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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여유가 없다고 느껴질 때
최태정 지음 / 경향BP / 2020년 5월
평점 :
마음에 여유가 없다고 느껴질 때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최태정
서른이 넘어서야 시럽을 넣지 않은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인생의 쓴맛을 알아가는 중이다. 술보다 술자리를, 사람만큼 개를 사랑한다. 분위기에 취하고 종종 한숨짓지만, 좋아하는 것을 오래 하려고 노력한다.
『잘못한 게 아니야, 잘 몰랐던 거야』를 썼다.
instagram @choi_taejung
[예스24 제공]


여유가 없다고 느껴지는 것들이
사는 동안 서서히 줄어들기를
뭔가 해보고 싶었던 일들이 코로나 사태로 인해
움츠러들고 마음에 권태로움이 찾아왔다.
다시 뭔가를 시도한다는 건 나에겐 사치가 아닐까란
자괴감으로 마음에 여유없이
집안 일에 묻혀서 지내는 매일이다.
마음이 소란스러울 땐 책을 읽는다.
이마저도 내가 붙들고 있지 않는다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인생이라며 우울함 속에 깊이 빠져있을게 뻔하다.
책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타인의 삶을 비춰주기에 내 맘처럼 힘든 상황을 겪고 있노라고
공감과 위로가 되어주는 내가 듣고 싶은 말들을 그 안에서 찾게 된다.
책을 읽으며 침체된 마음을 끌어올려본다.
나는 나를 위하거나 챙기는 것에 게을렀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나 자신에게 정작 아무런 관심이 없었던 것이다.
어쩌면 이 모든 게 그때마다 나를 알아보지 못한 결과인 셈이다.
손끝을 베이면 바로 소독하고 연고를 바르거나 일회용 반창고를 붙이면서도,
속에서 이미 난리가 난 것들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일일이 들여다보지 않으면서 말이다./p129
나에 대해 세심하게 챙기지 못한다.
항상 남편과 아이들을 먼저 챙기다보면
나에게 집중할 시간이 적다.
몇년전 어지러움증으로 메니에르 판정을 받게 되었다.
생각지 못한 건강의 적신호가 껴지면서
나를 돌보지 못한 미안함이 밀려왔다.
몸이 과부하를 알리는 신호를 보내줬음에도
늘 내가 버리지 못하는 습성으로 살아왔고
남을 챙기는 것에 우선이었고 그 눈치를 살펴왔다.
쌓여만 가는 피로를 무시한 결과
죽음까지 함꼐 할 병을 얻게 된 것이다.
지금은 이 어지러움증이 몸이 보내는 싸인이라고 생각한다.
많이 피곤하니까 쉬어주라고..
참 별거 아닌거 같은게 쉽지가 않다.
나를 살뜰히 챙기면서 가족을 챙기는 것에 좀 더 느슨해져도 좋을텐데
그 불편함 마저도 감수하고 내가 좀 편안하게 살아가도 된다고
오늘도 쉽게 생각하려 한다.
내가 애써 힘을 내 살아봐도 돌아오는 건
의외의 결과들이 많은 인생이니까.
오래 한 우물을 팠지만 뚜렷한 성과가 없다고 하더라도
모든 일에는 그에 맞는 때가 있다.
나를 믿고 끝까지 밀어붙인다면 원하는 결과물은 반드시 나에게로 돌아올 것이다.
내가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지정된 경로를 이탈하더라도 또 다른 길로 이어질 것이다./p262
새로운 변화가 늘 두려운 건 사실이다.
겁부터 먹고 시도조차 하지 못한 일이 많다.
꾸준히 책을 읽고 글을 쓰다보면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되는 여유가 생긴다.
그런 시간들이 쌓이다보니
나도 전엔 생각지 못한 한 가지 바램과 목표가 생긴다.
정상까지의 거리가 멀어보이지만
포기하지 않으면 그 곳에 도착해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런데 중간 중간 슬럼프들이 찾아오고
왜 이걸 해야 하는지 이런 수고를 누가 알아준다고란
하지 않아도 될 이유와 변명거리들이 는다.
그 시간들에 오래 머물러 있으면 있을 수록
빠져나오는 힘이 더 든다는 걸 알기에
다시 책을 들어 가속도를 높여 다시 힘을 끌어올린다.
경로 이탈을 여러번 경험했다.
지금도 느슨해진 경계와 게으름 사이에서
해야 할 이유를 분명히 찾지 않고 보인다 하더라도 애써 외면하면서
그 길 위에 서는 방해되는 시간에 머물러 지낸다.
한동안의 방황이라고 보면 될까도 싶지만
이젠 자리를 털고 일어날 시간이란 것도 잘 안다.
한 숨의 깊이가 짧아질수록
내가 가지는 여유가 더 크다.
내 삶의 작은 이야기들이
더 많은 쉼을 줄 수 있도록 다시 마음을 다잡고 건강히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