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 좋아 너무 좋아 정말 사랑해
마이조 오타로 지음, 전장호.이승진 옮김 / 향연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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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조 오타로(舞城王太郞)는 2001년 연기, 흙 혹은 먹이(煙か土か食い物)로 제19회 메피스토 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데뷔한다. 1973년 후쿠이현 출생이라는 것을 제외하고는 베일에 쌓여있는 복면 작가. 심지어는 출판사에서 조차 이메일 주소를 제외하고는 아는 정보가 없을 정도로 정체를 숨긴 미스테리한 작가이다. 2003년도에는 <아수라 걸>로 16회 미시마 유키오 상을 수상했지만 기자회견은 물론 시상식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마이조 오타로의 작품
이 책은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소개되는 마이조 오타로(舞城王太郞)의 작품 『좋아 좋아 너무 좋아 정말 사랑해(好き好き大好き超愛してゐ)』(2004, 講談社)를 번역한 것이다. 「좋아 좋아 너무 좋아 정말 사랑해」와 「드릴홀 인 마이 브레인(ドリルホ-ル?イン?マイ?ブレイン)」 두 편이 수록되어 있다.
마이조 오타로는 2001년 『연기, 흙, 먹이煙か土か食い物』로 제19회 메피스토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데뷔한 이래로 독특한 문체와 작품 구성으로 문단의 주목을 받아온 작가이다. 최근 일본 소설계에서 일본 문학의 대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라이트노벨’ 의 선두주자이기도 하다.
그는 1973년 일본 후쿠이현 출생이라는 점 외에는 얼굴이나 신상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이른바 ‘복면작가’이다. 2003년도에 『아수라걸阿修羅ガ?ル』로 제16회 미시마 유키오상을 수상했을 때에도 기자회견은 물론 시상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작품이 순수한 형태로 읽히길 원하기 때문에 자신의 모습이나 목소리를 감추고 싶다”라는 서신을 보냈다고 한다. 이 상의 수상식에 수상자가 참석하지 않은 경우는 마이조 오타로가 처음이라고 한다.
「좋아 좋아 너무 좋아 정말 사랑해」는 2004년 하반기 제131회 아쿠타카와상 후보작 중 하나로 당시 심사위원들의 작품에 대한 극단적인 평가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시하라 신타로로부터는 혹평, 야마다 에이미 등으로부터는 강력한 추천을 받았다. 그러나 결국 수상하지는 못했다.
그의 작품에서 배경으로 자주 등장하는 후쿠이현 니시아카츠키초(「드릴홀 인 마이 브레인」에도 등장)라는 가상의 공간은 그의 고향 후쿠이현 이마조초를 모델로 하고 있을 것이라고 짐작된다. 그리고 그의 성 마이조는 이마조의 글자를 배열을 달리해 만들었다는 설도 있다. 자신의 고향을 모델로 한(것이라 추정되는) 가상의 공간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군을 만들어낸 데에서 흡사 포크너(요크나파토파 군), 가르시아 마르케스(마콘도), 나카가미 겐지(골목)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일러스트레이션에도 재능이 있어 자기 작품의 삽화 대부분을 직접 그린다. 『좋아 좋아 너무 좋아 정말 사랑해』에도 작가 자신이 직접 그린 일러스트레이션이 여러 장 포함되어 있다.
이 책의 번역은 일본과 무관하지 않는 직업을 가진 적이 있거나 가지고 있는, 문학에 대한 관심과 일본어 내공이 만만치 않은 두 사람이 맡았다.

 <좋아 좋아 너무 좋아 정말 사랑해(好き好き大好き超愛してる)>라는 책에는 131회 아쿠타카와 상 후보에 올라 논란을 ?었던  <좋아 좋아 너무 좋아 정말 사랑해(好き好き大好き超愛してる)>라는 작품과 <드림홀 인 마이 브레인>이라는 두 작품이 실려 있다.
 이전에 읽었었던 <연기, 흙 혹은 먹이(煙か土か食い物)>가 엔터테인먼트한 재미가 있었다면 <좋아 좋아 너무 좋아 정말 사랑해(好き好き大好き超愛してる)>는 그때와는 또 다른 굉장히 순문학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작품 사이에 있던 4년이라는 기간동안 변하지 않은 마이조 오타로(舞城王太郞)의 순수한 글은 묘한 감상을 남기게 만든다. 난치병에 걸린 좋아하는 여자에게 "나는 너를 좋아해. 소설보다 너를 좋아해. 세상 그 어떤 것보다 너를 좋아해"라고 스트레이트하게 말하는 글을 팔려는 작가가 요즘 세상에 얼마나 될까? 이 소설은 그런 글이다.
 이 <좋아 좋아 너무 좋아 정말 사랑해(好き好き大好き超愛してる)>라는 작품은 사랑하는 여자와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여러가지 단편들로 구성되어 있다. 다만 주축이 되는 글은 <가키오>라는 이야기인데 난치병에 걸린 가키오를 사랑하는 작가 주인공이라는 단순한 이야기이나 이 속에 마이조 오타로 본인의 이야기를 담는 구성 등으로 '무언가'를 느끼게 만든다. 하지만 그 '무언가'가 무엇인지 설명할 수 없는 것이 내 문학적 소양의 깊이를 나타내는 것 같아 부끄러울 따름이다. 나는 아직 이 책을 제대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듯 하다. 최종적으로는 재미 면에서도 그랬는데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물 흐르듯 읽어너갔으나 재미있냐고 묻는다면 "흐음... 글쎄... 재미없지는 않은데, 재미? 있었나?"라고 밖에 대답하지 못한다. 어지간히 이 소설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마이조 오타로가 이 소설에서 무슨 말을 하고싶은 것인지, 무엇을 나타내고 싶은 것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니오모>라는 단편은 이 작품에 실린 여러 단편중에서도 굉장히 인상 깊었다. 재미 면에서도 재미있었다. 이브의 늑골로 이브를 조종하여 신과 싸운다는 아담의 이야기. 갑작스럽게 등장한, 작품의 이미지와 동 떨어진 SF적인 이야기였지만 주제에서 벗어났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 걸작이었다.

 <드림홀 인 마이 브레인>이라는 작품은 정말 기괴하지만 마이조 오타로(舞城王太郞)다운 소설이라고 평할 수 있겠다. 어머니가 바람핀 남자에 의해서 머리에 십자 드라이버가 박혀버리고 그것으로 인하여 꿈을 꾸고, 꿈에 갇히고, 꿈속에 내가 있고, 내 안에 꿈이 있고, 다른 사람이 되어버리고 그것으로 인해 다른사람이 된다 = 성장이라는 것을 표현한, 과격하고 성적인 소재를 이용하여 흥미진진하고 흥분까지 이끌어낸 소설이다. 하지만 내가 이 소설에서 느낀것이 마이조 오타로(舞城王太郞)가 정말 하려고 했던 말인지는 여전히 아리송하다.

 글쎄, 재미있는지 재미없는지 조차 판단하지 못한 책을 남에게 추천해줄 수 있을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마이조 오타로(舞城王太郞)의 작품은 감상을 쓰기에 너무 어렵다. 작가에게 너무나 정직하게 다가오는 작가이기 때문에 어떤 말로 표현하더라도 잡문이 되고 만다. 아마 이 책을 다시 읽어보고 이해하기 전까지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하는 일은 없을 듯 싶다.
 정작 논란이 되었던 131회 아쿠타카와 상은  이 <좋아 좋아 너무 좋아 정말 사랑해(好き好き大好き超愛してる)>라는 책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책이 수상받았다는게 재미있다. 아마 나 뿐만 아니라 심사위원들도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음이 틀림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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