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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사는 게 전부가 아닌 날도 있어서 - 14년 차 번역가 노지양의 마음 번역 에세이
노지양 지음 / 북라이프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먹고사는 게 전부가 아닌 날도 있어서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노지양
자유 방목형 전문 번역가.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KBS 라디오 ‘유열의 음악 앨범’, ‘황정민의 FM 대행진’ 등에서 방송작가 활동을 했으며 현재는 전문 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다른 요령과 기술이 없다 보니 14년을 버티며 록산 게이의『나쁜 페미니스트』『헝거』를 비롯해『하버드 마지막 강의』『그런 책은 없는데요…』등 다양한 분야의 책 80여 권을 우리말로 옮겼다.
까딱하면 좌절하기와 무턱대고 희망 품기를 무한 반복한다. 습관적 후회전문가와 발작적 낭만주의자 사이를 수시로 오간다. 스포츠에 열광하고 산책과 몽상을 즐기며 아름다운 단어에 매료된다. 번역하는 사람에서 글 쓰는 사람으로 천천히 이동 중으로 첫 책『먹고사는 게 전부가 아닌 날도 있어서』에는 일과 삶, 꿈과 현실, 어제와 내일 사이에서 방황하는 동안 때로는 위로가, 때로는 격려가 되어주었던 단어들의 다정한 마음을 담았다.
[예스24 제공]


난 여전히 핑계가 많다.
오늘도 핑계를 찾아서 안할 수 있는 궁리를 하는 나를 보면
참 그런 애씀으로 차라리 하는게 어떨까란 생각도 해본다.
그래서 멈칫하다가 금방 포기했던 일들이 너무도 많다.
글쓰는 것 또한 그랬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가 좋다하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과연 좋을까 싶어서 뭔가 시도하려 한다.
먹고 사는 것이 전부인 것 같지만
사실 내가 사랑하는 것인 무엇인지
자꾸 본질을 찾아가려한다.
그래서 오늘도 움찔거리며 주위를 살핀다.
내 행복을 꽃 피울 것들을 찾아서..
내가 생각보다 잘한 건 방송 작가도 소설가도 아니고 엄마였는데,
이런 내가 자랑스럽고 뿌듯하고 내 인생이 내 인생이라서 고마운데,
이 정도만 되어도 어떻까.
재능이라는 영역에서는 잠재력이 폭발하지 못했지만
'사란하는 능력'이라는 분야에서는 '포텐'터진 것 같은데 아니려나?/p132
나의 잠재력에 대한 고민이 많다.
이런 고민들이 사실 엄마로 살아가는 나에게는
불필요한 수식어처럼 느껴져서 나에게 맞춤인 지금의 옷에
잘 맞춰져서 다른 옷을 입는다는 것이
사실 부담스럽기도 하다.
그렇기에 엄마라는 고마운 인생에
새로운 파장을 일으킬 무리를 주지 않으려 하지만
이대로 난 괜찮을지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괜찮지 않으면 생각해보자.
나에게 지금의 위치에 얼마나 만족하며 사는지..
단지 큰 꿈을 이루기 위한 원대한 목표보다도
오늘 하루의 삶에 집중하고
내가 좋아하는 걸 하는 그런 만족감으로
더 행복한 엄마로 살고 싶다.
사려 깊고 배려 잘하고 가능한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으나.
그런 사람이 꼭 미안하다는 말을 자주하는 사람과 같지는 않다는 생각이 굳어지고 있다.
미안하다는 말을 덜 하면서부터 나는 나를 긍정하는 사람에 가까워졌다.
그리고 자기를 긍정하는 사람이 미안해한느 사람보다 타인을 용서하고 칭찬하고 받아주는 사람에
더 가까워진다는 걸 이제는 안다./p219
하루에도 몇 번이고 죄책감을 느낀다.
아이들에게 더 잘해주지 못해서 미안하고
남편에게 더 살갑게 대하지 못해서 미안하고
더 예쁘게 말하지 못해서 미안하고
엄마로써 아내로써 딸로써
내가 가진 모든 역할중에서도
최근들어 가장 미안했던 상대는 바로 나였다.
난 나에게 가장 미안했다.
이젠 내 안에 나를 더 끌어안아주고
미안했던 마음에 용서를 구하고 싶다.
그동안 외면받았던 마음들에
무시와 구속, 닫혀버린 내 마음에
사랑을 구하고자 한다.
오늘도 그렇게 먹고 자는 즐거움에 빠져살지만
내가 미쳐 깨닫지 못했던 외면된 마음들에
의미를 부여하고자 나를 위해 더 마음을 쓰고 싶다.
그렇게 살면서 더 오늘의 하루에
행복감을 느끼며 내 안의 기쁨이 차오름이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