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리어스 던 1 - 소녀는 여명에 노래한다, L Novel
쇼지 타카시 지음, 시키 도우지 그림, 박정원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작가인 쇼지 타카시(庄司卓)는 라이트노벨 계에서도 몇 없는 SF소재를 많이 다루는 작가입니다. 1992년에 데뷔하여 지금까지 낸 작품 수가 엄청납니다. 대표작은 가자! 우주전함 야마모토 요코(それゆけ!宇宙戦艦ヤマモト・ヨーコ). 이 글로리어스 던(グロリアスド-ン)은 2006년부터 연재를 시작하여 2010년에 완결났습니다.


 "만년 정도는 변화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10만년을 기다려도 발전이 없다면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지요. 만약 100만년이 지나도 그대로라면 대책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읽고 난 감상을 적자면 "식상하지만 세세하고 왕도적인 스페이스 오페라 설정과 이야기가 재미있는. 하지만 캐릭터들이 그 이야기를 다 말아먹는 소설"이라고 단평할 수 있겠습니다. 별 개성없는 주인공과 아침에 눈을 뜨니 옆에 누워있는 미소녀. 그리고 그에게 들이대는 창문을 넘어오는 소꿉친구. 정체불명의 신비한 엄마...... 하지만 어디에서 본 듯한 이런 뻔한 소재에도 불구하고 재미가 없지는 않았습니다. 지금에 와서 외계 생명체가 지구인에게 우호적으로 접근한다는 소재는 식상할지라도 bio craft라는 외계 생명체에 관련된 세세한 설정은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그에 더해 '계약'이나 '계급'등의 설정으로 액션감도 잘 살려냈고 유치한 책 소개와는 다르게 묘사나 필력도 괜찮아서 술술 읽혔습니다.


 다만 그 세세한 설정이나 필력, 전체적인 스토리텔링을 무너뜨리는 캐릭터 설정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툭하면 입에서 "미연시"라던지 "뭐냐구? 이 금발 로리 4차원 소녀는?"같은 대사를 뱉어대는 오타쿠 센스가 넘치는 캐릭터들이 소설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리더군요. 아쉬웠습니다. 좀 더 진지했으면 좋았을텐데... 워낙 오타쿠 센스라던지 노린듯한 모에물을 좋아하지 않는 저로서는 거북했습니다. 마치 8,90년대 에로게 시츄를 보는 듯 했습니다.


 그래도 라노베 계에서 드문 탄탄한 스페이스 오페라 스토리는 꽤 볼만했습니다. 1권은 bio craft인 티세와 주인공이 만나는 일을 제외하면 특별한 사건이 없어 프롤로그같은 느낌이라 다음 권을 읽은 후에야 제대로 평할 수 있겠지만 그리 나쁘지 않은 평작이었습니다. 아무리 식상한 소재라도 스토리를 이끌어나가는 필력이 뒷받침된다면 괜찮은 작품이 나오는군요.


 팔을 버둥버둥거리는 티세는 꽤 귀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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