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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미워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 조금 더 행복해지기 위한 어느 부부의 특별한 실험
박햇님 지음 / 앤의서재 / 2020년 6월
평점 :
남편이 미워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박햇님
삶의 안온함 속에서 뭉그적거리기를 좋아하던 여자, 남편을 만나 자신의 인생이 파란 많은 삶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결혼 2년 차, 사표를 던지고 남편과 느지막이 유학길에 올랐지만, 뚜렷한 결과를 내지는 못했다. 남편은 언제나 괜찮다고 말한다. 때론 긍정적이라 의지가 되고, 어떨 때는 그 모습이 답답해 한숨이 나오고……. 감정이 하루에 열두 번도 더 바뀌던 어느 날, 남편이 먼저 제안했다. 자신을 소재로 글을 써보라고. 그래서 쓴 글이 책이 되었다.
현재 남편은 집에서 아이를 돌보며 식물을 기르고, 여자는 회사로 복귀했다. 회사를 쉬는 동안 비정기간행물 〈작은 가게 VOL.1〉의 원고를 집필했으며, 옮긴 책으로는 《365일 생각하는 빵》, 《꼬마 빵 레시피》, 《고잉 그레이》가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내 인생에도 돌파구가 필요했다.
엄마라는 역할에 지쳐 몸도 마음도 상처 투성이일때
나를 일으켜 세울 수 있었던 건
혼자만의 시간 안에서 나를 발견할 수 있는 여유였다.
퇴근 후 스트레스를 운동으로 풀어야 하는 남편과
여전히 육퇴가 없는 고된 노동의 시간 속에서
남편을 원망하고 분노를 표출했다.
쌓였던 감정들을 주체하지 못할떈
서로간의 언성이 높아지고 분위기가 냉랭해진다.
서로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음을 알고 있지만
모가 난 마음으로 입술은 맹독을 품고 있는 성난 뱀처럼
상대를 아프게 공격하는 시간들도 있었다.
매일 하는 집안 일은 끝도 없고,
돌아서면 끼니를 챙기고,
아이 둘을 돌보느라 지쳐가는 체력으로
저녁이면 바닥을 치는 몸으로 나를 살필 여유가 없었다.
이 책의 제목을 보면서 뭔가 다른듯 비슷한 듯한 모습 속에
글 안에서 느껴지는 솔직함이 좋았던 책이다.
주양육자와 부양육자는 서로 미묘한 온도 차를 느낀다.
주양육자 눈에 부양자는 어딘가 어설프고,
맘에 꽉 들어차지 않는다.
부양육자는 주양육자를 바라보며 '조금 힘을 빼도 좋을 텐데'라고 생각한다./p219
아이와 온종이 붙어지내는 시간이 너무 힘겨웠다.
아이가 어릴 땐 거의 독박육아를 했던터라
주양육자인 난 집안 일도 육아도
균형이 흐트러지는 걸 눈뜨고 볼 수 없어서 괴로웠다.
완벽하려고 애를 썼기에 더 힘이 들고
늘 승모근이 잔뜩 뭉쳐있는 상태를 유지했다.
남편은 가끔 아이들을 보니
눈에서 꿀이 떨어진다.
지친 기색의 아내를 보면 좀 쉬면서 하라고 하지만
맘처럼 쉬는 게 안된다.
남편에게 아이들을 맡긴다는 것도 불안해서 부탁하지 않는다.
그런 고집스러움이 몸도 마음도 탈이 나게 만드는 것이었다.
"결혼은 적당히 포기하고 참으면서 사는 거"라는 말을 어른들은 많이 한다.
나도 벌써 삼십대 중반을 훌쩍 넘어선 어른이면서 여전히 그런 말에는 수긍하기가 어렵다.
대신 '삶이 부르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마음은 슬퍼하지 않고
새로운 문으로 걸어갈 수 있도록 이별과 재출발의 각오를 해야만 한다.'는
헤르만 헤세의 글에 더 귀 기울이고 싶다./p261
결혼을 하고도 모든 걸 내 맘대로 하며 사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엄마가 되고서는 더 힘들거라 생각이 든다.
고민이 많아지고 삶에 짊어질 짐들은 늘어나지만
그걸 떠안고 살아가는 것인 인생이다.
남들과 다르다고 유난 떨 필요도 없고,
너무 비관할 필요도 없이
맘대로 다 되진 않아 보여 속상할 일도 많지만
오늘도 하루 잘 버티며 살아가고 있고
내일도 주어진 시간 안에서 유유히 살아낼 나를 믿는다.
이젠 나 혼자만의 삶이 아니기에
여럿이 어울려 살다보니
전보다 더해지는 피로감이 크지만,
이전엔 느끼지 못할 희노애락이 분명 있다.
그 안에서 좀 더 조화롭게 살아가는 법을 지금도 배우는 중이다.
매일 짧은 시간이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려 한다.
함께 또는 따로 노는 시간들이 나를 만든다.
행복해지는 법을 그 균형 안에서 찾고 배우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