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사람의 생각 - 광고인 박웅현과 디자이너 오영식의 창작에 관한 대화
박웅현.오영식 지음, 김신 정리 / 세미콜론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하는 사람의 생각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박웅현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뉴욕대학교에서 텔레커뮤니케이션 석사 학위를 받았다. 제일기획에서 광고 일을 시작해 지금은 TBWA KOREA에서 크리에이티브 대표(CCO)로 일하고 있다. 인문학적인 감수성과 인간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광고 철학으로 하여 ‘넥타이와 청바지는 평등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사람을 향합니다’, ‘생각이 에너지다’, ‘진심이 짓는다’ 등의 카피를 썼다. 저서로 『책은 도끼다』, 『다시, 책은 도끼다』, 『여덟 단어』, 『인문학으로 광고하다』 , 『안녕 돈키호테』(공저) 등이 있다.

저자 : 오영식

서울대학교 미술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공예를 전공했지만 실생활과 연관된 작업에 관심을 갖고 디자이너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주로 아이덴티티 디자인과 브랜딩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현재 토탈임팩트(TOTAL IMPACT) 대표이자 비주얼 브랜딩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현대카드, JTBC, SK텔레콤, 롯데카드 로카 등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토탈임팩트의 현대카드 디자인 이야기』(공저)를 썼다.

저자 : 김신 (정리)

홍익대학교 예술학과에서 미술 이론을 전공했다. 월간 『미술공예』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월간 『디자인』 기자와 편집장으로 일했고, 대림미술관 부관장을 지냈다. 현재 저술가로 활동하며 여러 매체에 디자인 관련 글을 기고하고 있으며, 대학에서 디자인 역사와 디자인 이론, 비평 등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 『고마워, 디자인』, 『당신이 앉은 그 의자의 비밀』 등이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창작하는 사람들의 삶과 생각들이 늘 궁금했다.

각기 다른 영역 안에서 서로 다른 삶의 방식으로 살아가지만

예술하는 이들은 뭔가 좀 더 특별해보이는 건 왜일까.

그런 판타지를 가지게 되는 건

그들만의 예술적 영감이라던지 보통 사람들과는 사뭇 다른 감각이

그럴 것만 같은 생각을 굳히게 만든다.

박웅현 작가님은 워낙 유명한 저서 <책은 도끼다>로 이미 잘 알고 있었기에

디자이너 오영식과의 대화가 더 관심있게 살펴봐진다.

이 책은 창작의 현장 안에서 좀 더 생동감있는 대화가 더해지는 해석과

사사로운 이야기에 빠져읽게 만든다.

특정한 주제에 대해 연구를 많이 하다 보면 다른 사람들이 결코 보지 못하는 게 보이고,

그런 이해로부터 문제 해결이 시작되는 것 같아요.

어떤 프로젝트를 하든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넘어선 해결 방법은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창의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컬렉션이든 독서든, 아니면 어떤 경험이든, 이 세계에 대한 사려 깊은 관찰은 반드시 필요한 일로 보입니다.

p98

영감이나 자극을 받기 위해 책을 읽기보다는 마음에드는 문장을 더 깊이 음미하는 것에

더 마음을 기울이는 박웅현 작가님을 보면서 단순하지만 단순하지 않아 보였다.

책을 읽는 이들에게 단순히 창작 활동이 문장을 쓰고 문장을 다시 되새길 때

다시 재구현되는 뭔가의 생산적인 활동이 알게 모르게 생겨난다는 사실에 공감한다.

우리가 흔히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 보는 걸 '관찰'이라고도 하는데

이런 세심한 관찰에서 창의적인 일들이 발생한다는 것이 옳다.

그냥 얻어지는 천재적인 영감도 있겠지만 대게는

세심하고 사려깊은 관찰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

이런 사고와 생각들이 생활 양식에 그대로 묻어 있다면

무에서 유가 창조되는 놀라운 일들이 일어날 법도 하다.

나에게서 책은 어떤 결과물적인 데이터를 얻기 위한다기 보다

단순히 좋아서 하게 된 취미에 불구하지만

어쩌면 이 독서라는 창작 활동을 통해 의미가 확장되고

영역이 넓어져 더 깊은 예술의 세계로 뛰어들어가볼 수도 있겠다란 생각이 든다.

영화 <아메리칸 사이코>를 보진 못했지만,

명함의 서체를 가지고 논쟁하는 장면이 뭔가 흥미롭다.

그래픽 디자이너라 세심히 글씨체를 살피는 것도 있겠지만

무심히 넘길 수도 있는 그런 디테일함을 놓치지 않는 것에

직업에 대한 열정 이상의 능력을 보이는 관찰이

얼마나 중요한 창작 활동의 뿌리가 될 수 있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아마도 이 책을 덮고나면 이 영화를 찾아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더 유심히 그 명함을 들여다보고 있을지도.

배려는 곧 어떤 목적에 부응해야 하는 광고와 디자인의 숙명처럼 느껴져요.

반면에 예술은, 특히 현대미술은

특별한 목적을 갖기보다는 순수한 자기표현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p140

책에서 박웅현 작가님이 잠깐 언급한 '자비의 침묵 수도원'이라는 건축학적 디자인은

'배려'를 바탕으로 한다는 것에 관심이 쏠렸다.

잠깐 인터넷 검색 찬스를 써서 찾아보았더니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이일훈 건축가가 설계한 이 곳은 정갈하면서도 초록의 신선한 느낌이 제법 군더더기 없이

잘 만들어진 공간 같아서 한번 구경 삼아 가보고도 싶었다.

인상적인 건 좁은 복도를 두 사람이 나란히 지나갈 수 없지만

살짝이 옆으로 붙어서면 비로소 두 사람이 지나갈 수 있는

'겸손의 복도'란 이름의 이 공간 안에 한번 맞대어 서보고 싶었다.

수도사들의 삶의 방식과도 닮아 있는 '배려'는

우리들에게도 필요한 깨달음이 아닌가싶다.

그래서인지 박웅현 작가님의 말처럼 예술은 표현이고,

디자인은 배려라는 말이 그냥 흘려듣지 않게 된다.

독창성도 좋지만 배려하는 마음을 가진 창작가가 빚어낸 작품은

이미 그 하나만으로도 좋은 예술성의 가치를 가진게 아닐까.

나는 디자인을 전공하거나 예술 활동을 하는 사람이 아닌 평범한 주부이다.

예술적 소양을 가진 특정한 사람들에게서 얻게 되는

뛰어난 감각이나 사고는 다를지 몰라도 책 안에서 예술을 대하는 태도를 더 관심있게 살펴보게 된다.

관찰과 배려는 특정 창작 활동을 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기보다

나같이 평범한 사람도 나의 영역 안에 좋은 기초가 되는 도구처럼 여기고 싶다.

창작에 대한 대담집 또한 하나의 예술적 형태로 보여지는 이 책을 보며

일상의 예술에 더 관심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