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해성 사건 - Faust Novel 카도노 코헤이의 사건 시리즈 2
카도노 코헤이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이전 <살룡사건(殺竜事件)>에서 매력을 느낀 카도노 코헤이(上遠野浩平) 테이스트는 2001년 발매된 사건 시리즈 2탄. <자해성 사건(紫骸城事件)>에서 더욱 빛난다. 불사신인 용을 죽인다는 타이틀과 미스테리와 판타지를 제대로 융합한 훌륭한 작품이라는 평에도 불구하고 미스테리적으로는 다소 아쉬움이 남았던 <살룡사건(殺竜事件)>보다 <자해성 사건(紫骸城事件)>에서는 한결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밀폐된 성 안에서 일어난 참혹한 연쇄살인사건!
성 안에 있는 모두가 용의자로 지목된 가운데 사건은 점점 미궁으로 빠지는데…….
끝도 없고 출구도 보이지 않는 연쇄살인의 참극, 그 막이 열린다!

성. 그것은 공허하고도 거대한 주검.
그 옛날 이 세계 전체를 공포에 빠트린 궁극 최악의 마녀가 최강의 적과 싸우기 위해 만들었다는 성채-자해성.
황야 중심에 우뚝 선 이 악몽의 소굴에서 벌어지는 〈한계 마도 결정대회〉를 위해 마도사들이 성 안에 모였을 때 사건은 일어난다.
저주라 보기에도 부조리하고, 마법이라 보기에도 이해할 수 없고, 살육이라 보기에도 비정상적인 연쇄살인사건!
모국을 위해 대회에 참가했다 사건에 휘말려든 플로레이드 대령은 이번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라는 명령을 받게 되는데…….

 '리제 리스캇세'라는 여성 캐릭터의 시점에서 전지조정사인 ED와 바람의 기사를 이야기하는 구성은 2권인 <자해성 사건(紫骸城事件)>에서도 유효했다. '플로레이트 대령'이라는 '나'를 내세워 '미랄키랄'이라는 전세계에 23명밖에 존재하지 않는 전지조정사와 3백년 전 리 카즈라는 마녀가 세운 거대한 성 - 자해성에서 일어난 연쇄 살인 사건을 다룬다.
 <살룡사건(殺竜事件)>에서 다뤘던 '불사신인 용을 죽인 범인을 찾는다.'라는 막막한 범행과 다르게 이번에는 성 안에 갇힌 사람들에게 닥치는 연쇄 살인이라는, 직접적으로 다가온 악의가 좀 더 미스테리 요소를 부각시킨다. 하지만 여전히 애매한 미스테리의 해결법과 결말-판타지와 미스테리를 어떻게든 융합시키려는 카도노 코헤이(上遠野浩平)의 의도는 알 수 있었고 그 때문에 사건의 소재를 어떻게든 저주나 마법에 한정하려는건 알겠지만,-은 아쉽게 느껴졌다. 그래도 마지막에 그려낸 카도노 코헤이(上遠野浩平)의 거대한 세계관의 이야기는 전권에 비해 굉장히 흥미진진했다.
 <살룡사건(殺竜事件)>의 '리제 리스캇세'가 단순한 화자로서 ED와 바람의 기사를 부각시켰던 반면 이번 <자해성 사건(紫骸城事件)>에서 전지조정사인 '미랄키랄'은 그리 활약하지 않았다. 이번 이야기의 화자, 프롤레이트 대령은 뛰어난 통찰력을 가지며 마도구조차 동료로 만드는 매력적인 캐릭터였지만, 이 <자해성 사건(紫骸城事件)>의 주인공은 여전히 ED와 바람의 기사인 히스로우라고 느껴졌다. '미랄키랄'이 명백히 히스로우와 ED를 신경쓰고 언급하는 것이나 글 전체에 깔려있는 그들의 영향력, 그리고 결말을 보건대 화자는 프롤레이트 대령이었으나 주인공은 여전히 ED였다는 느낌이다. 주연이 달라졌더라도 거부감 없이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작인 <살룡사건(殺竜事件)>에서 잠깐 언급되었던 '미랄키랄'의 이미지를 보면 좀 더 싸이코같은 캐릭터일줄 알았으나 직접적으로 등장한 <자해성 사건(紫骸城事件)>의 미랄은 후반부에서 굉장히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귀엽다. 라이트 노벨다운 캐릭터성이 재미있다.
 읽던 도중 정말 감탄했던 부분은 카도노 코헤이(上遠野浩平)가 그린 세계관의 철학적 사상을 이야기한 레리히의 대사였다. 저주받은 인조인간이자 살인 병기였으나 그 힘을 모두를 돕는데 사용한 '선'과 '빛'-오리세 퀼트와 고귀한 혈통으로 태어났으나 자신을 뽐내고 남을 무너뜨리는데 사용한 '악'과 '그림자'-리 카즈. 사실 모든 인간은 아주 먼 옛날부터 '선'과 '악', '빛'과 '그림자'라는. 오리세 퀼트와 리 카즈의 영향력 밑에서 발버둥 치고 있는것이 아닌가.라고 말하는 레리히의 장황설을 읽으며 단순한 인물인줄 알았던 오리세 퀼트와 리 카즈라는 소재를 등장시켜 카도노 코헤이(上遠野浩平)가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인지를 이해하고는 소름이 돋았다. 오리세 퀼트와 리 카즈는 단순한 등장 인물이 아니라 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는 선과 악의 충돌과 갈등을 그려낸 것이며 반전을 통해 과거와 현재 뿐만 아니라 미래에도, 앞으로도 계속해서 싸워나간다는 결말까지 그려낸 카도노 코헤이(上遠野浩平)의 거대한 세계관과 철학관을 읽으며 이 사람은 정말 대단한 작가라는것을 새삼스럽게 느꼈다.
 전작보다 나아진 미스테리 요소와 여전한 카도노 코헤이(上遠野浩平)의 세계관과 철학관이 정말 순수하게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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