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쓸 만한 일 - 나를 구성해온 일들의 기록
줌마네 지음 / 지식의편집 / 2020년 12월
평점 :
품절
쓸_만한_일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줌마네 (엮음)
SINCE 2001
여자들의 자립과 예술적 성장을 서로 돕는 곳.
〈산책학교〉, 〈자기기록 워크숍〉, 〈일상의 여성학〉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여자들이 세상에 말을 걸고 스스로의 이야기를 하는 장을 만들어 왔으며, 여자들의 시선과 경험을 기록한 책과 영화를 제작하고 있다. 기획한 책으로는 《이토록 두려운 사랑》, 《밥 퍼! 안 퍼!》 등이 있다.
카페 CAFE.NAVER.COM/ZOOMANETT
페이스북 FACEBOOK.COM/ZOOMANETT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나를 구성해온 일들의 기록
이 책은 가장 날것의 기록처럼
가공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기록의 산물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이런 형태의 책을 처음 접하기에
각 장마다의 특색있는 사람 냄새가
다 다르게 느껴져서 뭔가 더 특별하게 여겨진다.
사는 형태도 직업의 형태도 다 다른 스무 명의 사람들이
자신의 연대를 기록한 이야기들을
하나 둘 꺼내 보는 재미가 있어서 흥미롭다.
대학교 다닐 때 아르바이트를 굉장히 많이 했는데 그 중 하나가 학교 도서관에서 책 정리하는 시간제 일이었어요.
그 알바를 꽤 오래 했는데 그 장면이 오랫동안 남아요.
어딘가 매우 불안정하던 시기였는데, 일하는 시간에 숨어서 책을 많이 읽었죠.
주로 박완서, 공지영 등 여성 작가들의 책, 분노와 억울함으로 가득 차 있던 젊은 시절의 저를 다독였던 기억이에요./p50
사소한 대화가 오가는 인터뷰 형식도 재미있게 읽었다.
형식이 자유로워 읽으면서도 지루할 틈이 없어
뜬금없이 눈길이 가는 인터뷰나
소소한 이력들이 더 인간적인 느낌이 들어 좋다.
이런저런 오가는 추억들이 있어
하나의 단편을 떠올리게 하는 묘한 기분을 느낀다.
그 대화에 나도 어느덧 끼어서 내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싶은 기분도 든다.
'줌마네'에 낄 구색을 좀 갖추고 싶어지만
딱히 일이라고 할만한 게 없는 평범한 전업주부인 내 이력은
어떻게 구상하면 좋을지 고민해보게 된다.
연대 별로 정리해 보면 마흔까지 살아온 내 인생이
결코 헛투로 살아온 삶이 아니란 생각에 혼자 감격스럽다.
좀 더 나중엔 어떤 형태로 살아갈지
내 이력을 더 할 책방지기라는 타이틀이 하나 더 붙었으면 좋겠다.
추억을 거슬러 내가 책을 좋아하게 된 그 배경과
그 시절을 떠올려보니 고등학교 시절 학교 도서관이란 장소가 참 특별했던 기억이 난다.
이제 인생에서 바느질이 없었으면 어땠을까, 어떻게 이걸 극복하고 살았을까 싶어요.
다른 분들에겐 그게 요가일 수도 있겠고 다양한 방법들이 있겠지만 저에겐 바느질이에요./p149
'아사'님의 바느질 사랑은
주부로 살아가는 사람에 활력을 느끼게 하는 힘을 느끼게 한다.
기록된 배열들을 살펴보면 소소함 속에서
바느질 사랑이 한결같이 느껴진다.
주부라 더욱 공감되는 건
육아와 집안 일을 떠안고 나로 살아가는 법을
잃어버리지 않는 그 균형을 건강한 방법으로 잘 풀어가고 있는 모습에서 참 인상적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에 몰입하며
생기넘치는 일을 한다는 건
또 내가 살아있다는 걸 느끼게 하는 행위이기도 하기에
주부이지만 좀 더 나로 살아갈 형태를 만드는 건 참 중요한 일인게 분명하다.
뜨개는 나에게는 큰 일거리가 하나 더 추가 되는 것처럼 느껴질테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보며 이력을 더하고 싶다.
단순히 즐겁고 재미있는 것을 찾아보는 것만으로도
뭔가 모르게 나를 간지럽히는 기분 좋은 웃음이 난다.
지금도 앞으로도 주부로 더 머물러 살아갈테지만
내 인생 이야기에 더 추가될 소소한 재미들을
내년엔 더 많이 만들어보면 좋을 것 같다.
밖에 나가 활동하는 범위가 더 좁아진 요즘은
집콕으로 괜찮을 아이템과 집순이로 놀 수 있는 것들을 고민해보게 된다.
매일의 새로움을 다양하게 발견하긴 힘들겠지만
다양한 책들로 부지런히 다양한 세계를 들여다보는 건 가능하기에
이것만은 내 손에서 놓치지 않고 계속 하고 싶다.
멋진 서사가 만들어질진 미지수이지만
그렇고 그런 따분한 스토리라도 내 인생이기에
나만큼은 좀 더 내 삶에 푹 빠져 행복한 일들을 만들며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