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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심이, 널 안아줄게 - 고민이 많은 세상 모든 영심이에게 하는 말
이지니 글 / 꿈공장 플러스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영심이, 널 안아줄게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이지니
유쾌하지만 진지하며 여린 감성이지만 명확하다. 지금껏 서른다섯 가지의 일로 실패라 불리는 수많은 실수를 경험했다. 오뚝이 정신이 무기인 그녀는 위로와 도전이 필요한 이들에게 다가가려 이 책을 썼다. 시간을 먹을수록 따스하고, 넉넉한 사람이 되길 소망한다. 쓴 책으로는 『꽂히는 글쓰기의 잔기술』, 『영화 속 심쿵 중국어』, 『간체자랑 번체자랑 중국어 명언집』등이 있다.
[예스24 제공]


고민이 많은 세상 모든 영심이에게 하는 말
추억의 만화라 하면 단연코 떠오르는 영심이..
당시 나의 10대 시절
사춘기 소녀의 고민거리와 우리네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었던
추억 팔이를 이렇게 나이들어 두 아이의 엄마가 되서
책으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더없이 행복하다.
기억의 저편 속에 잠시 잊고 있던
지난 날 내가 설레여했던 그 마음을
조금씩 꺼내보는 시간을 큰아이와 함께 보낼 수 있어서
뭔가 연결고리를 만들어가는 것 같아 좋았다.
영심이라면 지금 사춘기 큰 아이와
소소한 고민거리들을 이야깃거리 삼아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좋은 매개체가 될 거란 기대감이 있기에
이 책을 아이와 돌려 읽으며 내 이야기로 풀어 대화할 수 있는
화제가 많아서 더 의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당신은 덜 먹고, 덜 즐겨도
내 자식만큼은 잘해주고 싶은 마음,
하늘보다 높고 바다보다 넓은 은혜를
다음 생이 있다고 해도 갚을 수 없겠지.
좋은 음식, 좋은 옷으로 효도할 수 있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야./p92
친정엄마가 갑자기 수술이 잡히게 되어
집에 할머니와 남동생과 지냈던 일주일간
아버지는 병원으로 출퇴근하시고
동생과 나는 할머니 눈치를 살피며
엄마가 보고 싶어 울고 싶은 마음을 꾹 누르며
밤이 되면 더 서글펐던 감정이 차고 올라
이불을 눌러쓰고 울었던 기억이 난다.
평소에는 잘 모른다.
부모님의 사랑이..
너무도 당연한 것들이 당연하지 않게 느껴지는 걸
새삼 떨어져 있는 그 잠시동안
쓰나미처럼 모든 그리움과 애정이 마구 가슴을 파고든다.
그저 엄마가 돌아올 때를 기다리고만 있던
내 마음도 참 불안하고 초조했다.
그래도 손자 손녀 밥 때를 잊지 않고 꼬박꼬박 챙겨주신 할머니를
지금 생각해보면 얼마나 마음이 아리고 힘드셨을까.
당신의 딸이 큰 수술을 앞두고서 있는데
손주들 밥을 차려주면서도 밥 한술 제대로 뜰 수 없었던 할머니의 마음을
이젠 알것만 같다.
지나고보면 문득 깨닫게 된다.
부모님에게 효도하는 것도
그 때를 놓치고 후회하는 이들이 많다.
나 역시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안부 전화도 잘 드리지 못하는 무심함과
무뚝뚝하게 애정 표현에 전무한 이 뻣뻣함을
벗어던지고 손이라도 따뜻하게 잡고 눈을 맞추며
사랑한다고 그 한마디 꼭 해드리고 싶다.
이 땅에 태어난 자체가 기적인데
우린 그 수많은 '기적' 중 하나인데
착하고 따스한 기대를 품으며 살자.
미래가 궁금할수록 현실에 집중하자./p164
영심이의 미래 남편이 누가 될지
점치는 거울을 숨죽여 기대해보게 되지만
사실 경태만한 해바라기도 없기에
예상은 했으나 빗나가지 않았다.
이를 알고 절규하며 미래의 왕자님이 경태라는 걸
부인하고픈 영심이의 참담한 심정이
마냥 웃기기만 했는데
지금은 그리 유쾌하게 웃을 순 없는 어른이 되었다.
우린 많은 걸 궁금해하고 알고 싶어한다.
더욱이 나의 먼 미래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가슴에 품고 산다.
가끔은 그 미래를 꺼내보고픈 마음이 든다.
그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지를 미리 안다고 해서 다 좋은 건 아니다.
적어도 지금의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겠지만
결과에 따라 공허함과 허망함을 느낄 수도 있다면
이런 에너지 낭비조차 지금의 시간에 더 집중하는 것이 답일 것이다.
그렇게 지금을 살아가고
앞으로를 살아가야 하는 나에게
지금은 '기적'같은 하루란 걸 잊지 말고 기억하고 싶다.
이젠 이 만화가 아이들에겐 제법 촌스럽게 느껴질지 몰라도
화려한 영상미를 사로잡진 못해도
나에겐 고민스러운 지난 시간을
영심이라는 사랑스러운 캐릭터 속에
나를 묻어보며 친구처럼 여겼던 정겨운 추억의 시간이었다.
그림과 글로 만난 영심이가 더 애틋해지는 마음에
오래도록 기억 속에 머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