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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스의 빨간 수첩
소피아 룬드베리 지음, 이순영 옮김 / 문예출판사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도리스의 빨간 수첩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지은이 : 소피아 룬드베리
기자이자 소설가. 1974년 스웨덴 베스테로스에서 태어나 2018년 현재 스톡홀름에서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이전에는 잡지 편집자이자 교육자로 일했다. 그의 첫 소설인 《도리스의 빨간 수첩(Den röda adressboken)》(2017)은 오랫동안 삶을 살아온 노인들에게 애정을 갖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을 때 발견할 수 있는 놀라움에 주목한 책으로, 스웨덴 블로거들의 입소문을 타고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전 세계 28개국에서 번역·출간될 예정이다. 최근 출간된 두 번째 소설 《마음 한쪽에 남아 있는 물음표(Ett frågetecken är ett halvt hjärta)》(2018)도 23개국에서의 출간이 확정되며 스칸디나비아를 넘어 전 세계에서 빠르게 호평을 얻고 있다.
이순영
옮긴이 : 이순영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와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번역학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전문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워런 13세와 속삭이는 숲》, 《남자다움이 만드는 이상한 거리감》, 《이기는 공식》, 《이반 일리치의 죽음》, 《워런 13세와 모든 것을 보는 눈》, 《나는 더 이상 너의 배신에 눈감지 않기로 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상실 그리고 치유》, 《키친하우스》, 《집으로 가는 먼 길》, 《무엇을 더 알아야 하는가》, 《고독의 위로》 등이 있다.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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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록을 추억하면서
지난 시간들을 다시 되돌아보는 시간이
참 새롭고 감사한 시간들로 채워진다.
그렇게 나도 나이가 들면서
글을 쓰는 것이 참 좋은 시간 보내기란 생각에
좀 더 일상을 기록해 나가는 걸
꾸준히 해 볼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 책은 96세의 도리스가 남긴 기록으로 이야기가 채워진다.
빨간 수첩이 그 기록의 산물이다.
이 수첩 안에서 인생의 모든 희노애락이 다 담겨져 있다.
내가 마주친 인연들에 대한 회상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 쓴 이 수첩은
지난 날의 일들이 남은 세대에게 전하는 강하고도 깊은 메시지로 전달된다.
사랑은 언제나 제 길을 찾아가는 법이란다.
진짜 사랑은 원래 그런 거야./p308
삶에서 가장 큰 위안을 얻을 때는 자신의 견해를 자유롭게 표현하고
그 답으로 오직 사랑을 얻을 때란다.
그 사랑이 서로 어긋난다 해도 말이지./p393
사랑과 이별, 희망과 상실..
우린 그런 굴레를 피하지 못하고 살아간다.
넘어지고 좌절하지만 또 인생을 걷다보면
그 길에서 다시 사랑을 발견하고 살아갈 희망을 마주한다.
죽음의 문턱에선 더 삶이 선명하게 잘 보일까.
96세라는 나이 앞에서
내 나이의 명함을 내밀지도 못할 정도로 삶의 내공이 얕아보인다.
그런데 나에게도 도리스가 전해주는 삶의 격려가
굉장한 위안을 선물로 안겨준다.
일찍이 이런 충고를 가슴에 새기고 살았더라면
더 멋진 삶을 살 수 있었을까.
미련하게도 지금은 내 안의 행복이 가리워져 보이지 않는다고
불만 불평을 늘어놓는 시간들이 많다.
그런데 행복의 순간은 그리 멀리 있지 않다는 걸
도리스의 글 속에서 보여주는 듯하다.
적어도 사랑은 말이다.
살아갈 희망이자 다시 재생할 수 있는 에너지는
이 사랑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나에게 끌어쓸 에너지가 없다고 느껴지는 그런 마음이
아직 살아보지 못한 인생 앞에서 바로 단정 짓긴 섣부른 판단인것 같다.
죽음을 맞이하고 준비하는 이들의 마음은 어떨까..
나도 나이들어 가는 것이 싫고
피하고픈 현실을 마주하는 것이 괴로울 때가 있다.
나이듦 이상으로 죽음이란 걸 코 앞에 둔다면
인생에서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더 분명하게 판단이 될까.
한 노인의 충고처럼 보여질 법도 하지만
그 안에선 많은 인생의 무게와 깊이가
요동치는 내 하루 하루의 삶을 잠시 멈추어 생각하게 한다.
내 인생의 만남은 그저 스치고 지나가는 인연처럼 가볍게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 의미를 부여하게 되면
그것 또한 멋진 내 인생의 추억이 된다.
그런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했던
둔해진 감각들을 도리스의 삶을 통해서
더 살아 움직이게 만드는 것 같아
나에겐 삶의 자극이 있던 책이었다.
아쉬움으로 남을 인생일지라도
지금의 내 인생에 감사할 것들을 나도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진다.
도리스의 빨간 수첩만큼이나 소중한 나만의 다이어리에
오늘을 기록하고 싶다.
삶의 순간 순간들을 추억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