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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나 읽을걸 - 고전 속에 박제된 그녀들과 너무나 주관적인 수다를 떠는 시간
유즈키 아사코 지음, 박제이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2월
평점 :
품절
책이나 읽을걸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유즈키 아사코
1981년 도쿄 세타가야에서 태어나 릿쿄대학 프랑스문학과를 졸업했다. 드라마 시나리오 라이터로 일하다 2008년 여고생들의 복잡하고 미묘한 심리를 세밀하게 묘사한 ‘포겟 미, 낫 블루’ (『종점의 그 아이』 수록작)로 제88회 올요미모노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토군 A TO E』(이봄 근간)로 150회 나오키상 후보에, 『서점의 다이아나』로 151회 나오키상 후보에, 『버터』(이봄 근간)로 157회 나오키상 후보에 오르며 데뷔와 동시에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가 되었다. 2015년, 『나일퍼치의 여자들』이 제28회 야마모토 슈고로 상을 수상했다. 위의 작품 이외에 국내에 소개된 작품으로는 『달콤 쌉싸름 사중주』 『짝사랑은 시계태엽처럼』 등이 있다. 『나는 매일 직장상사의 도시락을 싼다』는 유즈키 아사코의 대표작인 ‘앗코짱 시리즈’ 중 하나로, 출간 2개월 만에 10만 부를 돌파하고, 서점 대상 7위에 오르며, 곧바로 드라마로 제작되는 등 ‘앗코짱’ 신드롬을 일으킨 작품이다. 유즈키 아사코는 여성 캐릭터 창조에 탁월한 능력을 보이는 작가로, 이 시리즈에서는 직장에서 한번은 만나고 싶은 매력적인 여성 상사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후속작으로 『3시의 앗코짱』(이봄 근간) 『간사 앗코짱』 등이 있다.
[예스24 제공]


모두가 잠든 밤, 잠을 이룰 수 없을 때
고전 속 여주인공을 만난다.
그 속에서 치열한 생을 살아간
그녀들만의 당당한 멋과
의연한 태도를 다시 살펴본다.
세상이라는 게 말이야. 생각만큼 좋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또 나쁘지도 않더라고.
앞으로도 살아가다 보면 수없이 실망하고 배신당하겠지.
그래도 꿈꾸기를 포기할 수는 없다.
이윽고 잔에게서 본 희망의 빛을, 나로서는 믿을 수밖에 없으니까./p16
<여자의 일생>에서 로잘리와 잔의 우정 속에서
복잡미묘한 기분 속에 빠져든다.
때로는 누구보다도 날카롭기도 하며
한없이 다정한 소중한 벗인 로잘리.
잔에게 하던 말이 나에게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인생을 살면 살수록 더 이렇게 고개 끄덕여진다
살아가는 것이 많은 배신과 희망 속에서
모순된 모습으로 살기도 한다.
그 모습이 역겹더라도 그냥 살아간다.
로잘리에게 잔이란 그러한 존재였고,
잔 역시도 로잘리의 모습 속에서
많이 의지하고 희망이란 빛에서 벗어나지 못하니 말이다.
내 삶도 그와 다를바 없는 것 같다.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 책을 참 좋아한다.
장마철이면 버지니아 울프의 책들을 꺼내서 읽기를 즐긴다.
그 분위기와 우울함, 내 기분까지도 꼭 맞는 책이
작품 속에 너무도 잘 어울려
그 시즌엔 꼭 생각이 떠오르는 책이기도 하다.
시점이 자유자재로 바뀌기도하기에 지루함을 느낄 틈도 없고
다양하고 매력적인 등장인물들이
이야기의 멋을 더해주기도 한다.
주인공 클라리사의 성격이 마음에 들기도 한다.
젊음도 매력도 사교적인 성격까지도
완벽해보기도 하지만, 또 다른 면에서 바라보면
타고난 연출가란 느낌이 들때가 있다.
시선을 여기에 두고보면 꽤나 작품을 읽는 재미가 또 다르다.
파티란 공물이다. 사람들을 서로 엮어서 거기서 무언가를 만들어낸다는 의미에서.
하지만 누구에게 바치는 공물일까?
아마도 공물을 위한 공물이리라. 아무튼 이게 나의 천부적인 재능이다.
그것 말고는 사소한 재능도 없다.
생각도 못하고, 글도 못 쓰고, 피아노조차 못 친다.
아르메니아인과 터키인을 구별하지 못하고, 성공을 사랑하며, 불쾌를 싫어하고,
남들에게 호감을 얻지 못하면 견디지 못하고, 바보 같은 수다만 끊임없이 떨고 있다.
이 나이가 되어 아직 적도가 뭔지도 모른다./p182
다른 이들을 즐겁게 만들고,
스스로도 그걸 즐기는 것이 굉장히 프로같아 보여
자칫 나도 그녀의 보여지는 면에 푹 빠져버린다.
그러나 그 안에 고독과 두려움이 가득 차 있다면
어떻게 생각되는가.
시시하고 피상적인 연회로 여기는 모습이
허영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 안에 숨쉬는 여자의 숨결이 느껴지는 모습 또한
묘한 매력이 있는 작품이란 생각이 들게 만든다.
오늘도 잠자기는 걸렀다고 생각하고
읽을 책을 미리 정해둔다.
책 속의 책을 찾아 목록을 만들어
오늘 밤을 함께 보낼 책의 주인공과의 만남을
기꺼이 즐겁게 받아들이며
밤으로의 초대에 꽤 기대하며 침대 위에 눕고 싶다.
용맹한 전사처럼 생의 주인공으로 멋지게 서있는
그녀들의 삶을 내 삶에 초대하는 시간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