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클래식한 사람 - 오래된 음악으로 오늘을 위로하는
김드리 지음 / 웨일북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왠지 클래식한 사람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김드리
‘모던’하기가 여전히 어렵다. 나뭇결이 거칠고 옹이의 자국이 선명한 식탁에서 차를 마실 때까지는 행복한데,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온통 네모반듯한 건물뿐일 때 조금 울적해진다. 숙명여자대학교 작곡과를 졸업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음악극 창작을 전공했다. 현재는 뮤지컬 음악을 만들며 〈줄리 앤 폴〉, 〈붉은 정원〉, 〈뱀파이어 아더〉 등을 무대에 올렸다. 디지털 사운드의 화려함보다는 낡은 피아노의 따뜻함을 좋아하고, 편리한 앱이 많아도 아직 수동식 메트로놈의 태엽을 감는다. 지은 책으로 《친절한 음악책》이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남편과 음악 취향이 다른 편인데 서정적이고 잔잔한 음악을 좋아하는 나에게

클래식은 그냥 내 감정과 온도가 실려 있어서

찾아 듣기 편한 음악이기도 하다.


이론이나 좀 더 깊이 들어가면

클래식을 겁먹고선 듣기에도 불편하게 느낄 수도 있겠지만

난 그리 불편하지 않게 느껴진다.


부엌에서 음식을 할 때면

섬세한 선율과 감정의 흐름이 차분해지는 곡을 들으며

좋은 음식의 향과 맛을 만들어내는 시간이 참 좋다.


뜻하지 않게 이번 추석에 정말이지 갖고 싶었던 스피커를 선물받게 되서

거실 한 가운데서 울려퍼지는

세심한 소리에 더 가슴이 꽝꽝 울리는 듯한 감동을 느끼고 있다.


아마도 어릴 적 아버지께서 전축으로 음악을 듣는 것이 취미이셨고

좋아하던 장르가 경음악, 클래식, 컨트리 송,피아노 곡 등

굉장히 감성을 자극하는 곡들을 사랑하셨기에

그 음악들을 무심코 오며가며 자연스럽게 듣게 된 계기를 무시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지금도 책을 읽거나 밥을 지을 때면

늘 클래식 뿐만 아닌 음악이 함께 한다.


얼마전에 사랑하는 딸아이의 생일이었는데

자연스럽게 부르는 노래인 <생일 축하합니다>라는 곡 또한 클래식이다.


기쁜 날 이 곡을 정말 빼놓을 수 없기에

가장 아름다운 날 멋진 이 곡을 더 기쁘게 불러줄 수 있어서 참 행복했다.


포레는 이에 대해 '내가 생각하는 죽음이란 슬픔과 무너짐이 아니라

행복한 구원이며, 영원한 행복의 도달'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영혼이 충분히 위로 받고 떠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마 그 대상이 아버지였기 때문에 이런 곡이 나올 수 있지 않았을까?

아버지가 천국으로 떠나는 길이기에 종교적인 의의를 따지기보다는

자신의 순수하고 맑은 마음을 마음껏 전하고 싶었을 것이다.

포레의 레퀴엠은 마치 하늘에서 천가들이 들려주는 노래 같기도 하다.

남겨진 이들에게도, 떠난 이들이 잘 쉬고 있다는 위로를 전해주는 것만 같다./p130-131


개인적으로도 '레퀴엠'의 곡을 참 좋아한다.


뭔가 따스하고 포근한 느낌이 나를 에워싸는 것만 같아

불면증으로 힘들었던 때에 나에게 위로가 되고

눈물 짓고 싶었던 날 펑펑 쏟아내며 들었던

아늑한 추억과 아련한 사랑이 묻어나는 곡처럼 난 느낀다.


죽음의 심판과 두려움이 생략되어 이교적이란 비판을 받기도 했다는데

오히려 난 더 좋았다.


죽음의 문을 들어서는 것이 꼭 비관적이고 슬퍼야만 할까.


서정적이고 부드러운 그 분위기가 에워싸는 자장가처럼 아늑함이 난 좋았다.


우연히 티비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한 어린 소년이 불렀던 '레퀴엠'이 큰 감동으로 남아있다.


눈물 짓는 심사위원들의 벅찬 감동을 받은 모습에

나 또한 그 소년을 꼭 안아주고 싶었다.


변성기가 오지 않은 청아한 목소리에서 울려퍼지는

아름다운 천사의 노래처럼 들리는 멋진 '레퀴엠'을 감상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영국 출신의 기타리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인

에릭 클랩튼을 나의 아버지가 참 좋아하는 뮤지션이라

오래도록 귓가에 그 곡이 선명하게 들린다.


<Tears in Heaven>


'부모가 죽으면 산에 묻고,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는 말이 있다.

눈물이 흐르고 흘러 언젠간느 마르게 된다고 해도

그리움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p227


죽은 아들을 그리워하며 쓴 이 곡..


그 때 아들이 여섯 살이라고 하는데 우리 둘째 아이가 지금 그 나이이기에

더 감정을 몰입해서 듣다보면 정말 감정이 소용돌이 친다.


마약 중독인 그를 변화시킨 건 아들 코너 였다.


아들을 향한 사랑과 그리움을 어찌 다 표현하겠냐만은

이 곡에선 아들의 죽음을 애써 담담히 참고 고백한 마음들이

더 가슴 아프고 따뜻하게 느껴진다.


정말 마음이 무너졌을 그의 마음을 생각하며

이 곡을 다시 들으려니 참 힘들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감당치 못할 너무 큰 일이기에

다시 이 곡을 들으며 펑펑 울며 그 사랑을 더욱 세심하게 느껴본다.


음악 이야기라 하면

괜시리 따분하고 지루할 것만 같은 이론을 풀어쓴 책이 아닐까 싶었지만

읽으면 읽을 수록 더 빠져들게 되고 참 재미있게 읽었다.


사실 클래식을 잘 모르는 이들이 이 책을 봐도 좋을 것 같다.


책을 보면서 곡을 찾아 듣고 싶을 정도로

곁에 메모지를 두고 내가 듣고 싶은 곡 리스트를 적어보게 된다.


음악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상당히 크다는 건 알았지만

글로써 뭔가 그 세상을 이해하는 색은 또 다르게 느껴졌다.


알고나서는 더 그 소리가 풍성하게 느껴지는 것만 같다.


왠지 더 클래식하게 느껴지는 오늘 하루를

음악으로 위로받게 되어 행복한 날이었음에 감사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