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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0호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10월
평점 :
제 0 호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움베르토 에코
기호학자인 동시에 철학자, 역사학자, 미학자로 활동하고 있는 볼로냐대학교의 교수이다. 1932년 이탈리아 서북부의 피에몬테주 알레산드리아에서 태어났다. 변호사가 되길 원했던 아버지의 뜻에 따라 토리노 대학교에 입학하였으나, 중세 철학과 문학으로 전공을 선회, 1954년 토마스 아퀴나스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 학위논문을 발간함으로써 문학비평 및 기호학계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1962년 토리노대학교와 밀라노대학교에서 미학 강의를 시작했으며, 최초의 주요 저서인 『열린 작품 Opera apertas』(1962)을 발간해 현대미학의 새로운 해석방법을 제시했다. 이어 『제임스 조이스의 시학 Le poetiche di James Joyce』(1965), 『예술의 정의 La definizione dell'arte』(1968) 등 새로운 이론서를 발표해 문학비평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1966년 상파울루대학교와 피렌체대학교에서 시각커뮤니케이션을 강의했으며, 1967년 『시각커뮤니케이션 기호학을 위한 노트』를 출간했다.
1968년 인간의 사고와 문화행위, 이념구성 등에 다양하게 관련되어 있는 기호를 개념, 유형, 의미론, 이데올로기 등으로 명쾌하게 분석 정리한 『텅빈 구조 La struttura assente』를 발간했으며, 이어서 『내용의 형식 Le forme del contenuto』(1971)을 발간한 후 이 두 저서의 내용을 증보해 영문판 『기호학이론 A Theory of Semiotics』(1976)을 발간함으로써 세계적인 기호학자로서 명성을 얻었다. 그는 Visio 문화, 즉 읽는 문화가 아니라 보는 문화의 전형적인 사례인 중세 미학과 러시아 형식주의, 그리고 아방가르드 문화로부터 출발했으며, 퍼스의 철학적 기호론을 통해 독특한 기호학 체계를 구축, 프랑스 중심의 언어학적 기호학이나 구조주의와 철저하게 맞대결하는 한편 프랑크푸르트 학파류의 마르크스주의와도 완연히 다른 예술 이해와 미학관을 보여주었다. 1971년 볼로냐대학교의 기호학 조교수로 임명되었으며, 세계 최초의 국제기호학 잡지 『베르수스』의 책임자로 활동했다. 1974년 밀라노에서 제1회 국제기호학 회의를 주관했으며, 1975년 볼로냐대학교의 기호학 정교수 및 커뮤니케이션·연극학 연구소장으로 임명되었다.
기호학과 미학의 세계에 열중하던 중 우연한 기회에 출판사에 근무하는 여자친구의 권유로 소설을 집필하게 되었다. 당시 원자핵의 확산과 환경오염 등으로 인한 세기말적인 위기를 문학으로 표현해보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그는 2년 반에 걸쳐 집필을 완료해 1980년 첫번째 장편소설 『장미의 이름 Il nome della rosa』을 발표했다.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의 논리학,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학, 프란시스 베이컨(Francis Bacon)의 경험주의 철학과 자신의 기호학 이론을 유감없이 발휘한 이 소설은 출간되자마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어 1988년 두 번째 장편소설 『푸코의 진자 Il pendolo di Foucauilt』를 발표해 프랑크푸르트 북페어에서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받았으며, 1994년 자전적 작품인 세 번째 장편소설 『전날의 섬 L'isola del giornoprima』을 발표해 작가로서의 재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에코는 문학은 죽는 방법까지 가르쳐 준다고 말할 정도로 문학에 절대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다. 그는 『움베르토 에코의 문학 강의』라는 책에서 문학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그리고 문학이 개인적 삶과 사회적 삶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를 웅변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문학의 몇 가지 기능에 대해’에서 시작하여 마르크스, 단테, 네르발, 와일드, 조이스, 보르헤스 등의 작품에 대한 비평과 문체, 상징, 형식, 아이러니 등 문학 이론의 핵심적인 개념들에 대한 기호학적 분석 등을 담고 있다.
움베르토 에코는 토마스 아퀴나스의 철학에서 퍼스널컴퓨터에 이르기까지 기호학·철학·역사학·미학 등 다방면에 걸쳐 전문적 지식을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모국어인 이탈리아어를 비롯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라틴어, 그리스어, 러시아어, 에스파냐어까지 통달한 언어의 천재이다. 이러한 이유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 이래 최고의 르네상스적 인물이라는 칭호를 얻고 있다. 그의 기호학이론은 오늘날 세계 학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문학이론으로 평가받고 있다.
2005년 Prospect/Foreign Policy 공동 조사에게 움베르토 에코는 노엄 촘스키에 이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지식인> 2위에 이름을 올렸다. 3위는 리처드 도킨스였다.
작품으로 장편소설『장미의 이름』(1980) 과『푸코의 진자』(1988),『전날의 섬』(1994), 동화『폭탄과 장군』(1988),『세 우주 비행사』(1988), 이론서『토마스 아퀴나스의 미학의 문제』,『열린 작품』, 『대중의 슈퍼맨(대중문화의 이데올로기)』, 『논문 잘 쓰는 방법』 등이 있다.
2016년 2월 19일 향년 84세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밀라노 자택에서 타계했다.
[예스24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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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코 에코의 책을 펼쳐 들었다.
'장미의 이름' 이후로는 그의 작품을 쉽게 건드릴 수가 없었다.
약간의 패배감을 맛보았다고 해야 할까.
몇번이고 책 속에서 길을 잃고 방황했던 기억이 있어서
쉽게 그의 작품을 펼칠 용기가 나질 않았다.
다시 이 책을 만나보고자 했던건
그의 마지막 작품이기에 엄숙하게 삶의 끝을 준비하는 그에게
마지막 작품은 어떻게 쓰여졌을지 상당히 궁금했다.
역시나 만만치 않았던 작품이기에
그가 학식을 뽐내고 싶어 쓴 작품은 아닐테지만
쉽게 접근하긴 어려운 작품인 건 분명한 것 같다.
그의 유작부터 접근하면서 그의 작품을 거슬러 올라가며 살펴보면
좀 더 숨을 고르며 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창간되지 않을 책이지만
그 과정들을 이야기로 담는다는 것이 조금은 특별한 생각인 듯 보인다.
세상에 나오지 않을 신문이지만
6명의 기자들의 의견들을 나누는 과정들이 꽤나 흥미롭다.
굉장히 비판적으로 따지며 살펴보진 않았지만
신문이란 매체 또한 그 양면성이 분명히 보이는 듯하다.
적어도 나에게는 불편한 진실과 허구 사이에서
조금은 갈등되기도 하고, 외면해야 할 사실들에 대해서는 말이다.
'도마니'는 아직 독자가 없는 신문이기 때문에,
우리가 어떤 뉴스를 싣는다 해도 그것을 놓고 반박할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신문이 좋은 평가를 받으려면 반박에 대처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특히 썩은 것에 손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신문이라면 더더욱 그래야 한다./p88
독자는 사람들이 대체로 일을 형편없이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프로답게 일했다는 것을 강조해야 하는 겁니다.
일을 잘했다고 말하고 싶을 때는 그게 더 효과적이죠./p144
상류층 흉내를 내는 속물이나
과도하게 앞서가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어보이기도 한다.
흔히 말하는 프로답게를 굉장히 신경쓰는 듯 보여기도 하기에
신문이 사람들에게 오고가는 평판으로 따라가는 것이 옳은지 고민하게 된다.
언론 철학을 따지지 않고 프로답게 써내려 간다는 건 뭘까?
이 책이 분명 저널리즘에 관한 소설이지만
나에게는 뭔가 모험담처럼 느껴지는 건 뭘까.
이 책을 읽는 내내 그의 교양 수준이 상당하다는 것에 감탄하게 된다.
시원한 정치적 풍자는 물론이고
문학적 요소와 날까로운 비판을 꿰뚫는 듯한
그의 거침없는 글 속에서 가슴이 뛰며 따라가길 허덕이는
나의 지성의 역부족을 실감하지만
이 작품은 꼭 한번 읽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