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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나를 위해 펜을 들다 - 인생이 즐거워지는 아주 사적인 글쓰기 예찬론
김진 지음 / SISO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마흔, 나를 위해 펜을 들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김진
서울예술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했다. 젊은 날, 연극이 뭔지도 모르고 입학했다. 그냥 연극이 좋았고, 멋있어 보여서 선택한 것뿐이었다. 끼도 재능도 없어서 비록 전공을 살리지 못해 배우의 길은 접었지만, 대학 시절 몸소 배우고 느낀 것들이 알게 모르게 삶에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가끔은 ‘글쓰기를 배울 수 있는 문예창작을 전공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곤 하지만, 후회는 없다. 일찍 알았다 해도 내 경험과 뇌가 성숙하지 않았기에, 지금처럼 꾸준히 글을 쓰지 못했을 거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차라리 늦어서 잘됐다고 생각한다. 늦긴 했지만 평생 동안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았으니까 말이다.
현재는 직장에 다니는 회사원이다. 어느 날 갑자기 쓰고 싶다는 욕구에 이끌려, 글을 쓴 지는 10년 정도 되었다. 글쓰기를 몰랐다면 지금보다 더 무의미한 삶을 살았을지도 모른다. 글쓰기를 좋아하지만 솔직히 잘 쓰는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매일매일 쓸 수밖에 없는 이유는 멋진 사람이 되고 싶어서다. 아내에게는 멋진 남편, 아이들에게는 멋진 아빠가 되고 싶어 글을 쓴다. 그리고 내가 하루도 거르지 않고 글을 쓰는 또 다른 이유는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다. 나의 부족함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채우기 위해 펜을 든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글쓰기를 동경하는 일인으로써
자신의 책을 출간한 이들은 뭔가 대단한 아우라가 느껴진다.
자발적인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내면을 추적해가며
글쓰기의 욕망을 일깨워 나가는 모습이
나에게도 굉장한 동기부여가 된다.
아이 둘을 키우면서 전업주부로 살아가는 나에게도
뭔가 돈벌이가 될만한 일자리를 찾아
취업을 생각해보기도 하지만 경단녀라는
막다른 길에서 용기를 내지 못하고 주저한다.
이내 주부로의 같은 일상들이 반복되면서
공허함과 무기력함이 찾아올 때면
뭔가 활력을 찾을만한 것을 기웃거리게 된다.
그러다 책을 읽게 되면서 소소한 일상의 글쓰기가 시작됐다.
일기를 쓰는 시간은 이렇듯 꽤 즐거운 시간이다.
그리고 오롯이 나와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이다.
어떤 방해도 없이 자신과 이야기한다.
불평을 한껏 늘어놓아도, 슬픔을 마구 발산해도,
또 누군가를 막 욕해주어도 어떤 불평 하나 없이 모두 받아주는 시간이다./p66
우리 모두에겐 그런 목마름이 있을 것 같다.
나에겐 적어도 글쓰는 시간만큼은
나를 토해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철저하게 고독하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면서
내면의 나를 바라보며 그 안에 어딘가 서성이며 헤매이기도 하고
주체적으로 살아보기도 하면서
온갖 내면의 다양한 배열 속에서
글쓰는 행위로 나를 표출하는 유일한 수단을 찾아 보기도 했다.
그래서 나에겐 일기는 더 특별하다.
별 다를 것 없는 하루도
지나고보면 기록의 보고로 남아 있는 추억들이 너무 많아
글쓰기를 내려놓기가 더 괴롭다.
취미이든 업이든 글쓰기는 나에겐 참 매력적인 요소들을 많이 가지고 있음이 분명하다.
글을 쓰는 것은 누구나 충분히 해볼 만한 일이고, 결과가 있든 없든 모두 의미가 있다.
결과가 아닌 과정에서 내면을 마주하면 그 안에 사고의 확장과 성찰이 있다.
내가 글쓰기를 멈출 수 없는 이유도 글을 쓰면서 만나게 되는 온갖 어려움 때문이다.
그 아픔과 고통이 단단한 정신으로 되돌아올 것을 알기에 펜을 내려놓을 수 없다.
쓰는 행위 자체가 아픔을 전제로 하고 글은 아프게 태어날 수밖에 없지만,
아픔을 쓴다는 말은 결국 기쁨을 쓴다는 말과 같다./p160
가끔은 깊은 내면의 아픔들을
글로 써내려갈 때면 몸이 상하는 것처럼
통증이 느껴지는 것처럼 괴롭다.
누가 시켜서도 아닌
괴로움을 스스로 기꺼이 해나가는 창작 활동은
그만큼의 기쁨이 따르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글을 쓰면서 정말이지 어려움이 따를 때가 많다란 걸 실감한다.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지기까지
작가는 얼마나 고뇌하고 힘들고 아파할지
독자로만 있을 때와 사뭇 다른 공감을 느끼게 되는 건
나도 겁없이 글을 쓰기로 작정하고서였다.
한가지 소망이라면 거창한 글을 쓰겠다란 생각은 없지만
별거 아닌 글이 될지 모를 이 작업을
평생을 해나가고픈 작은 바램이자 큰 비전을 꿈꾼다.
혼자만 해도 좋을 글쓰기도 좋고
누군가와 함께 공감하며 나눌 수 있는 글쓰기도 좋다.
일단 펜을 들고 쓰는 것부터 시작이 될 것이다.
마흔이 코앞에 두고 많은 생각들이 오가는 시점에서
더 많은 경험과 생각들이 풍성해지는 내 나이를
좋은 글쓰기의 글감으로 표현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될수 있다는 걸
이 책을 보며 더 확신을 가질 수 있어서 감사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