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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내겐 당신이 있습니다 - 다시, 희망에 말 걸게 하는 장영희의 문장들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그러나 내겐 당신이 있습니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장영희
교수이자 번역가, 수필가, 칼럼니스트. 첫 돌이 지나 소아마비를 앓아 평생 목발을 짚었으나 신체적 한계에 굴하지 않고 문학의 아름다움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서강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뉴욕 주립 대학교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1년간 번역학을 공부했으며, 1995년부터 서강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후학 양성에 힘썼다. 저서 『문학의 숲을 거닐다』의 인기로 ‘문학전도사’라는 별명을 얻었고, 『내 생애 단 한번』『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어떻게 사랑할 것인가』『다시, 봄』『사랑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등의 에세이를 냈다. 『슬픈 카페의 노래』『내가 너를 사랑한 도시』『종이시계』등 20여 권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김현승의 시를 번역하여 2002년 한국문학번역상을, 수필집 『내 생애 단 한 번』으로 올해의 문장상을 수상했다. 2004년, [조선일보]에 칼럼 ‘영미시 산책’을 연재하던 중 암이 발병했지만 투병 생활을 하면서도 희망과 용기를 담은 시들을 독자에게 전했다. 2006년, 99편의 칼럼을 추려 화가 김점선의 그림과 함께 엮은 시집 『생일』과 『축복』을 출간해 출간 당시는 물론 지금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2009년 대한민국장애인문화예술대상을 수상했다. 같은 해, 깊은 우정을 나눈 김점선 화백을 먼저 떠나보냈으며 두 달 뒤인 5월, 지병인 암이 악화되어 눈을 감았다.
[예스24 제공]

장영희 교수님의 서정적인 감성이 풍부한
에세이를 만나보게 되었다.
글 속에서 세상의 근심과 슬픔들을
조용히 치유하는 혼자만의 위로를 얻는다.
이 책은 차분히 나에게 소곤소곤 말해준다.
살아갈 용기와 희망과 사랑을
책 속에서 찾아본다.
복잡하고 알 수 없는 뒤엉킨 관계속에서
상처받고 울던 시간속에서 재활이 불가능해보이는
고단한 내 마음 속에 또 다른 작은 세상에 눈을 뜨게 만든다.
삶이 팍팍하지만, 아직은 살아갈만 하다는 걸.
내 삶도 이제는 가을로 접어들었지만,
아직도 나는 눈물의 열정으로 대지를 사랑하지 못하고,
내 마음의 전장에서는 치열한 싸움만 계속되고 있다.
내게 남은 시간은 얼마일까.
앞으로 내가 몇 번이나 더 아름다운 저녁놀과 가을을 볼 수 있을까.
한 가지 확실한 건 사랑 없는 '지옥'에서 속절없이 헤매기엔
내게 남은 시간이 너무 짧다는 것이다./p47
중년에 접어든 나이앞에서 난 더 겸손해질 줄 알았다.
그러나 팍팍한 삶에 더 견고하게 맞부딪히고
상처받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다보니 잔뜩 화가 솟아 있는 내 모습에
화들짝 놀랄 때가 많았다.
사소한 일에 번번히 화를 내고
쉽게 흥분하며 감정이 요동친다.
세상을 향해 크게 샤우팅 치고픈 갈망들이
내 속에 치열한 전투 끝에 전사하지 않고 끝까지 살아남아
독기 가득한 모습이 품어져 나올때면
이게 나란 존재인가란 것에 허망해진다.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들고 있는 걸까.
살아남으려는 치열한 전투 속에서
단련되었다기보다는 오히려 그 반대인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고개 들어 하늘을 바라볼 여유를 얼마나 가졌던가.
저녁 노을이 이토록 아름다웠는지를
새삼 깨닫는 이 나이가 되니
살아갈 날이 얼마 남았을까란 부정하기 힘든 현실을
울먹이며 받아들이려하니 더 짠내 난다.
그러나 부정할 수 없는 건 내게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진 않을거란 것이다.
영원 불멸의 불사조가 아니
그저 평범한 인간으로 태어나
삶과 죽음을 엄연히 받아들여야 하는 나약한 존재임을 알고 있지만,
영원히 살 것처럼 오늘을 너무 막 살고 있는건 아닌지 스스로 되묻게 된다.
남은 시간이 아쉽고 아까워
눈에 담아두고픈 아름다움들을
추억으로 남겨둬야 할 시간을 더는 허비하고 싶지 않다.
식사를 하고 아이들 손톱을 깎아주면서
손도 발도 부들부들한 그 감촉이 좋아
아이들 손등에 입을 맞춘다.
거창하진 않지만 내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아름다운 풍경들 속에
내가 아직도 살아감에 감사하다.
내겐 아직도 삶을 살아갈 희망이 남아 있기 때문에
인생이 더욱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