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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1묘 살림일지
민정원 지음 / 경향BP / 2020년 2월
평점 :
1인 1묘 살림일지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민정원
주변에 늘 동물이 가득한 유년기를 보냈다. 본가에서 독립하면서 함께 살 고양이를 찾다가 다섯 살 홍조를 입양하게 되었다. 초콜릿색 턱시도에 신비한 푸른 눈을 가진 수다쟁이 고양이에게 홍조라는 이름을 주고 가족이 되었다. 2016년부터 SNS 계정에 반려묘 홍조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CATHONGZO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열네 살 고양이 홍조와 함께하는 알콩달콩 우리집 이야기
집순이와 반려묘와의 조합이
제법 잘 어울리는 아기자기한 매력이 가득한 책에서
혼자가 아닌 가족을 이루고 있는 우리집엔
아직 반려묘를 키우고 있진 못하다.
책으로 대신하는 묘한 대리만족을 느낀다.
한번쯤은 꿈꾸는 독립생활을 로망으로 생각하는 큰아이와
더없이 반려묘와 함께 뒹굴고 싶은
아이들의 바램이 언제쯤 이루어질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생각보다 반려묘를 키우기 위해
세간 살이가 많이 늘어가는 건 의외였다.
나를 위한 소비만이 아니라
홍조와 함께 공간을 채워나가고 있는터라
그 몫 또한 내어줘야 할 부분이라는 것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홍조와 함께 하는 생활이라는 게
에피소드마다 대단한 일들이 일어나는 건 아니지만
별일 없는 일상 속 이야기라도 뭔가 특별해보인다.
그 역할을 홍조가 하는 부분과
분위를 만들어가는 것 또한 큰 몫을 하는 것 같다.
짐 정리를 할 때마다 항상 이런 생각을 한다.
'어째서 사람 한 명과 고양이 한 마리가 사는데 이렇게 많은 물건이 필요한 걸까?'
아무리 줄이고 또 줄여도 편리한 생활을 위해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물건들이 있고,
심지어 그 수가 많아 괴롭다.
게다가 고양이와 함께 사는 인구가 늘어나고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면서,
고양이 전용 물품들이 우후죽순으로 출시되고 있다.
집사로서 그 유혹을 떨쳐내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p75
아이 둘을 키우는 집인 우리 집도
거실 바닥은 온통 놀이방 매트가 깔려있고,
아이들 장난감과 교구와 책으로 가득하다.
아이가 크면서 정리되는 물건들도 나오지만
커가면서 선호하는 물품들도 다르기에
나오는 족족 다 구매하다보면 그야말로 집이 포화 상태가 된다.
분명한 건 고양이라는 생물을 키우는데도
이런 절제력과 과감하게 냉정함을 유지해야 할 필요 또한
내가 우리집 세간살이를 걱정하는 것과 비슷할 것 같다.
크게 불편하지 않은 선에서
줄이고 싶은데 참 그게 마음처럼 잘 안된다.
고양이 한마리 키우는 것쯤이야 싶지만,
막상 이게 내 일이 된다면 아이들도 고양이도 챙겨야 할 몫이 늘거 같아
당분간은 웬지 보류해야 할 것 같다.
이렇게 책으로 애묘인들을 만나는 정도로 만족해는 편이
좀 더 내 몸이 편할지도 모르겠다.
우리 집에서 홍조의 털옷만큼 계절을 크게 느낄 수 있는 것은 없다.
나이가 들어 홍조의 겨울 털옷이 예전만큼 빵빵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홍조의 털옷은 여름과 겨울이 확연히 다르다.
재밌는 것은 살았던 집 중 가장 추웠던 집에서 겨울에 찍은 홍조의 사진을 보면
부엉이 같은 핏이라는 점이다.
얼마나 추웠으면 집고양이가 털을 그렇게까지 부풀렸을까.
그 집에서 우리는 겨울 내내 거의 전기장판 위에서만 있었다./p169
계절의 흐름의 고양이 몸에 난 털을 보면 알 수 있다는 게 참 재미있다.
부드러운 털코트를 두르고 있는 것처럼
포근해 보이는 홍조가 많이도 추웠을 예전의 집에서의 모습은
정말 만지고 싶고 갖고 싶은 고양이 인형처럼 보였다.
홍조의 묘생이 참 신기하기도 하다.
그런 변화들을 하나 하나 발견하는 재미는 또 얼마나 있을까.
같이 살을 부대끼며 살다보니
같이 늙어가며 인간보다 더 빠르게 노화되는 고양이를 보고 있노라면
또한 어떤 마음이 들지도 말이다.
해마다 계절마다 변해가는 변화를 보면서
사뭇 마음이 묘하게 느껴질 것 같다.
이렇게 이 책이 홍조를 더 오래도록 기억하고
영원히 남을 추억처럼 함께 할 수 있기에
좀 더 특별한 이야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반려묘를 키우는 이들에겐 참 사랑스러운 책이자
너무 공감되는 이야기들도 많다.
소소한 일상이 이토록 값진 때가 없다.
지나갈 시간이겠지만
이렇게 오래도록 남을 기록으로
홍조와 함께 하는 일상이 누군가에겐 따뜻한 일상을 나눌 수 있어 좋고
반려묘를 키우는 집사에게도
더없이 좋을 이야기로 끝나지 않아 의미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