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자쿠라가 온 여름 1 - L Novel
나츠미 코지 지음, 정효진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작가인 나츠미 코지(夏海公司)는 이 작품 하자쿠라가 온 여름(葉桜が来た夏)으로 제14회 전격소설대상 심사위원 장려상을 수상하며 데뷔했습니다. 하자쿠라가 온 여름(葉桜が来た夏)을 5권으로 깔끔하게 완결낸 후 최근에는 될 수 있어! SE(なれる!SE)로 장편 연재하며 안정적인 판매량을 얻고 있습니다.


 근미래의 일본 상공에서 갑작스럽게 십자가 모양의 거대한 물체가 떨어지면서 등장한 엄청난 과학력과 힘을 가지고 있는 외계인 '아포스토리'를 소재로 다룬 이야기입니다. 근미래를 배경으로하는 Boy Meets Girl 스토리라길래 SF 소재를 가미한 학원 판타지인가 생각했으나 생각보다 이야기는 진지하고 심각했습니다. 지구에 이민 온 아포스토리와 전쟁을 하게 되는 일본. 그 사이에서 많은 희생자와 피해를 낳게되고 결국 휴전협상에 들어갑니다. 아포스토리가 가진 과학 기술을 얻는 대신 일정 거주 지역을 내준 일본 정부와 종족 보존을 위해 인간에게서 유전자를 제공받는 대신에 과학 기술을 내 준 아포스토리. 그들이 공생하는 이야기입니다.


 "진심으로 세계를 바꾸고 싶다면, 넌 그에 상응하는 힘을 손에 넣어야 해. 그냥 이곳을 벗어난다 해도 네가 무력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아."


 주인공과 히로인의 이야기는 한층 심각합니다. 아포스토리에게 가족을 잃고 그들을 증오하며 그들과의 공존을 거부하는 주인공과 아포스토리와의 공생에 큰 역할을 하는 주인공과의 공생을 바라는 아포스토리 하자쿠라. 아포스토리를 증오하는 주인공의 심정이 담긴 초반의 심각함과 냉담함은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평가를 다시 바꾸게 된 것은 중반 부분부터였습니다. 심각하게 시작되었던 이야기와 다르게 역시 큰 눈에 큰 가슴과 콩닥콩닥한다는 일반적인 Boy Meets Girl 스토리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중반부터 시작되는 티격태격 분위기나 라노베 특유의 모에요소로 인해 갑자기 유치해지는 분위기는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미래영겁. 먹이다."


 여성밖에 태어나지 않는 아포스토리는 종족 번식을 위하여 타종족에게 유전자를 제공받아야 하는데 이 방법도 문제였습니다. 바로 흡혈을 통해서 유전자를 제공받고 흡혈을 하지 못하면 발정기 비슷한 것이 오는 설정이었는데 설정 자체에 따지고 들 부분도 많았지만 무엇보다 "발정기"와 같은 다소 강제적인 신체 접촉으로 인하여 꽃핀다는 연애 감정이라니... 너무 실망스러웠습니다. 대부분의 하렘물이나 모에물 라노베를 싫어하는 이유가 이렇게 근거도 없이 갑작스럽게 시작되면서 별 수 없는 상황으로 인한 강제적으로 키워지는 뜬금없는 사랑이라는 부분 때문입니다. 연애 스토리로서 삼류 수준이죠. 이건...


 초반에 매력적으로 보였던 상처받은 주인공의 심각함도 후반으로 갈수록 유치해집니다. 아포스토리에 대해 제대로 알고있지도 않은 주인공의 모습에서 드러나는 방향성 없는 증오나 편협한 생각. 하자쿠라와 티격태격하면서 급속도로 식어가는 상처가 실망스러웠습니다.

 이야기도 후반으로 갈수록 식상해집니다. 심지어 '오른팔'의 범인이나 후반부 마무리는 너무 예상과 똑같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초반의 심각한 분위기나 상처받은 주인공의 모습은 마음에 들었었는데 결국 복수물로서나 연애물로서나 식상함에서 벗어나지 못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도 Boy Meets Girl Story라는 소개만 보고 다소 회의적으로 보고있던 것에 비해 읽을만한 소설이었습니다. 후권이 기대되는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평작수준은 되는 것 같네요. 추천할 정도는 아닙니다.


 모리이 시즈키(森井しづき)의 일러스트가 독특했습니다. 권두 컬러는 별로였지만 내부 일러스트는 꽤 고퀄입니다. 다른 캐릭터들보다 주인공의 아버지라던지, 이상하게 중년 남성 캐릭터만 퀄리티가 너무 높아서 뿜었습니다.ㅋㅋㅋ 마치 고르고13 같은 마초 캐릭터를 복사 붙여넣기한 느낌이 너무 압박이라 웃었네요. 그러고보니 모리이 시즈키(森井しづき)... 어디서 들어봤다 했더니 성인 동인지도 몇개 내지 않았었나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