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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이런 여행 어때? - 내 아이와 여행하는 22가지 방법 ㅣ 부모되는 철학 시리즈 8
김동옥 지음 / 씽크스마트 / 2018년 5월
평점 :
내 아이를 믿는다는 것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김동옥
자연 - 여기저기 우거진 삼나무숲과 곶자왈, 340만 평에 달하는 드넓은 초지의 국립목장, 다양한 생물과 풀꽃으로 가득한 크고 작은 습지, 닮은 듯 다른 18개의 오름이 저마다 한 자리를 차지한 제주 중산간 마을에서 태어났다. 그곳에서 반딧불이·쇠똥구리·도롱뇽·지네·미꾸라지 따위를 잡거나, 청미래순·으름·찔레꽃·인동넝쿨꽃·동백꽃 따위를 따먹으며 놀았다. 한마디로 그냥 촌놈이란 소리.
감각 - 그렇게 보낸 어린 시절 덕분에 자연의 미묘한 표정과 신호를 얼추 알아챌 수 있게 됐다. 공기의 흐름과 냄새, 구름의 색깔과 모양, 땅의 질감과 온도, 동물의 소란과 침묵 같은 것들을 온 감각의 수신감도를 최대한 끌어올려 받아들이다보면 자연스럽게 그리 된다. 나이가 든 지금은 수신기 자체가 낡아서 그 감도가 상당히 떨어졌지만 당시의 행복한 기억만은 날이 갈수록 선명해지고 있다.
여행 -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잡지사 기자 생활을 5년 했다. 나름 의미 있는 시간이었으나 따분했다. 맘 떠난 일을 할 수는 없는 노릇. 순리대로 사표를 제출한 후 여행하며 사진 찍고 글 쓰는 일을 시작했다. 다양한 방송과 언론매체에 칼럼을 기고하며 밥벌이 중이다. 보람도 있고 재미도 있다.
아이 - 그 사이 아이가 태어났다. 쑥쑥 자라나 어디론가 멀리 다닐 수도 있게 되면서부터 아이와 함께 떠나는 여행에 대한 고민이 싹텄다. 자연에서 즐겁게 뒹굴며 놀았던 내 어린시절과 같은 추억을 아이에게 선물할 수만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극도로 예민하고 순수한 감각(그렇지만 그대로 방치하면 결국은 무뎌지기만 할 뿐인)으로 자연과 교감하는 방법을 아이에게 가르치는 여행을 실행해 오고 있다. 그게 벌써 5년. 아이가 자연의 표정과 신호를 차츰 읽어내고 있다. 아이에게 행복한 추억이 하나둘씩 쌓이고 있다. 죽을 때까지 잊히지 않을 추억.
[예스24 제공]


아이들과 여행지를 선정함에 있어서
아이들의 취향도 고려하지만
상당부분 부모가 이끄는 대로 따르게 되는 여행이 대부분이기에
사진이 남는 거라고 보여주기 식의 여행이
여행의 본연을 즐기기보다
좀 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던 적이 참 많았던 것 같다.
이 책을 보면서 오로지 아이와 셀레임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와 함께 여행의 여유까지..
뭔가 돈을 쓰는 만큼 얻는 것이 있는 여행을 해야겠다란 것을 떠나서
아이가 관심을 가지는 것에 집중하고
흐름대로 따라가는 여행 속에서
나도 이 책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여행 안내서라기보다는 뭔가 내가 여태까지
잡아나갔던 여행의 취지와 방향을 틀 수 있었던
터닝포인트가 되는 반전있는 책이었다.
아이를 위한 여행 가방을 나도 꾸려보고자 한다.
내 짐을 덜어내고 말이다.
소리는 종류가 참 많기도 하다.
가만 눈 감으면 떠오르는 아름다운 소리.
가끔은 어떤 색깔처럼 보이기도 하는 소리.
잘 듣고 말하지 않으면 소음일 뿐인 소리,
마음의 귀로 들어야 하는 소리...
아이와 나는 여행을 통해 그런 소리들을 만났다.
아이에게 자연의 소리를 들려주는 것..
사실 굉장히 사소하지만 해보지 못했던 것들이다.
우린 작은 소리에 집중하지 못한다.
도시의 소음, 티비나 라디오 소리,
지독한 소음에 익숙해서인지
귀가 주인공이 되는 여행을 떠나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뭔가 짐을 가득 들고 떠날 법한 여행이 아니더라도
일상 속에서 웅덩이 속 생물들의 소리,
풍경이 되는 갈대의 소리,
지저귀는 새의 소리에 잠시 걸음을 멈추고
자연이 나에게 선물해주는 소리에 집중해보고 싶다.
생각하기 싫다고 미뤄두기만 하면
결코 안 되는 것들이 있다.
시대에 뒤처졌다고 한심하게 여겼던 것들이
사실은 더 가치 있을 때가 있다.
그런 것들을 아이와 나는 기꺼이 마주했다.
속 시원하게 산다는 것은 후회를 남기지 않는 다는 것이지만
우리가 온전히 사랑하고 살아가는 삶에 대해
얼마나 집중하며 사는지를 고민해보게 된다.
생활 습관 속에서
내가 좀 더 사랑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게 남기에
내 평소의 생활 패턴이나 태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흘려보낸 시간들을 아이와 함께 삶과 죽음까지도
일깨워줄 수 있는 작은 일상들이
여행이 될 수도 있겠다란 생각이 든다.
자연이 주는 행복한 놀이터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열린 마음으로
즐겁게 놀아보고 싶다.
좋은 장난감이 아니더라도
밤바람을 맞으면서 밤늦도록 이야기 나누며
밤길을 걷는 것도 일상의 작은 여행의 일부란 생각에
거창한 계획부터가 아니라
아이와 내가 함꼐 하는 남겨진 시간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아이를 위한 여행을 시작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