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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지 않고도 행복할 수 있다면 - 여행자 오소희 산문집
오소희 지음 / 북라이프 / 2021년 3월
평점 :
절판
떠나지 않고도 행복할 수 있다면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오소희
언제 어디에 머물러 있든, 자기만의 세계를 가꾸는 여성들의 멘토. 서울의 광고 회사에서 일하다 훌쩍 계룡산에 내려가 살던 때도, ‘세 살배기 아이와 세계일주’라는 장르를 개척한 여행작가 시절에도, 그녀의 목적지는 장소가 아닌 사람이었다. 한국과 발리의 우붓을 반년씩 오가며 생활하다 지난해 서울 부암동에 생애 첫 집을 지었다. 그곳에서 공동체를 위한 공간을 나누며, 나 자신에게로 이르는 길을 찾는 사람들의 여정을 함께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엄마의 20년》,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주겠지!》, 《욕망이 멈추는 곳, 라오스》, 《하쿠나 마타타 우리 같이 춤출래?》, 《살아갈 용기에 대하여》 등이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 에세이 # 떠나지않고도행복할수있다면
코로나 앗아간 일상의 작은 변화들이 무수히 많아졌다.
아이들은 제대로 등교할 수 없으며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
이웃과의 왕래가 없어지고
자주하던 외식도 쉽게 하지 못한다.
가끔 떠나는 여행은 꿈도 못 꾸고
멀리 있는 부모님을 만나뵌지 꽤 오래됐다.
강제 집콕.
자발적인 집콕과는 받아들임이 다르지만
만성이 되어가는 이 기이한 현상에 이젠 제법 적응이 되어 간다.
마스크가 내 몸의 일부가 되어
이젠 마스크없는 일상은 꿈꾸기 힘들다.
자연스럽게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다보니
휴가도 외식도 내 집에서 가능하도록 평소보다
먹거리나 청결과 집단장에 좀 더 신경을 쓰게 된다.
식물 키우는데 잼병인 내가 하나 둘 화분을 들여 가꾸는 시간을 허락하는 걸 보면
그렇게라도 자연을 가까이 두고 했었는지도 모르겠다.
전보다도 더 부지런히 밥을 해먹고
아이들과 삼시세끼를 챙기는 게 고되지만 익숙한 내 가사노동이 되어 간다.
이 책은 귀속되어 가는 집에서
더 잘 더 재미있게 더 내 취향이 깃들어진 공간으로
애정을 두게 만드는 기운을 더해준다.
'내 맘대로' 집을 만들면
온통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좋은 공간이 된다는 걸
만들어놓기 전까지는 나도 알지 못했다.
취향을 온전히 발현한 공간을 가져본 경험이 없으니.
p11
제아무리 어려워 보이는 인생에도
간간이 내리쬐는 햇살이 있고
그것만으로도
인생 전부가 살아진다는 것은
단순한 자기 위안을 넘어선, 팩트다.
p32
커튼을 열고 젖히며 일상의 시작 종과 환기를 알리는 신호탄은
꽤나 단순해 보이지만 괜찮은 루틴이 된다.
그저 평범한 행위였던 것에
의미를 부여하며 나의 하루와 끝을 알리는
작은 신호가 들어간다.
책을 보며 더 명랑한 기분을
더 좋은 것으로 내 인생에 가까이 가져오고 싶다.
하루의 시작과 마감이 매일 집에서 이루어진다.
이 공간이 우리 가족들에게
더 건강히 더 편안한 장소로 남도록
따뜻한 밥을 지어 먹이고 가끔 계절에 어울리는 꽃들로 분위기를 더하고
일상에 변주를 주는 다양한 책으로 책장을 단장시킨다.
어쩌면 엄마의 취향이 가득할지 모르겠지만
각자의 소망을 품고 있는 이 집의 작은 부분들은
각기 다르게 놀고 있기도 하다.
이 조그마한 곳에서 오늘을 살고 내일도 살고 있으니
나에게 주어지는 당연한 시간이 당연하지 않은 것이란 걸 좀 더 명심하고
하루안에서 얻게 되는 감사와 위안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건강히 오손도손 살고 싶다.
혼자가 되어 고립된 기분 속에 가끔 공허하거나
무기력함이 찾아올 때면
좀 더 나다워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려
책을 펴서 읽고 따뜻한 차 한잔으로 조용한 고요가 주는 평안을
천천히 느끼고 나를 돌보며 이 공간 안에서 오래도록 살아갈테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