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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고 발칙하게
원진주 지음 / 미래와사람 / 2021년 1월
평점 :
솔직하고 발칙하게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원진주
2009년 방송에 입문, 구성작가 생활을 시작했다. 매일 불안병에 시달리며 사람들을 관찰하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수집하는 것이 취미다. 끊임없이 수집하는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세상에서 하나뿐인 글을 쓰기 위해 고민한다. 10년 넘게 방송을 했지만 지금도 방송이 좋다. 여름에 마시는 맥주를 지극히도 사랑하는 사람. 지나가는 길에 동물과 마주하면 리액션이 절로 나오는 사람. 잘 쓰인 글보다는 편안한 글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SBS [현장21], KBS [황금의 펜타곤 시즌3], [도전! K-스타트업 2017], [굿모닝 대한민국], 채널A [김현욱의 굿모닝], YTN [강소기업이 힘이다] 등을 집필했고, 지상파와 종편 프로그램을 넘나들며 [TV 동물농장], [모닝와이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생방송 투데이], [생방송 아침이 좋다], [반려동물극장 단짝], [나누면 행복], [풍문으로 들었쇼] 등 시사, 교양 프로그램을 집필하고 있다. 한국방송작가협회 회원이다.
[예스24 제공]


편안한 글로 이끄는 일상의 문장들이
나른한 오후에 잔잔한 파동처럼 낮잠을 깨우는 책을 만났다.
불편한 마음도 조금도 어색함 없이
이 책을 읽기 편하게 받아들이며 읽었다.
방송작가.. 나도 한번쯤은 꿈을 꿔보기도 했다.
그 세계.. 그들만의 세상.
나에게 이젠 먼나라 이야기 같지만
이렇게 책으로 만나게 되면 거리와 간격이 좁아져서 좋다.
좀 더 가까이서 그 호흡을 지켜보며
따라 걷는 시간이 별로 힘들이지 않으면서 재미있어서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단숨에 읽고 말았다.
최근 스마트폰을 두고 '부러움 증폭기'라고 부르는 사람이 늘고 있다.
언제나 남과 비교할 준비를 갖추고 살아가는 것이다.
이를 두고 영국의 인지행동치료 권위자 윈디 드라이덴은 '비교병'이라고 부르기도 했단다.
이처럼 우리는 늘 타인과 나를 비교하는 삶을 자처하며 살아가고 있다.
오늘의 내가 행복한가?
p110
외형적인 다이어트를 위해 절식하고 단식하기를
매번 실패함에도 계획하고 다시 시작하는 웃픈 현실이지만
이보다 더 한 건 부러움을 안고
한껏 남과 비교하며 사는 내 삶이 심각한 문제란 생각이 든다.
이 병은 서서히 들어가기에 자신이 그런지도 모르는
자신만의 착각 속에서 비교의 수위가 점점 심해질지도 모를 비교병이다.
SNS가 핫하다.
더욱이 사람과의 만남이 제한되고 전보다 활발하지 못한 요즘
더 붙들고 사는 건 스마트폰이다 보니
집콕하면서 손에 붙잡고 종일 살아도 불편함이 없는 중독 단계를 의심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눈이 나쁜 나에겐 더 치명적이다.
노안이 오려는지 더 피로감이 빨리 느껴져
다행인지 아닌지 몰라도 화면을 보고 있노라면 더 쉽게 피로해져서 책을 보는 시간이 더 늘었다.
최근에 인스타그램을 시작한 나 역시
종종 기웃거리게 되는 남의 사생활에 관심을 보인다.
다른 사람은 무슨 책을 사고 무슨 책을 읽는지가 관심사이다.
그렇게 검색하다 들어가다보면
멋진 인테리어와 화려한 음식 솜씨가 참 부럽다.
이런 시간이 길어지면 나만 더 초라해지는 기분이 든다.
과감히 관두고 좀 더 유익한 행위로 행복을 찾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
그래서 스마트폰 다이어트가 몸의 체형 변화보다도
더 필요한 때이기도 하다.
행복을 좀먹는 행위따위는 멀리 치워버리고
좀 더 내 마음이 편한 것들로 나를 채우는 생산적인 활동이 더 유익함을 잊지말자.
때로는 감정이 수습되지 않을 때가 있다.
하지만 당장 글은 써야 하고, 그럴 땐 정말 내가 글 쓰는 직업을 그만해야 하나 싶다가도
또 어렵사리 감정을 추스르고 글을 쓴다.
나의 글이 현재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누군가를 돕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p194
참 어렵다.
내 마음을 드러내지도 못하고 애써 남을 위로 해줘야 할 땐 더더욱.
그럼에도 사명을 다해 살아간다는 건 참 멋진 일이면서도 슬프다.
글을 쓰고 싶지 않을 만큼 힘이 들땐
그냥 다 관두고 좀 쉬면 좋을 것을
그렇지 못한 현실 앞에서 덤덤한 마음으로 타이핑하는 모습이 마음 아프게 느껴진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무대에 올라
관객을 웃겨야 하는 희극인이 된 마음처럼
내 마음을 잠시 내버려두고 내 감정 따위야 어떻든
돌아가는 상황에 맞춰 내가 움직이고 있다는 건 비극일까.
그러나 누군가에겐 희극으로 보일테지.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내 인생이지만
수를 알고 있다면 재미없는 것도 인생일테지.
글을 읽으며 그 마음으로 같이 그 공간 안에 서 있다는 마음에
어깨에 손을 얹어 말없이 지켜보고만 있는 기분이 든다.
작가라는 멋진 직업을 동경하며 그려왔지만
그 안에서 고군분투하며 자신의 자리를 지켜내는 모습이
애잔하기도 하면서 열망 또한 느껴진다.
막연했던 그 세계 안으로 좀 더 가깝게 들어가보는 시간이 되어서
개인적으로는 서성거리는 발걸음을 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 일상에서 작가로서 나로서 성장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진실되게 느껴져서 더 좋았던 것 같다.
막연한 동경인 직업군으로 생각해왔지만
내가 보는 방송이 누군가의 땀과 결실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좀 더 파고들어가 살펴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그 자리에서 오래도록 빛을 잃지 않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