울고 싶을 때마다 한 발씩 내디뎠다』는 깊은 무기력에서 벗어나 마라토너로 성장하게 된 과정을 그린 에세이로, 출판 전 초고가 윌리엄 포크너-윌리엄 위즈덤 문예창작상 최종 후보에 오른 바 있다.
글을 쓰거나 가르치지 않을 때는 달리기를 한다. 풀코스 마라톤 3회, 하프 마라톤 28회, 그보다 짧은 레이스에 60회 이상 참가했다. 남편이자 열성 팬인 에드, 달리기 파트너인 황색 래브라도와 오하이오 중부에 살고 있다.
역자 : 김효정
글밥 아카데미 수료 후 현재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더 키퍼』, 『나무 이야기』, 『어떻게 변화를 끌어낼 것인가?』, 『마음을 빼앗는 글쓰기 전략』, 『내가 하늘에서 떨어졌을 때』, 『채식 대 육식』, 『어른으로 살아갈 용기』, 『당신의 감정이 당신에게 말하는 것』, 『상황의 심리학』 등이 있고 계간지 《우먼카인드》와 《한국 스켑틱》 번역에 참여하고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그저 한 발씩 한 발씩 내딛는 것뿐이었는데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마음도 몸도 삶도..
사실 나는 희망을 지키고 싶었다.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으면 진짜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이 작은 성취는 내 상상 속에만 존재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몰라도 당장은 희망을 붙잡고 늘어질 수 있었다.
p17
익숙하지 않은 일상 속으로 뛰어들 수 있었던 니타.
아마 그녀에겐 조금 더 뛰어봐야겠다란 생각이
수렁에서 삶을 끌어올릴 수 있는 마지막 호흡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침체되어 있는 삶에 활력을 불어 일으키는
몸을 움직이는 활동들은 이전과는 다른 삶의 영양분을 공급해주니 말이다.
달리기의 구간이 조금씩 늘어가고 컨디션이 조금씩 회복되는 모습을 보면서
숨쉬기 운동이 전부였던 나에게도
런닝화를 신고 당장이라도 뛰고 싶은 충동을 여러번 느꼈다.
작은 성취라는 것을 맛본지가 얼마나 되었나 모르겠다.
달리기 쯤이야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땀을 흘리고 뛴는 순간
온갖 잡념들로부터 서서히 해방되고
몸의 불필요한 지방들이 연소되니 가성비 좋은 만족감을 얻기에 좋은 움직임이 아니었던가.
그 맛과 그 감을 나또한 잊고 살고 있었다.
붙들고자 하는 희망에 좀 더 가까워지기 위한 호흡이
걷고 뛰는 것에서 이처럼 경의로울 줄이야.
달리기에서 배운 점이 있다면 바로 상황을 바꾸는 방법이다.
나가기가 두려웠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지만 결국에는 잘 나왔다 싶었다.
길을 잃을까 걱정했던 적도 한두 번이 아니지만 결국 길에서 발견한 새로운 풍경에 황홀했다.
내가 어떻게 대응하냐에 따라 침울함은 사라질 수도 있다.
p363
마라톤 완주라는 스스로가 느끼게 되는 자부심이 얼마나 클까.
난 그저 활자 속에서 그 감격스러운 순간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
나의 한계인가 싶어 좀 씁쓸해지기도 한다.
이 짜릿한 맛과 몸의 고통을 언제쯤 도전해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쉽지 않다.
두려움도 든다.
뭔가 익숙하지 않은 환경 안에 나를 집어 넣어야 한다는 생각만으로도 지치고 힘들다.
몸의 고단함은 나중 문제이더라도 말이다.
몸이 튼튼해지고 근육이 붙는 과정들은 당연히
고된 훈련으로 따라오는 선물일테지만
이런 훈련의 산물이 나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이 지대하게 크다는 것에 참 부러웅을 느낀다.
뛰지 않으면 가질 수 없으며 느낄 수 없다.
여전히 안주하고 주저하고 있을 것인가도 내 몫이며
좀 더 바꿔 생각해보자 싶어 시도해보는 것 또한 내 몫이다.
"별거 아니야. 그냥 한쪽 발을 다른 발 앞에 놓으면 돼!"
p366
한 마일 한 걸음 한 걸음 다른 발 앞에 놓는 것.
그 별거 아닌 일이 이렇게도 위대한 결과를 가져올 줄
그녀 자신도 몰랐을 것이다.
무사히 결승선에 도달한 러너의 여유인가 싶다.
크게 복잡할 것 없이 느껴지는 건 뭘까.
시도를 한다는 건 뭔가 증명해 내야 하는 강박을 가지고 있다.
사실 그런 부담 때문에 시도하지 않는 부분이 크다.
실수나 나의 어리석음이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와도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들.
그저 뛰기 위해 가볍게 옷을 차려입고 나가 천천히 한걸음 내딛는 그것이면 충분했던 것인데
너무 비장하게 생각했던 내 모습이 참 우습게 느껴진다.
오랜 우울증과 조울증, 불안 장애를 끝내 이겨내면서
나날이 걷고 재빨라지는 걸음 속에서
평범한 나날을 지내는 오늘을 그저 충실히 보내면 그 뿐이란 걸
책에서 더 가벼운 마음으로 함께 호흡 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