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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두고 와도 괜찮아
배종훈 지음 / 더블북 / 2018년 8월
평점 :
마음을 두고 와도 괜찮아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배종훈
서양화가, 일러스트레이터, 만화가, 여행작가, 그리고 중학교 국어교사라는 1인 5역을 맡아 늘 바쁘게 살고 있다. 서른여섯에 처음 간 유럽에 완전히 중독되어 거의 매년 유럽을 여행하며 그림을 그리고 돌아와 전시를 열었다. 요즘에는 여행 드로잉 수업을 통해 여행을 그림으로 기록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드로잉 비법을 전수하고 있으며, 일본과 인도 등 아시아 지역을 여행하고 그림과 글을 쓰는 일도 진행 및 준비 중이다. 그리고 불교의 생활 수행 등과 관련된 일러스트와 만화 작업도 14년째 하고 있다. 출간한 책으로 『도표로 읽는 불교 입문』-2016년 세종도서 교양부문 우수도서, 『연꽃 향기로 오신 묘엄 스님』, 『안에 있을까? 밖에 있을까』, 『유럽을 그리다』, 『행복한 명상카툰』, 『내 마음의 죽비소리』, 『자네 밥은 먹었는가』,『이젠 흔들리지 않아』 등이 있다.
[예스24 제공]


혼자만의 여행은 로망이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혼자 여행을 떠난다는 건
엄청난 부담감과 함께 내가 떠안게 되는 미안함에
항상 혼자만의 여행은 생각 속에만 머물게 된다.
대신 책을 통해 내가 해보지 못한 여행길을
작가와 함꼐 마음으로 떠나본다.
이 책은 그렇게 노곤한 몸과 마음의 휴식을 주는
기분 좋은 충전의 시간이 되는 책이었다.
혼자 하는 여행의 최대 장점은 침묵의 가치를 발견하는 것이다.
말을 줄이면 생각이 깊어지게 마련이고,
생각이 깊어지면 행동이 조심스러워진다.
작은 것을 신중하게 받아들이고 살펴보게 된다.
나를 드러낼 수 있는 것을 하나라도 줄이면 그 만큼의 여백으로 자신과 주변을 살필 여유가 생긴다./p97
혼자 여행을 가게 되면 아무래도 말을 주고 받는 것이 없다보니
자발적인 묵언수행은 아니지만 침묵하는 시간이 길어질 것은 분명하다.
침묵을 힘들어 하는 이들에겐 혼자만의 여행이 괴로울까.
그건 아닐 것이다.
말수가 줄게 되면 아무래도 생각하는 시간이 더 깊어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고요와 침묵이 더 주변과 나를 집중해서 바라보게 하는
굉장히 좋은 시간이 될것만 같다.
바쁘게 살다보면 나에게 얼마나 집중하며 살겠는가.
정말 휴식이라고 생각하고 느긋하게 주변을 둘러보면
안보이던 것에 눈길을 주게 되고
여백으로 가득찬 풍경에 하나 둘
내 눈길을 받는 것들에 대한 마음들이 쓰일 것이다.
하물며 떠나는 여행길의 하나 하나가
소중하게 기억될 시간인만큼 내가 보는 것들
그리고 그 가운데 서 있는 내가 얼마나 소중한 시간들이었는지를
분명히 깨닫는 의미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여유롭고 행복한 여행을 할 때면 항상 삶을 여행처럼 살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곧 돌아가야 할 일상에 대한 압박을 피하고 싶어서일 것이다.
일상의 하루하루를 느긋하게 지내며, 보는 것,먹는 것마다
행복하게 받아들인다면 매일 반복되는 일상도 여행만큼이나 설레고 멋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 말이다./p238
일상도 여행처럼 살고 싶다.
누구나 그렇게 느긋한 마음으로
현실을 팍팍하게 살고 싶지 않을 것이다.
작가와 함께 이곳 저곳을 둘러보며
여행지가 주는 따사로움과 마음의 넉넉함이 참 좋았다.
책을 따라 내가 함게 그 길을 걷는 것처럼 마음이 풍요로워진다.
이 맛에 여행을 하는 것인가 싶다.
그런데 다시 일상으로 복귀를 생각하면
왜 그렇게 꽉 찬 마음 안에 뻥 뚫린 기분이 스며드는지 모르겠다.
아직까지는 내 삶이 그런 여유로움으로 가득차 있지 않고
다시 일상은 또다른 흐름 속에 빨려 들어가야 하는 부담감일런지..
그냥 현실과 여행이 다를바 없다라고 생각하기엔
나에겐 너무 큰 과제처럼 느껴진다.
여행이 주는 기쁨과 즐거움 때문에 또 여행을 그리워하는 것처럼
내 인생의 버킷리스트이자 특별함으로 기억되는게
얼마나 또한 근사한가.
그래서 삶이 살아볼만 한 것도 이 맛이 아닐까.
소소한 여행의 재미와 혼자만의 여행이라는 특별함이
나에겐 부러움과 동경이었기에
이 책과 함께 마음으로 함꼐 한 여행이 참 의미있고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