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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꿈이 엄마는 아니었어 - 잘나가던 커리어우먼에서 아들 넷 엄마로, 글쓰기 일 년 만에 작가가 되기까지
김아영 지음 / 왓어북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엄마도 꿈이 엄마는 아니었어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김아영
모범생 한길을 걸으며 대기업에 입사한 뒤, 누구보다 패기 넘치는 청춘을 보냈다. 워커홀릭에, 아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던 자신이 아들 넷 엄마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세쌍둥이 출산 후, 몸담았던 회사가 하루아침에 법정관리에 들어가며 실업자가 되었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왔다고 자부했지만 자신에게 남은 건 ‘누군가의 엄마, 아내, 며느리, 경단녀’라는 꼬리표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자존감이 바닥을 치던 순간, 운명처럼 글쓰기를 만났다.
고독한 아들 넷 독박육아를 미친 듯이 글을 쓰며 버텼다. 글이 쌓여갈수록 마음이 차분해졌다. 대기업, 연봉, 승진 등 숫자로 표현되는 삶이 인생의 전부가 아님을 깨달았고, 엄마가 되어가는 시간의 소중함도 새삼 느꼈다. 인생을 새로운 시선에서 바라보며 누군가에게 용기를 주는 글을 쓰자는 새로운 꿈을 꾸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과 엄마라는 역할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을 누군가를 위해 책을 썼다.
잘나가던 커리어우먼에서 아들 넷 엄마로, 글쓰기 일 년 만에 작가가 되기까지, 삶은 예측할 수 없는 놀라움의 연속이지만 자신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바라보는 것이 그저 즐겁다. 저서로 『어느 날 갑자기 벼락엄마』가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내 이름은 15년전부터 엄마라고 불렸다.
그렇게 이름을 잃어버린 시간들을
언제부턴가 다시 찾고 싶었다.
아이들이 커갈수록 뭔가 공허함이 느껴지고
내 삶을 지탱하던 아이들과 남편 뒷바라지가
내 천직처럼 여기며 묵묵히 해왔던 평범한 전업주부로서의 일상에
뭔가 작은 물음이 점점 반경을 넓혀갔다.
난 엄마가 아닌 존재로서는 의미와 이유가 있는 건지..
내 인생을 되찾고 싶은 생각에
작은 혁명이 마음 안에서 일렁인다.
그리고 나를 찾아가는 시간들을 책과 함께 보냈다.
그래야만 했다.
글을 쓰며 고된 육아의 시간을 버텼다.
매일 밤, 무너져내릴듯 위채로운 나를 글쓰기를 통해 가까스로 일으켜 세웠다.
쓰지 않으면 내가 소멸될 것 같았다.
글이 나를 쥐었다.
쓰면 쓸수록 마음은 고요를 찾고 생각이 선명해졌다.
상처받은 마음에는 새살이 돋아났고 정신은 또렷해졌다.
그렇게 나는 지치고 힘들었던 일상의 중력으로부터 벗어나 사색의 바다에 풍덩 몸을 던졌다./p184-185
글을 쓰면서 나를 검열한다.
엄마인 나도 괜찮지만,
괜찮지만 않았던 내 잃어버린 삶의 조각들을
다시 되찾는 시간이 글을 쓰는 시간이었다.
철저히 혼자된 시간 안에서
난 더 많은 책을 읽고 싶었다.
한동안 책에 빠져 내 공허했던 마음에 안정을 찾아갔다.
그리고 뭔가 상실된 시간들을 회복할 수 있었다.
진작 좀 일찍 책을 꺼내 읽을 것을..
마음의 고요함과 심리적인 안정감은
다시 엄마로서의 삶에도 활력을 가져왔다.
지금 나는 누구보다 바쁘게 살고 있다.
아이들이 집에 없는 시간에 나는 내가 만든 시간표대로 삶을 살아간다.
매일 정해진 시간 글을 쓰고, 책을 읽고, 운동을 한다.
이제 더 이상 불안하지 않다.
자유를 온전히 누릴 방법을 깨달았으니까.
이 삶이 오롯이 나의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
삶의 주인이 될 것인지, 노예가 될 것인지는 결국 자신의 몫이었다./p233
정말 다행인건 책이 방황하는 나를 다시 잡아주었다.
혼자인 시간은 무조건 책을 읽는다.
사색하는 시간엔 글을 쓴다.
필요에 따라 운동도 한다.
뭔가 의식처럼 이젠 제법 몸에 익어간다.
책을 짚는 내 손도 전보다 훨씬 가볍다.
의식이 흘러가는대로 쓰되
형식안에 얽매이지 않고 그냥 쓰는 내 글도
정말 그냥 봐줄 수 없을 정도로 형편없겠지만,
나 살자고 쓰는 치유의 목적으로 난 오늘도 재활운동 요량으로 글을 쓴다.
허덕이는 체력은 여전히 잘 굴러가질 않지만,
좀 더 건강히 살고자 워킹머신 위에 올라선다.
막혀있던 답답한 가슴 속을 구석구석 청소하면서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를 살피게 된다.
여전히 아침이면 아이들과 남편을 챙기고
청소를 마치고 차 한잔 마시면서 아침 일과를 끝내고
눈치껏 아이들과 놀아주다가 때되면 식사를 챙기고
막간의 시간을 이용해 따스한 햇살 아래에 앉아
꾸벅 졸기도 하며 책을 읽는다.
날 좀 혼자 내버려두라는 소리없는 아우성도 별 필요 없다.
변하지 않을 환경과 상황들을
혼자서 바꿔보고자 애써본들 나만 피곤하다.
혼자만의 시간을 찾고자 내 구석구석 자투리 시간을 버리지 않는다.
덕분에 지루할 정도로 하루가 길다고 느끼는 시간이
참 빠르게도 지나가는 것 같아 다행이다.
엄마와 나 사이에서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다
이젠 서로의 타협점을 찾아가고 있는 것 같다.
평범하지만 그런대로 괜찮은 하루를 엄마로 대부분 살아가지만
여전히 나는 나이고픈 내 인생을 찾아가는
이 여정이 이젠 좀 기대가 되고 재미있으려 한다.
책이랑 노트북 하나만 있으면 오케이!
좋아하는 차를 한잔 곁들이면 금상첨화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