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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는 화창한 중년입니다
사카이 준코 지음, 이민영 옮김 / 살림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지금 나는 화창한 중년입니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사카이 준코
저자 사카이 준코(酒井順子)는 3040 여성의 삶을 지속적으로 담론화해 온 작가. 고등학생 때부터 필명으로 잡지에 칼럼을 쓰기 시작해 30년 넘는 세월 동안 동시대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2003년 발표한 『마케이누의 절규負け犬の遠吠え』(한국어판 제목 『결혼의 재발견』)에서 ‘30대 이상, 결혼 안 한, 아이 없는’ 여성을 ‘마케이누(싸움에서 진 개)’라고 정의하여 사회적으로 큰 이슈를 불러 모았다. 자학과 역설의 유머가 진하게 밴 표현으로 가부장적 사회의 부당한 시선을 비판함으로써 여성 독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다. 『지금 나는 화창한 중년입니다』는 인생 후반에 겪게 되는 첫 경험으로 가득한 날들을 기록한 일기다. 원숙한 중년이 되면 어떤 일이건 놀라지 않고 모든 일에 능숙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서툴고 생경한 것들이 많은 하루하루를 유쾌 발랄하게 풀어냈다. 1966년 도쿄에서 태어나 릿쿄대학 사회학부를 졸업한 뒤 광고회사에 들어갔고, 3년 후 퇴사와 함께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국내에 출간된 책으로 『책이 너무 많아』 『저도 중년은 처음입니다』 『아무래도 아이는 괜찮습니다』 등이 있다.
역자 : 이민영
옮긴이 이민영은 일본 루테르학원대학교 신학과를 졸업하고, 현재는 출판번역 전문 에이전시 베네트랜스에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시장을 만드는 사람들』 『인생의 갈림길에서 만난 유대인의 말』 『감성두뇌, 행복한 미래를 결정한다』 『니체전시집』 『루이비통의 법칙』 『허브 마녀의 신기한 레시피』 『위대한 항해』 『내 아이의 두뇌를 깨우는 마법 놀이』 등이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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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적지 않은 나이이다.
인생을 절반 정도 50이라는 나이는
꽤 연륜이 느껴지고 삶에서 많은 경험들이
나에게 멋진 커리어로 남을 법한 흔적들로
삶의 곳곳에 남아서 살아갈 나이이지 않을까.
화창한 중년이라는 것이 있을까 싶었다.
나도 중년으로 접어들면서
20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급격히 떨어지는 체력과 주름으로
노화를 맞이하고 있기에 화창하지만은 않다.
그저 나이드는 것에 대해서 괜시리 서글플 때가 많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면서 번뜩 정신을 차리게 된다.
내가 가치를 두고 살아가는 것들에 대한 무의미와
정말 가치를 두고 살아갈 것들에 대한 의미를 말이다.
죽음이 나에게 임박해 온다면 한순간에 두려움에 휩싸여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만 같다.
죽을 날만 기약하면서
한없이 불후한 내 인생을 원망하고 하늘을 탓하며 그리 눈물로 지새우며 살 것만 같다.
그러나 저자는 담담하다.
아니 주어진 현실 속에서 게으름없이
오늘의 하루가 화창한 봄날처럼 의미로 다가온다.
불안감을 떨쳐버리듯 우리는 길을 나섰다.
사십 대에 너무 이른 죽음이기는 하지만
주위 사람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아니 그보다는 죽으면서
친구들에게 많은 것들을 남길 수 있는 춘화가 조금은 부럽기도 하다.
처음인 것처럼 모든 것이 들뜨고 설레이면
나에게 주어진 이 시간을 그저 세월의 흐름 속에
묻어두고 살아가기엔 너무 아까운 시간이란 걸 깨닫게 된다.
우리의 인생은 이처럼 알 수 없다.
예기치 않은 죽음이 나에게 다가오지만
하루 하루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화창하진 않지만 모든 중년들에게
화창한 마음을 선사해주는 작지만 따뜻한 떨림이
이 책 안에서 느껴진다.
새롭고 작은 설렘이 내 안에서 다시 꽃피면 좋겠다.
경험들이 나에게 하나 둘씩 다가와 준 것에
지금의 내가 있다는 것을 안다.
그렇기에 서툴지만 오늘도 괜찮게 살아가는 모든 중년들이
나이 들어가는 것이 나쁘지만은 않다란 걸 생각하면 좋겠다.
나부터 나에게 마음 속에 화창한 일상들을
하나 둘 담아둘 준비를 하고 싶다.
화창한 중년이든 그렇지 않든 살아간다는 것이 의미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