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투자 전문가와 주식 같이 투자 - 차트의 가치, 이슈의 가치, 재무의 가치
임정우 지음 / 한국경제신문i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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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경제 체제의 지난 역사를 돌아보면 항상 높은 확률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 한 경제 내에서 발생한 인플레이션은 경우에 따라 국경을 넘어서 교역 중인 타국에도 영향을 미친다. 인플레이션은 화폐의 상대적 가치를 떨어트리고 원유, 철강, 원자재, 귀금속, 그리고 부동산과 주식, 비트코인과 같은 자산의 가격을 상승시킨다. 상대적으로 보다 많은 수입을 올리는 사람들은 쓰고 남는 돈을 저축 이외의 다른 자산을 구매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 이에 비해 보다 적은 수입을 올리는 사람들은 엥겔지수가 높을 수 밖에 없고, 쓰고 남는 돈이 적기에 다른 자산을 구매할 여력이 떨어진다. 그 결과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의 발생은 부익부빈익빈 현상을 만들어 낸다. 자본주의에서는 필히 상대적 빈곤이 사회적 문제로 등장할 수 밖에 없다.



이런 난관을 해결하기 위한 개인적인 방책으로 투자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의 세계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그런데 투자는 절대로 만만하지 않고, 무엇보다 투자에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기에 시간과 정성을 들여서 자신의 스타일을 찾아가야 한다. 이 책이 다루는 투자 방법은 여러가지 투자법 중에서도 '가치 투자'를 다룬다. '가치 투자'란 무엇일까?


투자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인터넷에 떠도는 버핏의 이런 글귀가 쓰인 유명한 짤을 본 적 있을 것이다.



내가 '가치 투자'하라고 했지, 언제 'X같이 투자'하라고 했냐?


가치 투자는 기업이 본래 가지고 있는, 그리고 앞으로 안정적으로 지속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기업이, 시장에서 저평가되는 상태일 때 매수하고 장기간 보유하여, 시중이자율보다 훨씬 높은 수익과 복리 효과를 누리는 방법이다. 이런 투자를 해내기 위해서는 인간의 심리, 시장의 심리, 무엇보다 투자자 본인의 인내심을 잘 다루어야 한다. 그리고 현재 기업이 저평가 상태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기업공시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줄 알아야 하며, PER, PBR과 같은 상대적인 가치 측정 방법과 각종 지표에 익숙해져야 한다. 시장의 흐름을 경제 전문가만큼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는 읽을 수 있어야 미래의 전망과 계획에 따른 투자 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 이 책은 투자에 관심만 있는 완전 초보자를 위한 책은 아니다. 1단계가 투자에 첫 입문하는 단계라면, 이 책은 2단계, 그러니까 각종 경제 용어와 주식에서 등장하는 여러가지 개념을 익히고 난 후 "그래서 이런 정보들을 투자에 어떤 방식으로 활용한다는거야?"라고 묻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책이다.


그렇다고 난도가 높은 책은 아니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가치 투자를 하기 위해선 앞에서 이야기한 내용들에 익숙해져야 한다. 당연히 이 책도 그런 내용을 차례대로 다루고 있다. 다만 호기롭게 가치투자를 배우려고 도전했다가 곧 여러 개념들에 질려버리거나, 개념을 알긴 하겠는데 실제 어떻게 적용되는지 궁금한 사람들을 위해 쓰여진 책이다. 예를 들어 기업보고서나 손익계산서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수많은 용어들과 숫자의 늪에 빠져서 허우적 거린다. 그래서 많은 책들은 사전처럼 개념을 하나씩 정의하는 방식으로 내용을 진행해가기 바쁘다. 그런데 이 책은 '손익계산서란 무엇이다' 라고 정의하는 것에 집중하지 않는다. 저자는 다만 '가장 먼저 봐야 하지만, 가장 쓸모없는 손익계산서'라고 알려준다. 초보자들이라면 이 말에 당황할 것이다. 그러나 저자가 이렇게 말한 의미는 손익계산서도 과거의 정보라는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기업이 제시하는 각종 숫자에 현혹당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이익과 건전성 정도를 파악하는 정도로 활용하면 된다는 점이다. 투자자에게 정말 필요한 건 개념과 정의 나열보다 이런 실제적인 코칭이 아닐까?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투자자에게 도움되는 방향으로 잘 쓰여졌다.



주위의 여러 사람들과 이야기하며 듣게 되는 오해중 하나는 '기술적 분석'을 무시하는 투자 = '가치 투자'라는 관념이다. 그런데 이 책은 총 5가지 파트, '심리전', '전략전', '기업공시', '육탄전', '같이 투자'로 나누어 저자의 투자 방법을 설명한다. 기술적 분석과 그것을 활용하는 방법은 '육탄전'과 '같이 투자' 파트에 걸쳐서 의미있게 다루고 있다. 가치 투자는 차트 활용을 무조건 등한시하는 투자법이 아니다. 버핏의 저 유명한 짤의 글귀처럼 X같이 투자하지 않기 위해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무엇이든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투자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다양한 코칭이 담긴 이 책을 일어보는 건 어떨까? 투자를 진행하는 중에도 자신이 놓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점검해보기에도 좋을 것같다.




- 이 서평은 서평단 참여로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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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물고 싶은 순간을 팝니다
정은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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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주말마다 다니던 행로엔 조금 독특한 빵집 하나가 있었습니다. 지하철에서 내려 곧장 계단에 올라서면 항상 바람이 살며시 불어 왔었죠. 바람을 맞으며 지상으로 올라가다 보면 계단 중간에서부터 달콤하고 구수한 향이 바람을 타고 와 저에게 손짓했습니다. 향기의 손짓 끝자락엔 하얀 모자를 쓴 제빵사가 가판대 주위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광경이 늘 펼쳐져 있었습니다. 향과 함께 마주했던 그 순간만큼은 제빵사가 아니라 뛰어난 조향사로 변해 있었고, 주말마다 그 곳을 지나갈 때면 저는 일부러 계단을 조금 천천히 오르곤 했습니다. 특별해 보이지 않는 지하철 - 계단 - 빵집으로 이어지는 그 공간이 제겐 특별한 공간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코 끝이 쨍해지는 맑은 날이 되면, 더 강렬하게 느껴졌던 탑노트의 그 달콤한 향이 떠올라 다시 그 공간을 생각나게 만듭니다.



프루스트의 명작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는 주인공이 따뜻한 홍차와 마들렌의 독특한 향에 취해서 회상 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경험은 저의 경험처럼 소설 밖의 우리 삶의 간격 사이에도 비집고 찾아와 '프루스트 효과'를 일으킵니다. 프루스트 효과를 잘 활용하면 사소해 보이는 공간이라도 특별한 곳으로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찾고 경험하고 싶은 공간, 그 공간을 바라보는 여러가지 분석과 시선 그리고 독특한 가치가 담긴 공간에 대한 기억이 "머물고 싶은 순간을 팝니다"에 잘 담겨 있습니다.


"저기 꼭 가보고 싶다"

"다음에 또 와보고 싶다"

공간을 꾸미는 사람들이 가장 듣고 싶어하는 말일 것입니다. 그러나 저자는 '이렇게 해야만 사람들이 많이 모인다'는 식의 정형화된 이야기를 펼치지 않습니다. 다양한 장소와 공간을 방문하고 연구하며 각각의 다른 배경과 상황 속에서 어떻게 사람들이 공간을 찾고, 그 곳을 특별한 공간으로 기억하며 그리워하게 되는지 이야기합니다. 환경을 생각한 공간, 과거 추억을 재해석한 뉴레트로 공간,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에 걸맞는 공간, 감성을 제공하는 공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공간들이 등장합니다. 저는 제 추억 속 빵집이 왜 제게 특별한 공간으로 기억되는지 생각하며 책을 읽었더니 더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비대면 상황이 증가했습니다. 그래서 대면하는 공간에 대한 가치가 떨어졌다고 사람들이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온라인에서 벌어지는 활동과 별개로 오프라인 공간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전과 다른 방식의 공간입니다. 구매를 위한 공간이 온라인으로 옮겨 가고 있다면 오프라인 공간은 소비자들의 공감과 경험을 형성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 앞으로도 저는 다양한 공간을 찾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머물고 싶은 공간을 조금 더 눈여겨 보게 될 것 같습니다. 어떤 아이디어를 담은 공간인지, 왜 나는 여기서 편안함을 느끼는지, 다음에 또 오고픈 공간인지 한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습니다. 저처럼 주위 공간에 대한 호기심을 가진 분들 뿐만 아니라, 매장을 운영하거나 창업을 준비하시는 분들 역시 읽어보시고 도움될만한 아이디어를 얻으셨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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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인문학을 먹고 산다 - 인문학으로 인공지능 시대를 주도하라
한지우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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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을 바꾸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코로나 이전과 코로나 이후로 변화된 시대를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 경험하고 있는 변화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앞으로 일어날 변화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인류는 다가오는 미래를 대비할 지혜를 어디로부터 얻을 수 있을까요? 바로 역사를 통해서 우리는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책은 14세기 인류가 직면했던 흑사병과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 19의 상황을 비교하고 나아갈 길을 찾습니다. 펜데믹한 흑사병의 창궐은 유럽의 인구와 산업구조, 그리고 생활 양식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변화를 몰고 왔습니다. 신 중심주의 사회에 대한 불신과 몰락, 인본주의의 등장과 르네상스, 르네상스 속에서 피어오는 가치관과 삶의 변화들이 마치 펜데믹한 코로나 19 창궐을 맞이한 지금의 우리 상황에 많은 부분에서 겹쳐 있고 그로부터 지혜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위기는 부정적인 상황 만을 포함하지 않고, 위기라는 글자 속에는 기회도 숨겨져 있으니까요.







펜데믹한 질병의 창궐은 분명 우리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동시에 사람들로 하여금 새로운 사실에 대한 각성을 일으키고, 빠르게 산업 구조 개편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마치 흑사병 이후 유럽 사회에서 인구가 줄어들자 노동자들에 대한 인식이 상승하고 부족한 노동력을 대체할 기술 개발이 이루어진 현상들처럼 말이죠. 저도 투자에 관심을 가지면서 세계의 여러 산업을 이끌고 있는 일류 기업들의 변화를 추적하게 됩니다. 이런 변화들의 중심엔 사람들의 생활 패턴 변화와 더불어 초연결망, 데이터 활용, 기후변화에 대한 위기 의식 확산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AI의 등장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AI가 더욱 발전하고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세상이 오면 많은 사람들은 일자리를 상실할 것입니다. 어쩌면 상실된다는 표현보다는 노동으로부터 해방된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기본 소득이 보편화되면, 남는 시간을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사람들이 살아갈 것입니다. 내가 커서 무엇이 되지?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하지? 하는 고민보다는,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행복한 삶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이 우리 삶의 방향을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집단적으로 더 성숙해지고 의미있는 미래 사회가 될 것같은 기대가 부풀어 오릅니다. 흥미롭게도 고대 수메르 신화에서는 신들이 노동으로 인한 노고에 시달리자 인간들을 창조해서 노동력을 제공하는 수단으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기계와 AI를 통해서 '새로운 인간'을 창조합니다. 그것이 마냥 복이 될지, 아니면 오히려 뛰어난 AI에게 속박되는 영화 '매트릭스' 같은 미래 세상을 맞이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미래의 모습을 생각할 때 염두해야할 것이 있습니다. 한번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우리는 무생물이 아닌 생물입니다. 그런데 생물이란 무엇인가요? 원자와 분자 수준에서 세포 내의 변화를 관찰하고 유전자를 연구, 조작할 수 있는 현 시대의 생물학은 이에 대해 뭐라고 답할까요? 답은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다' 입니다. 생물학에서는 단지 생물이 가지는 특징을 통해서 생물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접근할 뿐입니다. 생물학을 잘모르는 사람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일 수 있겠지만, 생물학계에서는 상식적인 답변입니다. 그리고 정직한 태도일테죠. 재미있게도 우리는 우리가 속한 존재에 대한 정의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아갈 미래를 논하는 자리에서도 이런 난감한 상황은 일어납니다. 미래를 정확하게 그린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작업이니까요. 과거 어떤 보고서 혹은 어떤 학자가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했다'는 식의 이야기들이 나돌지만, 실상을 들여다 보면 삶의 일부분의 묘사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렇게 여러 부분, 부분을 더듬고 짐작하며 다가오는 미래를 맞이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다가올 미래, AI 시대에 적합한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저는 이 책을 읽으며 니체의 명언이 떠올랐습니다. 니체는 "네 삶이 춤이 되게 하라" 얘기했습니다. 춤추는 삶이란 관료제나 분업화된 산업구조에 적응해 온 삶과는 대조되는 삶입니다. 뭐라 쉽게 정의할 수 없고 연속적으로 변화하는 삶,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는 어떤 틀에 얽매이지 않은 삶에 적합한 시대를 우리는 맞이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창의성은 바로 격변기, 르네상스 시대에 그러했던 것처럼 인문적인 관심과 소양으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저자는 강조합니다. 다가올 미래가 궁금하신 분들은 이 책을 통해서 춤추는 삶의 지혜가 무엇인지 확인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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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보는 돈의 역사 - 명화로 읽는 돈에 얽힌 욕망의 세계사
한명훈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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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역사를 좋아합니다. 시험을 위해서 무조건 외우는건 피하고 싶지만, 흥미를 느끼며 무언가를 알아가고자 할 때 반드시 찾아보는 것 중 하나가 해당 분야의 역사입니다. 특히 신학, 철학, 경제 금융과 관련된 역사는 정말 재미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았더니 답은 '인간의 깊은 내면에 숨겨져 있는 본성에 대한 이해'였습니다. 해당 내용을 무작정 외우기 보다는 그것이 왜 발생했는지, 어떤 흐름을 가지고 변화되어 왔는지, 그래서 지금의 그것과 나는 그 흐름의 어디쯤에 있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은 많은 생각할 거리와 통찰을 줍니다. 지금의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니며, 지금은 진리인 양 받아들이고 있는 것들도 시대가 변하고 다른 환경을 맞이하면 그에 맞게 변화될 것을 역사를 통해서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읽은 "그림으로 보는 돈의 역사"도 역시 그런 통찰을 아낌없이 줬습니다.


돈은 가치교환의 수단으로서 현대 사회에서는 경제활동을 위한 필수적인 수단입니다. 그러나 이 돈도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인류 최초의 화폐는 고대 리디아 왕국에서 사용한 금화였습니다. 당시에는 주조 기술이 발달하지 않아서 금과 은의 합금으로 만들었다고 하네요. 초기 화폐에는 재미있는 특징이 하나 있는데 대부분 신이나 종교적 문양을 새겨 넣다가 점점 황제의 모습을 화폐에 새기게 되었습니다. 한가지 사례로, 신약 성서엔 로마 화폐인 데나리온과 관련한 재미있는 일화가 등장합니다. 사람들이 예수에게 와서 시험삼아 묻습니다. 당시 유대지역을 지배하던 로마에게 세금을 내는 것이 합당하냐고 말이죠. 그러자 예수가 답변합니다. "이 동전에 새겨진 형상이 누구의 것이냐? 가이샤의 것이 아니냐? 그런즉 가이샤의 것은 가이샤에게,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에게" 로마 화폐엔 황제 가이샤의 형상이 새겨져 있었죠. 황제들은 신의 대리인 혹은 신의 아들로 여겨지길 바랐고, 그 권위를 견고하게 다지기 위해 화폐도 자신의 형상을 넣었죠. 화폐는 이렇게 인간의 경제적 탐욕의 대상이자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되어 왔습니다. 오늘날은 어떨까요? 화폐에 그려진 인물들을 통해 중앙정부는 화폐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은걸까요?


돈 그 자체는 가치 중립적이지만 인간의 탐욕은 항상 돈과 얽혀 있습니다. 로마에서는 화폐 시스템이 정착된 후 시간이 지나면서 은화의 순도를 낮추기 시작합니다. 은화의 순도를 낮추면 하나의 은화를 만드는데 필요한 은의 량이 감소하고, 따라서 더 많은 은화를 발행할 수 있습니다. 그럼 당장은 더 많은 은화를 공급할 수 있으니 좋아 보이지만, 결국은 인플레이션이 발생합니다. 돈의 상대적 가치가 떨어지고 재화의 가격이 상승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로마가 망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이런 경제적인 상황와 대처 능력 부족을 결코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오늘날에도 인플레이션은 지속적으로 발생합니다. 각국 정부는 위기 때마다 양적 완화 정책을 펼치느라 막대한 빚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막대한 빚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정부는 당장 세금을 인상하기 보다 인플레이션을 선호하게 됩니다. 그 편이 저항에 덜 부딪히니까요. 그로 인해 부동산과 같은 자산의 가격은 오르고 저축만 성실히 해 온 사람들의 재산은 실질적으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언제까지일지는 모르지만 이런 정책과 경향은 영원히 지속될 수 없음을 역사를 통해서 또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제로 금리의 시대는 언제까지 유지될까요? 각국 정부는 이런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갈까요?


돈의 역사엔 인류의 황금기 만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흑사병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자 생존자 중에 다중 상속을 받는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일할 사람들이 줄어들자 노동력을 제공할 수 있는 살아남은 사람들의 노동 가치는 상승하게 되었습니다. 봉건 사회이었기에 특히 농부들에 대한 처우가 개선되었습니다. 전염병이 가져온 놀라운 변화죠. 모든 역사적 사건은 경제적 상황에 영향을 줍니다. 코로나가 바꿔 놓은 산업구조와 그로 인한 경제적 상황도 함께 생각해 볼만한 주제입니다. 그로 인해 각광받고 있는 산업 분야에서 생길 변화는 무엇일까요?



이 책은 다양한 볼거리를 함께 제공합니다. 몸글에 담은 주제 외에도 펀딩, 은행의 탄생, 뱅크런 등의 더 많은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곳곳에 등장하는 명화와 시대를 함께 하는 읽어가는 재미가 솔솔합니다. 책 내용은 어렵지 않아서 중고생이상부터 경제, 인문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읽을 수 있는 교양 서적으로 적합합니다. 독서 모임을 하기에도 적합한 책이고요. 돈에 얽힌 역사와 인간의 욕망을 함께 살펴보고 싶으신 분들께 이 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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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츠 인 마이 아이패드 - 유튜브 그해처럼 아이패드 200% 활용할 수 있다면
황민정 지음 / 북스고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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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애플 기기들을 한꺼번에 구매하는 것보다는 쓰다 보니 하나씩 늘어가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저도 오랜 시간 아이폰을 사용했지만 아이패드 구매는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가격과 사용 후기들을 대조하며 결국 필기에 적합한 아이패드를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그때까지 아이패드 = 화면이 큰 아이폰 정도로 막연히 생각했었죠. 이미 아이폰은 손에 익숙해졌으니 아이패드 사용도 간단할 꺼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만져보니 손가락으로 취하는 제스처부터 세세한 부분에서 다른 점들을 발견하고 당황할 수 밖에 없었죠. 그리고 각자 사용하는 앱부터 활용 용도까지 아이폰과 겹치는 부분도 있지만 확연히 다른 부분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애플 기기가 늘어나다보니 체감하게 되는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애플은 전자기기만으로 가격을 매기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이죠. 애플이 자랑하는 기기 간의 연동성과 호환성 기능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사용 편의성과 만족도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말이죠. 애플의 연동성은 제품 가격 상승에 분명 한몫을 담당했을 겁니다.ㅎ 다시 말해서 아이패드를 잘 활용하려면 기기 자체의 활용도 외에도 애플 기기가 하나 일 때와는 다른 경험들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이런 팁들까지 찾아서 알려주는 책이 바로 “와츠 인 마이 아이패드”입니다.


책의 초반부는 자신에게 적합한 아이패드를 고르는 방법, 아이패드 만이 가지고 있는 기능들을 하나 하나 소개합니다. 저는 이 책을 읽기 몇 주 전에 아이패드를 구매해서 이미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이미 찾아서 활용하고 있는 기능도 있었지만, 특히 위에서 얘기한 연동성 기능은 생각하지 못한 채 계속 사용하고 있었더군요. 책을 통해 그 사실을 발견하고 아이폰과 패드 간의 연동성을 활용하면서 신세계를 경험했습니다. 이렇게 자신이 아이패드에 대해 알고 활용하는 기능과 여전히 모르고 있는 기능들을 발견하는데 이 책이 큰 도움이 되더군요. 책에 그림이 다수 들어가 있으니 가독성도 좋아서 설명을 따라 기능을 하나 하나 익혀가기 쉽습니다.


이 책의 중후반부 부터는 아이패드 앱 중 필기 앱의 최강자라 불리는 ‘굿노트’를 중심으로 아이패드를 활용하는 방법을 설명합니다. 필기시 필요한 아이콘, 색지, 노트 사이즈, 문서 첨부 방법, 깔끔한 PDF 파일 만들기, 도형 그리는 법 등 세세한 부분까지 모두 잘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다른 책을 찾아볼 필요없이 이 책 한권이면 충분히 굿노트 앱까지 활용할 수 있습니다. 직접 펜슬을 들고 몇 시간만 따라해 보면 됩니다. 굿노트 앱 사용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도 책을 따라하니 이해도 빨리 되고 전혀 어렵지 않았습니다. 특히 저자가 이미 활용하고 있는 소스들과 사이트, 관련 앱까지 잘 정리해서 함께 소개되어 있으니 자신에게 적합한 필기 방식을 찾고 활용하는데 유용합니다.


만약 책을 읽다가 직접 영상을 보면서 따라하고 싶거나 관련 자료들을 보다 손쉽게 찾고 싶다면 저자의 유투브와 블로그에 자료가 많으니 아이패드에서 바로 이동해서 손쉽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물론 아이패드를 OTT 시청 기기로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왓츠 인 마이 아이패드”와 함께 아이패드 사용법을 익혀 가신다면 훨씬 다양한 활용성을 발견하실 겁니다. 특히 필기앱을 활용해서 학습, 문서 정리, 계획표, 다이어리 등을 꾸미고 활용하시려는 분들게 꼭 추천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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