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처럼 책을 보고 책을 쓰다 - 차별화된 기획을 위한 편집자들의 책 관찰법
박보영.김효선 지음 / 예미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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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처럼 책을 보고 책을 쓰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박보영

출판편집자, 기자, 구성작가 등 글쟁이를 업으로 삼고 살아온 지 스물 하고도 네 해째. 출판사, 잡지사, 인터넷 기업, 관공서 등에서 일하며 두루두루 경험을 쌓았다. 그가 참여하여 세상에 빛을 본 책들이 많다.

뭐든지 읽고 생각하고 궁리하는 걸 좋아한다. 최고의 장점은 수다와 책보기 기술. 저자들과 수다 떨기만큼은 대한민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거라고 수줍게 자부한다. 수다를 통해 저자들의 인생 백사장에 숨겨져 있는 원석을 발견하길 좋아한다. 또한 책을 정독, 속독도 아닌 그냥 ‘보기’ 기술만 가지고 세상에 다시없는 지식인인 척 위장하는 데 능하다.

종합출판에이전시 (주)엔터스코리아 출판기획부에서 일하면서, 독자들에게 널리 사랑받는 책을 만들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했다. 4대 보험이 되는 직장을 찾다가 출판계로 흘러들어와 출판편집자가 된 지 10년째다. 직접 만든 책으로 세상을 손톱만큼이라도 바꿔 보겠다며 오늘도 망원동 어딘가에서 고군분투 중이다. 출판사를 거쳐 현재 종합출판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 출판기획부에서 일하고 있다.

본래 낯을 가리지만 사교성 뛰어난 척, 한 해에도 수백 명의 사람을 만난다. 책 때문에 만난 사람들의 명함만 운동장에 늘어놓아도 50미터 달리기가 가능하다고 자평한다. 어떤 이의 꿈을 현실로 이루어 준다는 것에 격한 자부심을 느끼며, 앞으로 100미터 달리기가 가능하도록 열심히 달려 보고자 한다.


[예스24 제공] 



 


차별화된 기획을 위한 편집자들의 책 관찰법


좋은 글을 써서 내 글이 책으로 출판되기까지

러브콜의 받기 위한 판매 전략용 무기가 될 기획의 핵심을

파악하면서 날카롭게 관찰하며 책을 읽진 않는다.


그저 읽고 싶은 책을 맘 편히 읽고

단 하나만의 메세지만으로도

하루를 살아갈 힘이 된다면 그걸로 만족하며

뭔가 엄청난 걸 잉여물로 남겨야 한다는 강박이 없이 읽는다.


아마 그런 시기가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그냥 부어지는대로 느끼고

맘껏 읽고 싶어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할 때가 나에겐 더 많이 필요했을지도 말이다.


배가 고파 이것 저것 입에 넣어

배를 불리는 것에만 만족했지

이 음식에 대한 맛과 향을 음미하며

어떤 재료들로 어떻게 조리하는지에 대해선 흥미가 없었다고 해야 맞을지도 모르겠다.


그냥 먹는 것에 만족하고

먹는 것에 즐기고 만다.


책 읽기가 아닌 보기라는 것이 참 기발했다.


이렇게 만들면 어떨까란 차근차근이

책을 파헤쳐보면서 관찰하는 그들의 시선이 참 남달랐다.


책이란 상품을 생산하는 작업자의 입장에선

수많은 글들을 보는 안목이 다를 것 같기도 하다.


마냥 독자의 입장에서 즐기는 정도를 떠나

조금은 다른 차별화된 시선으로

책 보기에 관심을 기울여본다면

내 글도 승산이 있진 않을까란 자신감을 얻길 바란다면

이 책을 읽어보면 좋겠다란 생각이 든다.


"식상한데.","이건 다른 책에서도 다 있는 얘기잖아."

와 같은 평가를 받는다면 그런 책은 잘 팔리기 어려울 것이다.

저자는 항상 자신의 책에 다른 책과 구별될만한 매력적이고 참신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매력과 참신함은 저자가 제시하는 거대한 학문적 배경이나 메시지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

그 주제와 관련된 저자의 경험, 그 경험 속에 들어 있는 소소한 솔루션에 있다./p112


내 일상을 늘 살피진 않는다.


그게 좋은 글감이 되고 좋은 소스가 된다는 걸

경험에 대한 탐구로 이끌 수 있는 지름길이라면

지나가는 평범한 내 하루에 대해

좀 더 사색하는 시간을 가지고

메모해 두면 좋은 자료로 쓸 수 있겠다란 생각이 든다.


막상 쓰려고 앉으면 머릿 속이 텅빈 것처럼

큰 이벤트에 정신이 쏠리다보면 작은 것들이 주는

일상의 공감대를 놓치지 마련이니

작가가 되기 위한 글쓰기는

참 예민하고도 고독한 시간을 물고 이어져야 하는 것만 같다.


게다가 잘 팔리는 책이란 평가의 잣대를 생각하면

더 손이 무겁고 머리도 무거워질지도..


쓰는 만큼은 적어도 내가 고단한 여정을

홀가분하게 마무리 할 수 있는 때를 생각하며

쓸 수 있을 만큼 써내되 그 이상으로 날 괴롭히진 않고 싶다.


책은 우리의 단단한 생각을 부숴 주는 도구여야 한다고 말하며

책을 곧 도끼라고 생각한 그의 비유처럼 책은

우리가 편견에 맞서고 당연하게 생각한 것들을

깨어 줄 수 있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p211


정신이 번쩍드는 섬광이 비치는

엄청난 책들을 종종 만난다.


큰 아이와도 앞전에 함께 읽던 데미안도 그랬고,

최근에 다시 읽은 그리스인 조르바도 그러한 책이다.


인생 책이란 목록에 리스트가 하나 둘 올라갈 때

그 차오르는 희열이 참 생동감 넘친다.


뭐랄까 뇌어 깨어 살아있음이 더 생생하게 느껴지는 걸

책이라는 이 매체가 나에겐 대단한 역할을 하고 있음에 감사하게 된다.


제법 두꺼운 책을 큰 아이가 조금씩 읽어 나가게 되면서

함께 공유하게 되는 책이 늘 때마다 참 기쁘다.


심지어 별거 아닌 엄마의 서평을 봐줄 때

적당한 코멘트를 치는 딸을 보면서

나와는 분명 다르지만 저마다의 색이 들어가 있는

글을 나눈다는 것이 참 행복했다.


최근엔 엄마가 읽고 재미있었던 에세이 책들을 추천해달래서

집콕중인 요즘 에세이에 푹 빠져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 정말 도끼가 되어 줄 책을 만나고 있다며

이 책 너무 사랑스럽다며 행복해 하는 그 미소가

그 어느 때보다도 사랑스러워 보인다.


'내가 느꼈던 걸 너도 느끼고 있구나.'


내면을 찌르고, 마음을 요동치게 만드는 책들이

차곡차곡 쌓일 때마다 내 삶도 딸 아이의 삶도 기대가 된다.


멋진 작가로 출판 계약이 목표인 글쟁이가 되어도 좋겠지만,

끌리는 책들을 맘껏 읽고

쓰고 싶었던 글들을 끄적거리다보면

쌓여가는 책만큼이나 내 삶도 이전과는 다르게

단단한 내공이 쌓이는 것처럼

필력도 책력도 함께 껑충 성장하리란 설렘이 나를 더 책으로 가까이 이끌게 만든다.


그 안에 더 오랜 시간 머물며

때를 기다리고 때를 준비해 가면서

오래도록 책과 펜이 삶의 무기가 되어주길 소망한다.


좋은 기술을 습득하고 잔기술을 배워 응용할 수 있겠지만

요령보다도 더 내실을 키울 수 있는 책읽기는 계속 되어야 함을 안다.


그러나 테크닉을 안다면 더 빠르게

원하는 길로 진입하기 쉬울지도 모른다.


편집자들의 책을 보는 안목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내 궤도 밖의 세상을 잠시 여행 다녀온 것 같아 참 신선했다.


더욱이 예비 작가들에겐 참 단비처럼 고마운 책이 될지도.


그 꿈 앞에 더 가까이 공기의 저항을 덜 받고

가뿐히 오를 수 있는 기술을 배워 두면

도약하기 쉬운 것처럼 이 책의 팁들을 잘 활용하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전략적인 글쓰기와 차별화된 책읽기로

글쓰기 전쟁에 과감히 뛰어들 용기를 더해

언젠가 나의 꿈도 도약할 그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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