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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MA - NT Novel
코우교쿠 이즈키 지음, 유경주 옮김, 카라스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코우쿄우 이즈키(紅玉いづき)의 첫 출판서였던 <부엉이와 밤의 왕>은 2008년 국내에 정발된 단권 라이트 노벨이다. 마치 동화같은 분위기와 그 속에 담긴 판타지 로맨스에 흠뻑 빠져들어 어린 나이에도 감동받아 작가의 필명을 가슴속에 깊이 간직해왔는데 그 <부엉이와 밤의 왕>이 사실은 '사람을 먹는 이야기' 3부작 중 1부작에 불과했다는 것을 최근에 알게되었다. 그리고 그 '사람을 먹는 이야기' 2부작과 3부작인 <MAMA>와 <눈사마귀>가 각각 2010년과 2011년에 정발되었다는 것을 알고는 한점의 고민없이 두 책을 질러버렸다.

책을 지르기 전에는 세간의 평가나 리뷰를 읽지 않는 신념이 있어서 책을 읽은 후에야 다른 사람의 평가나 리뷰를 읽었으나 생각과는 다르게 대부분의 사람들이 <MAMA>보다 <눈사마귀>를 좀 더 높게 평가하는 듯 싶었다.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MAMA>를 더 재미있게 읽었기에 쉽게 공감할 수 없었으나 두 작품 모두 첫작인 <부엉이와 밤의 왕>에 비해 실망스럽다는 평은 충분히 공감되었다.

악마와 계약하고 그 힘으로 낙오자에서 한순간에 최고의 사역마를 거느린 마법사이자 외교관이 되는 토토의 이야기. 어찌보면 일반 판타지 소설처럼 느껴지는 스토리 라인이지만 점점 읽을수록 '역시 같은 작가구나'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낙오자였던 토토가 주변 사람들 모두에게 버림받고 결국에는 부모한테까지 버려지는 그 참담한 분위기를 덤덤하면서도 처절하게 묘사하고 그 어두운 분위기에서 유일한 희망인 호이치와 함께하는 장면은 더 아름답게 만드는 필력과 문장 하나만으로도 분위기를 주도하는 묘사는 이즈키의 가장 큰 장점은 이번 작품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났다. 어두운 분위기와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결국 마지막에 가서는 아름다움과 감동을 전해주는 해피엔딩 역시 마음에 들었다. 심지어 마지막 추가 에필로그인 <AND>편에서는 처음에 던져놓았던 떡밥조차 놓치지 않고 제3자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감으로서 한번 더 감동과 여운을 느끼며 책장을 덮을 수 있게 만들었다.

하지만 전작이던 <부엉이와 밤의 왕>에 비하면 과연 이것이 내가 원하던 작품인가..? 하는 의문이 드는것도 사실이다. <부엉이와 밤의 왕>에서의 따뜻한 동화같은 분위기는 이번 작품에서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오히려 동화같은 분위기보다 잔혹하고 현실적인 <MAMA>의 분위기는 전작 만큼의 작품을 기대하고 있던 구매자들에게 많은 실망을 안겨줬을 것이다.
전작의 '부엉이양'에 비해 이번 작품의 '토토'라는 주인공은 지극히 현실적인 여주인공이고 상처도 많으며 절망도 많다. 아무리 어둡고 절망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왠지 모르게 희망적으로 보이던 부엉이양과 절망적인 상황에서 스스로 바깥세상과의 소통을 거부하고 마음의 문을 걸어 잠구는 이번 작품의 토토는 정 반대의 캐릭터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대비되어 많은 독자들이 몰입하기 쉽지 않았을거라고 생각한다.

거기에 주인공들의 희생적인 '사랑'을 여지없이 보여줬던 전작과 달리 이번 작품은 사랑은 사랑이되 연인간의 사랑이 아닌 모자간의 '모정'을 주제로 한 작품인것도 바라던 스토리와 너무 달라 실망스러웠다. 마지막에는 그래도 호이치와 토토가 이어질 줄 알았는데 생각과는 다른식으로 이어지는 부분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 그래도 '내 아이가 틀림없어요!'하고 토토가 울부짖는 장면은 감동적이었지만... 솔직히 네토라레적인 감정이 들지않았다면 거짓말이다. 덕분에 전작만큼의 감동을 받지 못했다. 마지막 에필로그인 <AND>에서는 토토를 등장시키지 않고 제3자와 호이치만을 등장시킴으로서 깔끔하게 마무리시킨 점은 훌륭했다.

거기에 전작은 어두운 분위기에서도 미소를 짓게 만드는 희망차면서도 유머러스한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읽어보면 알겠지만 이번 <MAMA>는 유머가 없다시피하다.
표지를 보고는 꽤 기대했던 일러스트도 고딕을 넘어 너무 갸루해서 읽기 거북할 정도로 부담스러웠던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전작 <부엉이와 밤의 왕>의 분위기나 스토리를 기대하고 본다면 실망할게 틀림없지만 몇몇 무리한 전개를 제외하고는 나름 감동도 있고 여운도 있어 구매하더라도 돈이 아깝지 않은 읽을만한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다만 <MAMA>의 다음 작품이었던 <눈사마귀>에 대해서는 악평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눈사마귀>가 <MAMA>보다 재미있다는 세간의 평을 인정하지 못할정도로 실망스러웠던 작품.
이즈키 작가의 신비한 분위기와 사랑 이야기, 다른 작품들보다 뛰어난 필력은 여전했지만 과연 이것이, 주인공인줄 알았던 아르테시아의 이야기인가 하는것에 의문이 들었다. 오히려 아르테시아보다도 선조인 로지아가 더 비중이 크지 않았나... 마지막까지 아르테시아의 이야기는 비중이 없지 않았나 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주인공이 정해져있는 작품이라기보다는 그저 민족과 민족의 갈등을 주제로 한 이야기는 너무 스케일이 커서 오히려 몰입도를 낮추고 조금의 감동도 전달하지 못했다. 남주인공인줄 알았던 초반의 소년도 마지막까지 비중이 없었으며 전쟁과 검과 화살이 난무하는 세계관과 다르게 격렬한 전투씬도 거의 나오지 않았다.
일러스트만큼은 이즈키의 작품 중 가장 고퀄리티라 마음에 들었지만... <부엉이와 밤의 왕>을 읽고는 망설임 없이 질렀던것과 다르게 가면 갈수록 실망스러운 이즈키의 글은 안타까웠다.

배틀물이나 하렘물에 지친 독자들에게 새로운 라이트 노벨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 코우쿄우 이즈키의 글은 언제나 재미있지만 솔직히 가면 갈수록 과연 이즈키가 무슨 글을 쓰고싶은 것인지 의문이 들 때가 많다. '아름다움'과 '감동', '사랑'을 주제로 하는 이즈키의 작품은 분명 새롭고 재미있지만 이게 몇편 진행되다보면 분명 독자들은 질리게 될것이다. <부엉이와 밤의 왕>만 보자면 상관없지만 이전보다 더 호전적인 소재를 사용하고도 박진감이나 감동은 <부엉이와 밤의 왕>만큼 전해주지 못했던 <MAMA>나 <눈사마귀>를 읽고 있자면 다음편이 걱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라노베의 지평을 펼쳐나가는 코우쿄우 이즈키의 작품세계는 분명 긍정적인 시도이며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것도 사실이다.
ガ-デン.ロスト나 毒吐?と星の石같은 아직 정발되지 않은 이즈키의 작품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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