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를 위로해줘
송정연 지음, 최유진 그림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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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를 위로해줘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송정연

저자 : 송정연
30년째 라디오와 사랑에 빠져 있는 천생 라디오 작가. [유열의 음악앨범], [이숙영의 FM대행진], [이숙영의 파워FM]을 거쳐 현재 SBS [이숙영의 러브FM] 작가로 매일 아침 감성 에너지를 세상에 전하고 있다. 2014년 한국방송작가상, 2010년 SBS 연예대상 방송작가상을 수상했다. 쓴 책으로는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 《열일곱 살의 쿠데타》 등의 소설과 《따뜻한 말 한마디》, 《당신이 좋아진 날》, 《설렘의 습관》 등의 에세이집이 있다.
블로그 blog.naver.com/jysong007

그림 : 최유진
철원에서 추운 겨울에 태어났지만 여름을 좋아하는 일러스트레이터. 작업한 책으로는 《놀이터 산타마을》, 《처음 가계부》, 《엄마표 다개국어》가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멍하니 시간 보내기 좋은 소확행들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영화 보기와 만화책 읽기는

굉장한 시너지를 주는 것 같다.


복잡하고 생각만으로도 머리가 지끈거려

아침부터 분주한 마음에

이런저런 고민거리들로 나를 꽉 묶고 있는 기분이 될때

될대로 되라지 싶은 심정으로

그냥 다 내려놓고 그냥 보고 싶은 영화를 튼다.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짬없이 지낸 일상에 위안을 준다.


그리고 실컷 만화책을 보며 과자 한봉지 옆에 두고

펑퍼짐한 파자마 차림으로 세상 편안 자세로 드러누워

세상 다 가진 포만감과 나른함을 느껴본다.


청량감 넘치는 탄산 음료 한잔으로

목넘김 시원히 가슴 펑 뚫리는 기분을 느낀다.


나에겐 그렇게 쉼이 필요했다.


틀 속에서 벗어나는 것이 나에겐 두려움이었다.


가끔은 나에게 좀 더 너그러워져도 괜찮은데 말이다.


어른이 된 나이지만

자라지 못한 어른 아이가 내 안에 살고 있기에

위로받고 싶은 마음 속 소녀에게

기분 좋은 계절의 소리를 들려주고 싶다.


즐거움의 맛도 선물해주고 싶다.


영화 내내 들리던 원두커피 거르는 소리는 내 스무 살 기억 속의 커피를 떠올리게 한다.

지금이야 인스턴트커피에 물을 부으면 뚝딱 만들어지지만,

내 스무 살의 커피는 주전자에 물을 끓이는 상념의 시간이 필요했다.

한동안 인스턴트의 간편함에 잠시 눈을 돌렸었지만 요즘은 다시 영화 속

리에가 만드는 커피처럼 물이 끓는 시간을 기다리고,

중앙부터 천천히 원을 그리며 커피를 내려 마신다./p19


언제부턴가 어지러움증으로 커피를 끊고 차를 마신다.


홍차나 국산 차들도 많이 있지만,

난 아침 일찍 2리터 주전자에 보리차를 직접 끓여 마시는

그 맛이 가장 좋다.


그냥 차가 끓여지는 그 시간도 좋고,

폴폴 풍기는 구수한 향기도 좋고,

퐁퐁퐁 피어오르는 김이 따스해서 좋다.


한 김 식혀 후 불어 호로록 마시는 집에서 끓인

구수한 보리차 한잔이

온 몸에 따스한 기운을 감싼다.


물을 끓이는 시간이 필요하다.


상념의 시간들이 우리에겐 필요하다.


모든 것들이 급하고 빠르게 변해간다.


 몸을 덜 움직일 수 있어 편하다.


그러나 물을 끓이는 시간처럼

깊이와 오랜 기다림이 필요하다.


 내 시간 속에서 낭비가 아닌

애써 시간을 내서라도 잠깐의 나를 위해

숨을 돌리고 느긋하게 살아가기 위한 것이란 걸 말이다.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말도 잘 통하고 긍정적이면서 나에게 좋은 기운을 주는 사람.

빨강머리앤 같은 사람 말이다.

앤은 본인의 환경에 매여 살아도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아이다.

앤이 하는 이야기가 주변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이유는 자기 자랑을 하지 않고,

겸손하면서도 솔직하며, 위선이 없기 때문이다./p141


긍정적이고 감정에 솔직한 밝은 에너지를 가진 사람을 만나고 싶다.


그 사람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그 좋은 기운을 받을 수 있을 것만 같다.


감정의 솔직함이 다른 이들을 불편하게 만든다는

경험을 겪고서는 자꾸 눈치가 봐진다.


마냥 앤처럼 자유롭고 싶다.


앤을 보며 절로 미소지어지는 건 왜 일까.


솔직함과 명랑함이 가진 그 넘쳐나는 매력을 숨기지 않아도 좋다.


너무 많은 시행착오를 관계 속에서 겪으며

그런 사람을 만나고픈 동경 속에서 살았지만

그런 사람이 나여도 좋겠다란 생각을 해본다.


아이들처럼 자신의 실수에 펑펑 울기도 하고,

거절을 당해 오열도 하고,

승낙에 뛸뜻이 기뻐하며

내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고 싶다.


오늘도 열심히 살아온 나에게

갓 구워진 마늘빵에 따스하게 데워진 코코아 한잔으로

달콤한 휴식을 건네고 싶다.


그리고 이처럼 멋진 에세이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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