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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를 떠나보내며 - 상자에 갇힌 책들에게 바치는 비가
알베르토 망겔 지음, 이종인 옮김 / 더난출판사 / 2018년 7월
평점 :
품절
서재를 떠나보내며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알베르토 망구엘
2018년 구텐베르크 상 수상자이자 현재 아르헨티나 국립도서관장으로 재직 중이다. 작가이자 번역가, 편집자, 국제펜클럽 회원이며, 구겐하임 펠로십과 프랑스 예술문화훈장을 수상했다. ‘책의 수호자’ ‘우리 시대의 몽테뉴’ ‘도서관의 돈 후안’ 등으로 불리며 명실공히 세계 최고 수준의 독서가이자 장서가로 평가받고 있다.
1948년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났으나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이스라엘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십 대 후반에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피그말리온’이라는 서점에서 점원으로 일하다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를 만났고, 시력을 잃어가던 그에게 4년 동안 책을 읽어주면서 큰 영향을 받았다. 1968년 아르헨티나를 떠나 스페인, 영국, 타히티, 이탈리아, 캐나다, 프랑스 등에 거주하며 책을 읽고 글을 썼으며 1985년에 캐나다 국적을 얻었다.
소설과 비소설을 아우르는 여러 권의 책을 출간하여 그중 『독서의 역사』로 프랑스의 메디치 상을, 『낯선 나라에서 온 소식』으로 영국의 매키터릭 상을, 『인간이 상상한 거의 모든 곳에 관한 백과사전』으로 독일의 만하임 상을 수상했고 스페인에선 헤르만 산체스 루이페레스 재단 상, 이탈리아에선 그린차네 카부르 상을 받기도 했다. 그 밖의 저서로 『독서 일기』, 『밤의 도서관』, 『나의 그림 읽기』, 『책 읽는 사람들』, 『보르헤스에게 가는 길』,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은유가 된 독자』 등이 있다. 그의 책들은 30여 개의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다.
역자 : 이종인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 브리태니커 편집국장과 성균관대학교 전문 번역가 양성 과정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며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교양서를 포함해 E. M. 포스터, 존 파울즈, 폴 오스터, 제임스 존슨, 러디어드 키플링, 헨리 제임스 같은 현대 영미 작가들의 소설 등 250여 권의 책을 번역했다.
번역 입문 강의서 『번역은 글쓰기다』, 『살면서 마주한 고전』 등을 펴냈으며, 옮긴 책으로 『로마제국 쇠망사』, 『변신 이야기』, 『작가는 왜 쓰는가』, 『호모 루덴스』, 『중세의 가을』, 『마인드 헌터』,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번역을 위한 변명』, 『숨결이 바람 될 때』 등이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거의 해마다 이사를 하는 남편의 직업상
우리 집의 상당부분을 차지 하고 있는 책들은
이삿짐 아저씨들이 참 싫어하는 이삿짐 중의 하나이다.
아이들책과 어른 책이 벽면 가득하고
거실은 이미 티비를 놓치 않고 생활한지가 꽤 오래되었다.
거실에 있는 책장에 책들을 빼고서
다시 새로운 집에 이 책을 그 자리에 옮기는 작업이
꽤나 만만치는 않다.
연중 행사처럼 책들의 먼지 제거를 확실히 시키겠다란 생각으로
이사를 기분 전화처럼 생각하며 그렇게 책과 함께 한 시간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주었다.
정리도 해야 할 법하지만, 각기 다른 책들에 추억과
공유했던 시간들이 나에겐 버리기도 힘든
장서의 괴로움을 떠안고 사는 요즘이기도 하다.
다른 건 다 정리하고 버릴 수 있는데
책만큼은 정리하고 버리는 일이 나에게 쉽지 않다.
이 책을 먼저 휘리릭 읽어보면서은 나의 시작이다"
마지막 장을 우연히 넘기다가
뭔가 가슴에 큰 떨림을 주는 강한 말에 전율이 올랐다.
"나의 끝은 나의 시작이다."
스코틀랜드의 메.리 여왕은 감옥에 있는 동안
자신의 옷감에 이런 문장을 새겼다는데 꽤 오랫동안 기억에 머문다.
장서가인 그가 개인 도서관을 만들어
책과 살아가는 모습이 참 부럽기도 했다.
그런 그에게 책을 정리하는 시간이란
나에게 더 감정이 몰입하게 되면서 각별하며 애뜻한 마음에
차마 상자 속에 책을 넣는 것이 쉽지 않은 행위 일것만 같다.
새로운 라벨이 붙을 새로운 서가를 꿈꾸는 이상으로
애써 위로 해야할까 싶지만,
역시나 뭔가를 뛰어 넘는 듯한 그의 지혜로움마저도
참 유연하게 다가온다.
사실 책을 꼼꼼히 읽고자 애를 쓰면 더 집중하기 힘들어진다.
그리 만만하게 읽히는 책은 아니지만
좀 더 편안하게 볼 방법들에 머리를 굴려보지만
일단 끝까지 읽자 싶어서 텍스트에 더욱 집중하고
내 생각은 일단 배제하며 읽기 시작했다.
텍스트 넘어를 보며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애쓰는 작가의 고단함마저도 참 멋지게 느껴진다.
사실 나에겐 그런 생각들을 할 여지와 도전을 꺼려하는 편이다.
변화의 바람이 나에게는 최소한 불어오길 바라며
뭔가 정리 할 것에 대한 미련을 여전히 가지고 있는 터라
한계를 뛰어넘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그런 나에게 개인의 서재가 채워준 마음의 풍요로움이
한순간 잃게 되면 오게 될 후폭풍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를
이 책 속에서 나 또한 헤매이고 있었다.
그럼에도 붙들었던 마음은 책을 사랑했던 사람으로써
문학이 주는 위로와 힘이
또 다른 내마음을 붙잡을 수 있는 멋진 여행이란 걸 생각하면
견딜 수 있겠다란 생각이 들어
또한 책 속에서 위로를 얻어간다.
그렇게 그의 깊은 철학 속에서
내 생각을 나누기엔 내 내공이 깊지 않지만
내 마음 속 대도서관을 꿈꾸는 나에게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책에 향할 수 있는 마음과 시간을 정리해주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