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자,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꿈꾸다
김승석 지음 / 북코리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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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종교학자 카렌 암스트롱은 기원전 900 ~ 기원전 200년 사이를 '축의 시대'라고 명명했다. 이 시기에는 인류 문명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철학과 종교와 사상가들이 등장하고 찬란한 정신적 유산의 결실들을 만들어 냈다. 우리 시대의 철학과 종교와 사상은 그들이 설파한 것들에 연을 대고 지금까지 가지를 뻗어왔을 뿐이다. 21세기가 되었음에도 여전히 인류는 '축의 시대'와 완전히 무관하거나 결별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정신적 결과물을 생산해내지 못하고 있다. 인류는 축의 시대로부터 배울 것들이 여전히 남아있다.



서양에서도 많은 사상가들이 등장했지만, 동양 특히 중국 땅에서는 제자백가라는 인물들이 일어났다. 춘추전국시대는 시기적으로는 기원전 779년 경 주나라가 동쪽으로 천도한 뒤, 기원전 221년 진에 의해 중국 최초의 통일 제국이 건국될 때까지의 시기를 말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공자를 비롯하여 이 책에서 다루는 묵자도 제자백가로서 유명세를 떨친 인물이다. 다만 묵자는 비밀에 쌓인 부분이 많다. 묵자의 성과 이름에 대해서도 이견이 있고, 생존시기에 대해서도 이견이 있다. 분명한 것은 그가 노나라에서 주로 활동했었고, 수공업과 축성 기술자로 살았다는 점이다. 그리고 진시황의 중국 통일 이후 국가의 이념으로 자리 잡지 못한 그의 사상은 탄압을 받고 자취를 감추게 된다는 사실이다.



묵자의 사상이 탁월했던 점은 강력한 지배 논리를 마련하고자하는 권력자들이 바라는 국가 이념으로서의 사상들과 차별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묵자는 성선설과 성악설의 이원론적인 틀로부터 벗어나 노동을 통해서 사람을 바라보았다. 이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노동을 천시하던 근대 이전의 경향과도 차별화를 이룬다. 그리고 무엇보다 묵자는 백성들의 입장에 서서 그들의 이익을 대변했다. 노동하지 않고 그 과실을 향유하는 사람들, 곧 대표적으로 지배계층을 향한 뼈있는 그의 가르침은 내가 살아가는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하고 울림이 있다. 비노동에 의한 소유, 타인 노동의 무상점유로 발생하는 구조화된 폭력을 향해 그는 저항의 목소리를 내었다. 그리고 이런 저항 의지는 곧 실용주의로 연결된다.



" 농부, 공인, 상인이라 할지라도 능력이 있으면 등용하여 높은 직위를 주고, 많은 녹봉을 내리고, 일을 맡길 때도 결단할 수 있는 권한을 주어야 한다."



탁월한 안목이다. 오늘날에는 명목상의 신분제가 존재하지 않기에 당연한 말로 들릴 수 있겠지만, 당시 묵자가 살았던 시대를 생각한다면 도전적이고 획기적인 발언일 것이다. 그의 실용주의적 태도는 오늘날에도 관철되어야할 가치다. 묵자가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과 그로부터 도출되는 실용주의적 태도는 분리될 수 없다. 그것은 또한 이 책을 통해 내가 얻게 된 값진 수확이기도 하다. 나는 지금까지 인간을 노동의 관점에서 생각해본 적이 별로 없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생각해볼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나는 선악, 빛과 어둠같은 이분법적인 안목에 갇히지 않기 위해 발버둥치며 사는데, 묵자처럼 실용주의적 태도를 유지하며 상황을 바라볼 수 있다면 그런 이분법 프레임에 쉽게 갖히진 않을 것이라는 통찰을 얻을 수 있었다.



이 책에는 묵자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어가는 재미는 저자가 묵자에 관심을 가지게 된 배경과 이유에 대한 독자의 공감에서 나온다. 사실 묵자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책은 이 책말고도 많지 않은가. 이 책의 저자는 경제학자다. 경제학자가 묵자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왜 저자가 묵자와 그의 사상과 그가 활동하던 시대와 노동 가치의 존중을 함께 논하는지 생각해본다면 풍부한 의미들을 찾을 수 있다. 묵자가 살아가야 했던 시절과 우리가 살아가는 시절은 세부적으로는 다르다. 하지만 맥락적으로는 닮아있다고 생각한다. 오늘날은 묵가가 살았던 시대와는 달리 명문화된 계급과 차별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 여전히 사람들의 의식 속에서 작동하고 있는 계급과 서열, 수저론 그리고 보이지 않는 벽까지 우리는 매순간 느끼며 산다. 묵가가 목도해야 했던 전쟁은 또 어떤가. 철기의 보급으로 농업생산량이 증가하여 잉여 생산물을 저장할 수 있게 되면, 인간은 다른 활동들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힘을 비축할 수 있게 된다. 그 결과 전쟁은 남는 자원을 바탕으로 더욱 치밀하고 강력하게 발생하게 되었다. 소수가 가진 정치적 야욕을 따라 희생되어 갔던 사람들, 묵가는 전쟁의 참혹상과 백성들의 굶주림을 직접 경험했던 사람이다. 그리고 끝이 보이지 않는 무한 경쟁 사회 속의 우리들 역시 그런 전쟁과 같은 스트레스 상황을 인내하며 살아가는건 아닌지. 그리고 효율성을 위해 분업화된 우리의 일들은 전체적인 시스템을 위해 움직이는 기계의 부속품처럼 작동하게 만든다. 그 바삐 돌아가는 시간 속에서 자신과 타인의 노동 가치에 대한 존중과 감사의 마음은 일어날 겨를이 없다. 이런 시대 상황 속에서 묵자가 제시한 겸애의 정신 곧 무차별적인 사랑의 태도는 인간의 가치를 상실해가는 우리에게 긍정의 에너지를 심는다. 그리고 이 시대의 정신과 그것을 분별없이 좇아가던 우리를 다시금 반성하게 만든다.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는 인간이 존중받는 사회다"



공감한다. 묵가는 피지배당하던 시대의 약자인 백성의 이익을 대변한 사상가이다. 그리고 그들에 대한 존중은 곧 그들의 노동에 대한 존중과 구별해서 생각할 수 없음을 그는 일깨워 주었다. 사유가 부족한 시대에, 이 책을 통해 우리의 빈곤한 정신을 겸애사상과 자타인의 노동에 대한 존중으로 다시 채워 가면 좋겠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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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네이버, 지금 사도 될까요
박재원 지음 / 메이트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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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주식시장에서 플랫폼 사업이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나라에서 플랫폼을 만들고 사업을 확장해가는 기업들이 높은 시가총액을 갱신하고 있습니다. 플랫폼 사업이 무엇이기에 사람들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을까요? 어떤 기업들이 장기적으로도 높은 성장가능성을 가지고 있을까요?



플랫폼은 초기에 '기차를 타고 내리는 곳'을 뜻하는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거나 판매하기 위해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기본 구조, 인프라 등을 의미하는 말로 쓰입니다. 플랫폼에 대해선 현재 여러가지 해석이 있습니다. 다양한 용도에 공통으로 활용할 목적으로 설계된 유무형의 구조물, 둘 이상의 사용자 집단 사이의 가치 교환을 도와주는 모델 등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미국의 대표 신용카드사인 아멕스는 플랫폼을 이해하는데 좋은 모델이 됩니다. 아멕스는 화물운송회사에서 출발했습니다. 미국 전역에 철도가 건설되기 시작하면서 운송회사들은 급성장했고, 이때 등장한 것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입니다. 창립자 중 한명인 조지 파고는 더불어 우편 사업을 시작했는데, 당시에는 지금같은 송금 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였기에 우체국이 금융거래 창구로 기능했습니다. 전국적 급속 운송망을 갖운 아멕스는 환어음을 취급하기 유리한 구조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동시에 파고는 유럽 여행 중 신용장의 불편함을 깨닫습니다. 본인 확인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환율문제도 있었죠. 그래서 이를 해결할 여행자 수표를 발행하게 되는데 이것이 해외 신용카드의 시초로 평가받습니다. 경제가 발달할수록 해외 여행객은 증가하고 여행자 수표의 사용량은 급증했습니다. 결국 아멕스는 운송업과 우편업에 이어 금융업까지도 장악한 플랫폼이 된 것이죠. 플랫폼은 이렇게 특정한 강점을 바탕으로 연결하고 확장하며 다각화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쿠팡, 넷플릭스, 알리바바, 텐센트와 같이 유명한 기업들도 유사한 경로를 통과하며 현재까지 성장해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무섭게 성장하는 플랫폼 사업들의 위험 요소는 없을까요? 그리고 버블로부터 안전할 수 있을까요? 혹시 과거 역사 속에서 발생했던 튤립버블과 2000년대 IT버블과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까요? 역사는 반복됩니다. 어떤 새로운 산업이든 등장 초기엔 지나친 기대를 시장으로부터 받게 됩니다. 시장은 점차 과열되고 버블이 커지다가 결국은 거품이 꺼지며 주가는 폭락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의 기대를 받는 산업이 시장의 사이클을 타는 건 항상 반복되어 왔던 사건입니다. 그리고 각국의 정부에서 플랫폼 사업의 확장성과 지배력을 견제하기 시작했습니다. 등장 초기에는 정부의 여러가지 지원을 통해서 회사가 점점 성장할 수 있었지만, 이젠 너무나도 커져서 정부가 통제하기 힘들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작은 골목 상권에 까지 침투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정부의 견제는 단기적으로 악재이긴 하지만, 동시에 다른 산업과의 균형성 유지와 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해서라도 필요한 요소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긍정적인 평가 그리고 전망도 있습니다. 현존하는 여러 플랫폼 기업들이 실적없이, 이름만으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꾸준한 매출의 성장과 가시적인 확장성은 계속 상승하고 있는 주가를 충분히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여전히 플랫폼의 강점인 '연결'을 통하여 기존의 사업과 새로운 사업을 이어줌으로써 새로운 먹거리를 탄생시킬 힘을 플랫폼은 보유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플랫폼 기업의 방향성입니다. '아마라의 법칙'이라고 하죠. 단기적으로는 기술에 대한 효과를 과대평가하고, 장기적으로는 효과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과열 신호를 보낼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 탄탄하게 더욱 성장할 산업이라면 꾸준히 관심을 두고 지속적인 투자가 가능해질 것입니다.



플랫폼을 이해하는 건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고 더 편리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더 확장하고 성장해갈 미래 산업에 대한 합리적인 투자를 위해서도 중요합니다. 이 책에는 네이버와 카카오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다양한 플랫폼 기업들을 소개하고 있으니 플랫폼에 관심있는 분들은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카카오 네이버, 지금 사도 될까요"를 통해서 플랫폼 회사들의 사업 구조와 장기적인 방향성을 이해하고 플랫폼에 투자를 계획해 보시길 바랍니다.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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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대화법 - 상처받지 않고 상처 주지 않는 소통의 기술
임정민 지음 / 서사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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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말을 잘하고 싶어 한다. 청중이 많은 자리, 이성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고 싶은 자리 그리고 동료나 가족과의 대화에서도 원활한 소통은 정말 중요하다. 그런데 말을 잘하고 싶다는 소망이 현실로 연결되기는 쉽지 않다. 말을 잘하려면 대화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 자신과 소통 대상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은 자기 자신을 잘 모른다. 그러니 타인은 더욱 모른다. 인간은 누구나 어느 정도 이기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을 타인보다 높이고 싶어하고, 공격 받는다고 생각하면 방어부터 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더욱 더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힘들다. 그래서 메타인지가 필요하다. 메타인지는 자신의 인지 과정을 관찰, 발견, 통제하는 작용이다. 즉 자신이 무엇을 아는지, 모르는지 알고 있는 상태를 가리킨다. 수영을 배울 때였다. 자유영을 할 때 나는 강사가 가르쳐 준 대로 고분고분하게 팔을 뻗는다고 생각했지만 속도가 잘 나지 않았다. 하루는 강사 분이 내가 자유영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서 보여줬다. 그것을 통해 나는 내가 수영할 때 왼쪽 어깨가 물 속에 보다 잠겨 있으며 팔도 끝까지 쭉 펴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사실을 분명하게 알게 되자 나는 의식적으로 자세를 고치려고 노력할 수 있었고 자유영 실력도 향상될 수 있었다. 나의 언어 습관도 마찬가지였다. 이 책은 '교류분석' 이론을 통해서 스스로 메타인지 할 수 있는 상세한 진단법을 제공한다. 직접 해보면 자신을 파악하고 대화 상황을 이해하는데 상당히 유용하다는 걸 알 수 있다. 나도 대화할 때 특정 성향의 자아로 타인과 자주 교류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고, 보충해야할 태도가 무엇인지도 확인할 수 있었다. 사람이 대화할 땐 3가지 자아 상태를 오간다. ( 어른, 부모, 아이 자아) 지금 나 혹은 상대가 어떤 자아 상태인지를 파악할 수 있다면 그에 적절한 몸짓과 대화도 가능해진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상황을 파악하면 소통을 보다 긍정적으로 끌어내기 쉬워 진다.



교류분석은 나 혹은 상대의 성향을 바꾸는 방법이 아니다. 성향을 바꾸는 건 매우 어렵다. 교류분석은 특정 소통 상황에서 나와 상대를 이해하고 그 상황에 적절한 대응이 무엇인지를 인지하여 대응하는 이론이다. 즉, 나만 좋은 대화가 아니라 소통하는 우리에게 좋은 대화가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이론이다.



사실 생각이나 취향의 다름은 다툼의 원인이 아니다. 우리의 외모만큼이나 사람의 생각과 취향은 다양한 게 정상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나와 맞지 않는다거나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와 원활히 소통하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러나 대화와 소통은 상대에 대한 존중에서 나온다. 지나간 시간과 상대는 아무리 노력해도 내가 바꿀 수 없다. 내가 바꿀 수 있는 건 어떻게 말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이다. 무의식적이고 습관적으로 '반응'해버리는 말의 습관과 행동은 다툼의 주된 원인이 된다. 그러니 '반응'(Reaction)이 아닌, 의식적이고 선택적으로 '대응'(Response)할 수 있다면 결과는 변할 수 있다.



인간의 소통을 통해서 받고자 하는 심리적 욕구가 있다. 이를 충족시키는 행위를 'stroke'라고 한다. 따라서 소통할 때는 'stroke'를 잘 주고 받는 게 중요하다. 인간관계의 윤활유가 되기 때문이다. 이 책은 표면적인 언어 아래에 잠재하는 욕구까지도 잘 포착하고 유형화해서 나에게 전달해주었다. 성숙한 대화는 'stroke'를 잘 파악하고 전달할 수 있는 대화임을 책을 읽으며 더욱 확신할 수 있었다.



이 책은 단순한 자기개발서로 읽기엔 유용한 정보들이 많다. 주위에 소통의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꼭 한번 소개해주고픈 책이다. 최근 대화중 나의 의도는 그것이 아니었는데, 상대가 나빠서, 상대가 나를 무시해서 갈등이 생겼다고 생각해 본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펼쳐보길 바란다. 성숙한 어른의 대화를 만들어가는데 꼭 필요한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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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혹하는 이유 - 사회심리학이 조목조목 가르쳐주는 개소리 탐지의 정석
존 페트로첼리 지음, 안기순 옮김 / 오월구일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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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개소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학창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 시절 저는 종교적 신념을 핑계로 생물의 진화를 부정하고 사이비 과학을 맹신하는 사람들을 자주 접했습니다. 아무리 많은 과학적인 자료를 제시하더라도 그들은 결코 듣지 않았죠. 심지어 "화석은 인간이 창조된 것이 아니라 진화된 존재라고 믿게 만들기 위해 악마가 의도적으로 만들어 땅에 심어둔 조형물(?)"이라고 주장하는 분도 직접 만났습니다. 한 때는 저도 혹했지만 지금은 그런 이야기들이 한낱 개소리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바르게 제대로 아는 것이 힘입니다. 진리를 선포한다는 그들의 주장과는 달리 객관적인 사실 앞에 정직하지 않고, 자신과 다른 주장을 하면 악마적인 것으로 몰아가는 태도에 저는 실망만 쌓여 갔죠. 그런 건 인간적인 아집과 고집일 뿐, 진리는 결코 그런 방식과 그런 태도를 가진 집단으로부터 나오지 않는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왜 개소리를 할까요? 거기에 쉽게 현혹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개소리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요? 어떻게 하면 개소리로부터 거리를 유지하고 객관성을 찾을 수 있을까요? 이 책의 저자인 존 페트로첼리는 연구소를 세워 개소리에 대해(on bullshit)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사회심리학자입니다. 저자는 자신의 전문성을 발휘해서 개소리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들을 풀어냅니다. 전문가적인 분석과 자신의 이론 만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위에서 접할 수 있는 그리고 실제로 발생한 사건들에 해석을 곁들여 소개하기에 재미있게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저자는 재미있게도 개소리에 꾀는 파리 지수를 만들었습니다. 개소리의 심각성에 따라 3단계로 나누어 구분했죠. 1마리의 파리가 꾀는 개소리는 불쾌할 순 있지만 상대적으로 해를 끼칠 가능성이 작고, 2, 3마리로 증가할수록 부정적인 결과를 유발할 수 있는 개소리를 말합니다. 가령 미국의 전 대통령인 트럼프가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 방법으로 '소독약을 체내에 주입하면 어떨까?'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생물학이나 화학에 대해 조금의 지식이라도 가진 사람은 그의 이야기가 명백한 개소리임을 의심하지 않겠지만, 그의 영향력을 고려하면 개소리라도 많은 사람들을 위험에 빠트릴 수도 있죠. 이런건 파리 3마리가 꾀는 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확신은 위험하다고 합니다. '달에서는 만리장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아폴로 우주비행사가 밝혔음에도 여전히 달에서 만리장성을 볼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많은 전문가가 백신 접종은 꼭 필요하다고 이야기해도, 음모론에 심취하여, 백신에 인구를 줄이기 위한 독극물이 섞여 있다거나 백신을 맞는 사람들을 조종할 수 있는 나노로봇이 들어있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존재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듣는 이야기들에 의심하고 의문을 제기하라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맹목성을 버리고 '어떻게' 라고 물을 수 있어야 하며, 권위에 호소하는 개소리가 들릴 때 잠깐 멈춘 후 비판적인 시각에서 접근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얻으려면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할지 알고 있는 사람은 섣부른 추측을 피하고 근거 없는 주장을 밝혀 낼 수 있습니다.



2년 전 쯤 출간 된 한스 로슬링의 "팩트풀니스"라는 책을 보면, 사람들은 제한된 정보를 받아들이고, 자신의 경험 안에서 세상을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기에 선입관과 편견에 쉽게 빠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로슬링은 존 패트로첼리처럼 팩트를 강조합니다. 심증과 개인적인 경험을 넘어서 객관화된 통계와 자료를 통해 사실에 접근하라고 말이죠. 사람들이 증거와 팩트에 기초한 판단과 소통을 할 수 있다면 보다 합리적인 결정에 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개소리와의 거리를 유지해야하는 이유이자 나아갈 방향입니다. 보다 합리적이고 현명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개소리 탐지를 시작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이 책이 길잡이가 되어 줄 것입니다.




-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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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지압법 - 1분만 누르면 통증이 낫는 기적의 건강법
후쿠쓰지 도시키 지음, 김나정 옮김 / 길벗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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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압은 혈자리를 누르는 건강 요법입니다. 의학이 지금처럼 발달하기 전의 사람들이 신체의 특정 부위를 누르면 증상이 완화되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게 되었고, 이것이 전해져서 혈자리 요법의 시초가 되었습니다. 혈자리 요법은 크게 침, 뜸, 지압으로 나뉩니다.



동양 의학에서는 '기'를 건강과 관련해서 생각합니다. 기란 생명 에너지고, 경락은 기가 흐르는 통로며, 혈자리는 기의 출입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몸엔 전신을 흐르는 14줄기의 경락이 있는데, 모든 혈자리는 이 경락에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죠. 따라서 혈자리를 누른다는 의미는 기의 흐름으로 조절하는 것이고, 막혔던 기의 흐름을 다시 정상으로 돌려놓아서 우리 몸의 균형과 건강이 회복되게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혈자리를 눌러서 통증을 느낀다면 경락에 연관된 기관들과 부위들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로 받아들입니다.



동양의 '기'의 개념을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지압은 특정 부위를 자극함으로써 해당 부위를 지나는 신경을 자극해 활성화시키거나, 혈류를 원활하게 흐르게 만드는 마사지 효과로 받아들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압이 우리의 건강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이죠.



무협지나 드라마를 많이 본 사람들은 혈자리를 잘못 누르면 마비가 오거나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는 편견과 공포감 때문에 지압을 꺼려 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침습 방식의 비전문적인 행위들은 조심해야하겠죠. 그러나 이 책에서 다루는 지압은 누구나 간편하게 집에서도 따라할 수 있는 표준적인 내용들을 소개해두었습니다. 그러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혹자는 '비전문가가 혈자리를 찾는 게 어렵지 않느냐?', '책을 보는 것으로 가능하냐?'고 질문할 수도 있습니다. 지압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당연하게 따라오는 궁금증일텐데, 이 책에 따르면 가능합니다. 우리의 외모가 다르듯 혈자리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그래서 정밀하게 혈자리를 찾아서 기계적으로 동일한 압력으로 계속 눌러야만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닙니다. 가장 좋은건 자신이 직접 자신의 혈자리들을 눌러보면서 느껴지는 바에 따라 찾고 지압하는게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책에서 올바른 혈자리를 찾는 방법과 지압의 강도, 그리고 지압 포인트까지 그림을 통해서 잘 설명하고 있어서 저같은 초보자들도 쉽게 따라할 수 있습니다.



저는 졸음과 집중력에 효과적인 지압 방법을 익혀서 계속 사용해보고 있는데요, 적절한 자극이 되어서 그런지 심적으로 느끼기에도 개운하고 각성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각종 질환별, 증상별 지압 방법이 자세히 나와 있으니 쉽고 간편하게 지압을 배워보고 싶으신 분들께 "기적의 지압법"을 추천합니다.




- 출판사로부터 무상 제공받아 서평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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